4/19, 당신이 느껴지지 않아 침통해하는 나를 그냥 두지 않으시는 주님

2006. 4. 19. 오전 9:5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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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부활 팔일 축제 내 수요일 루카 24,13~35

 

 

무척이나 익숙한 오늘의 복음에는 항상 다정함이 느껴집니다.

엠마오로 가는 길은 한가합니다. 인적 드문 그곳이기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다가가시어 나란히 걸으실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의 대화에 끼어드시면서 무슨 말을 서로 주고받느냐고 물으십니다.

그들은 침통한 표정인 채 어이없다는 듯이 예수님을 발라보며 걸음을 멈춥니다.

 

오늘 예수님을 바라보는 침통한 그들의 표정을 주의 깊게 바라봅니다. 침통한

표정을 한 그들의 모습을 보면, 예수님의 부활을 전혀 눈치 의식하지 못한 것이

분명합니다.

 

시체가 없어졌다는 소식, 다시 살아났다는 천사의 전언, 그리고 빈 무덤에 대한

확실한 소식을 접하면서도 그들은 그저 깜짝 놀란 만한 한 사건으로만 알아듣습

니다.

 

사건은 사건인데 부활 사건으로는 전혀 생각하지 못한 그들입니다. 그러한 표정

으로 예수님을 향해 힐책까지 합니다. 요사이 일어난 일을 혼자만 모르냐고.

 

예수님께서는 "아, 어리석은 자들아! 예언자들이 말한 모든 것을 믿는 데에

마음이 어찌 이리 굼뜨냐?" 하시며 모세의 율법서와 모든 예언서를 비롯하여

성경 전체에서 당신에 관한 기록들을 그들에게 설명해 주십니다.

 

주님께서 그들과 함께 식탁에 앉아 감사의 기도를 드리신 다음 빵을 떼어 나누

어 주실 때 그들은 비로소 알아봅니다. 그분이 바로 주님이심을 말입니다.

성경은 가리어져 있던 눈이 열려 예수님을 알아보았다고 들려줍니다. 제자들은

서로 말합니다."길에서 우리에게 말씀하실 때나 성경을 풀이해 주실 때 속에서

우리 마음이 타오르지 않았던가!"라고.

 

말씀에서 뜨거운 감동을 받고, 성찬에서 눈이 열린 그들입니다.

제자들에게 있어서는 말씀의 전례와 성찬의 전례가 나란히 있는 첫 번째 미사입

니다. 침통한 표정으로 엠마오로 가던 그들은 부활하신 주님을 전하러 박길을

돌려 예루살렘으로 갑니다.

 

우리는 때때로 침통한 표정이 될 수밖에 없는 일상생활에서, 미사를 드리면서

감동과 함께 눈이 열리는 경우를 자주 체험합니다.

 

그러나 간혹 어떤 이들은, 매일 드리는 미사이기 때문에 습관적으로 참여하기

쉽다고도 합니다. 이 말은 상당한 일리가 있는 듯하고, 또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거기에는 커다란 함정이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그것은, 없어지신 예수

님 때문에 침통한 표정이 된 제자들처럼 나에게는 내 생활 속에서 없어지신 예

수님 때문에 침통해진 마음이 없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느껴지지 않기 때문에 안타까워하는 마음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야말로 습관적으로 미사를 드리는 것이 됩니다.

 

우리는 반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나의 구체적인 생활 속에서 예수님이 느껴지지 않아 걱정하는 마음이 과연 있는

가?

그 마음이 있다면, 언젠가 말씀은 뜨거운 감동을 줄 것이고 성찬은 나의 눈을

열어 줄 것입니다.

예수님이 느껴지지 않아 걱정하는 나에게 주님께서 다가와 나와 함께 나란히

걸으십니다.

 

오늘도 주님께서는 당신이 느껴지지 않아 침통해하는 나를 그냥 두지 않으십니

다. 주님의 배려와 인도로 또다시 기쁨과 위로를 허락하십니다.

 

오늘의 응송 후렴입니다."주님을 찾는 마음은 즐거워하여라."

 

              홍 미카엘 신부님 복음 묵상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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