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1, 주님께서는 오늘도 허기진 나를 위해 다가오십니다.

2006. 4. 20. 오후 11:21:49

1
글자

부활 팔일 축제 내 금요일 요한 21,1~14

 

 

제자들 다섯 분이 함께 모여 있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두 번이나 뵌 제자들, 뵌 순간 어찌할 줄 몰라 했던 제자들이

고 들뜬 마음으로 부활하신 주님께 대한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지낸

그들일 것입니다.

 

하루 이틀 시간이 지나면서, 주님을 잊지는 않았겠지만 부활하신 주님이 그들의

구체적인 일상생활에 개입되거나 이렇다 할 영향을 준 것 같지는 않습니다.

 

부름을 받기 이전의 상태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 제자들인 것 같습

니다. 그런 마음에서 시몬 베드로는 "나는 고기 잡으러 가네" 하고 말한 것은

이닌가 하고 묵상합니다.

 

여하튼 나머지 제자들이 따라나섭니다. 그러나 아무것도 잡지 못합니다. 이렇게

밤새도록 아무것도 잡지 못한 제자들의 귀에 음성이 들려옵니다.

"얘들아, 무얼 좀 잡았느냐?"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하시는 다정다감한 목소리입니다. 그리고 또 어떤 능력

이 담겨 있는 음성이 들려옵니다.

"그물을 배 오른쪽에 던져라. 그러면 고기가 잡힐 것이다."

 

즉시 사도 요한이 이 음성을 알아듣습니다. 그분이 주님이심을 말입니다.

사도 요한은 직감이 강한 분입니다. 그러나 행동에서는 베드로 사도를 쫓아가지

못합니다. 주님이시라는 말을 듣자 옷을 벗고 있던 시몬 베드로는 몸에 겉옷을

두르고 그냥 물속으로 뛰어듭니다.

 

다른 제자들은 그물이 찢어질 정도로 걸려든 고기를 끌어올립니다. 육지에 올라

와 보니 숯불이 있고 그 위에 물고기가 놓여 있고 그리고 빵도 있습니다. 그분

이 "와서 아침을 먹어라" 하는 잔잔하고도 다정한 목소리와 함께 제자들에게

가까이 오셔서, 아주 가까이 오셔서, 빵을 집어 주시고 고기도 집어 주십니다.

 

성경은 일러 줍니다.

주님이시라는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감히 "누구십니까?" 하고 묻는 사람이 없었

다는 것을 말입니다.

 

우리는 복음 전체 분위기에서 무척이나 다정하게 다가오시는 주님을 뵙게 됩니

다.

밤새 허기진 제자들에게 가까이 오셔서 미리 준비가 된 숯불 위에 놓인 고기를

집어 주시고 또 빵을 주시고, 말씀 한마디 한마디에 사랑이 가득 차 있습니다.

마치 아버지가 사랑스런 자녀에게 하듯이 말입니다.

 

주님은 오늘도 "나"에게 다가오십니다.

아주 가까이 그리고 다정한 음성으로 나를 부르시며 나의 손을 살며시 잡으십니

다.

 

성체 앞에 머물 때 또 기도할 때 우리는 느낍니다.

주님께서 얼마나 편안하고 포근하신 분인지를 말입니다.

이내 나의 마음이 설렙니다.

 

당신이 누구냐고 묻기에는 너무나도 확실한 주님의 현존이 나를 감쌉니다. 바로

이 느낌이 오늘 주님을 향한 제자들의 느낌이 아니었을까 묵상합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주님께서는 나에게 살포시 다가옵니다.

그러고는 빵과 포도주를 통해 영·육으로 허기진 내게 당신 전체를 내어 주십니

다. 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화답송의 한 부분입니다.

"주님께 감사하라, 그 좋으신 분을. 영원도 하시어라, 그 사랑이여!"

 

                홍 미카엘 신부 복음 묵상집에서...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4/24, 기도와 말씀의 실천은 내가 다시 태어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입니다06.04.24조회 374/22, 희망할 수 없는 절망 속에서도 맡기고 의지할 수 있는 믿음을 청합니다.06.04.21조회 384/21, 주님께서는 오늘도 허기진 나를 위해 다가오십니다.06.04.20조회 394/20, 부활하신 주님께 대한 증거는 평화와 희망, 그리고 기쁨과 사랑입니다06.04.20조회 384/19, 당신이 느껴지지 않아 침통해하는 나를 그냥 두지 않으시는 주님06.04.19조회 354/18, 주님을 향한 애정이야말로 부활하신 주님을 만날 수 있는 근간(根幹)이 됩니다[1]06.04.17조회 384/17, 악을 쳐부순 하느님 사랑의 승리이신 부활06.04.16조회 384/14, 보라, 십자 나무 여기 세상 구원이 달렸네06.04.13조회 434/13,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06.04.12조회 404/12, 나에게 있어서 사탄이 공격할 수 있는 취약한 부분이 무엇일까06.04.12조회 364/11,사탄이 자기 도구로 사용할 수 있는 나의 약점을,나는 하느님의 도구로 변화시켜야 합니다06.04.10조회 394/10, 주님의 수난에 동참할 수 있는, 나의 적극적인 표현은06.04.09조회 344/8, 밀려오는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은 주님께 의지하며 견디는 것뿐입니다.06.04.07조회 344/7, '주님과 함께 있다'는 분명한 의식으로 악의 세력에 당당히 맞서라06.04.06조회 364/6, 하느님의 말씀을 지키는 만큼 나는 기쁨과 희망의 삶을 살 수 있습니다06.04.05조회 344/5, 진리가 나를 자유롭게 하는지는 체험으로만 알 수 있습니다.06.04.05조회 354/4, 주님이 누구신지를 아는 순간, 주님의 용서에 감싸입니다06.04.03조회 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