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을 열며(05,04,03) - 부활 제2주일 가해

2005. 4. 3. 오후 9:49:45

글자
2005년 4월 3일 부활 제2주일 가해

제1독서 사도행전 2,42-47
[형제들은] 사도들의 가르침을 듣고 서로 도와주며 빵을 나누어 먹고 기도하는 일에 전념하였다.
사도들이 계속해서 놀라운 일과 기적을 많이 나타내 보이자 사람들은 모두 하느님을 두려워하게 되었다. 믿는 사람은 모두 함께 지내며 그들의 모든 것을 공동 소유로 내어 놓고 재산과 물건을 팔아서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만큼 나누어 주었다.
그리고 한마음이 되어 날마다 열심히 성전에 모였으며 집집마다 돌아가며 같이 빵을 나누고 순수한 마음으로 기쁘게 음식을 함께 먹으며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이것을 보고 모든 사람이 그들을 우러러보게 되었다. 주께서는 구원받을 사람을 날마다 늘려 주셔서 신도의 모임이 커 갔다.


제2독서 베드로 1서 1,3-9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 하느님을 찬양합시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크신 자비로 우리를 다시 낳아 주시고 예수 그리스도를 죽은 자들 가운데서 다시 살리심으로써 우리에게 산 희망을 안겨 주셨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을 위하여 썩지 않고 더러워지지 않고, 시들지도 않는 분깃을 하늘에 마련해 두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의 믿음을 보시고 당신의 힘으로 여러분을 보호해 주시며 마지막 때에 나타나기로 되어 있는 구원을 얻게 하여 주십니다.
그러므로 기뻐하십시오. 여러분이 지금 얼마 동안은 갖가지 시련을 겪으면서 슬퍼할 수밖에 없겠지만 그것은 여러분의 믿음을 순수하게 만들기 위한 것입니다. 결국 없어지고 말 황금도 불로 단련을 받습니다. 그러므로 황금보다 훨씬 더 귀한 여러분의 믿음은 많은 단련을 받아 순수한 것이 되어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시는 날에 칭찬과 영광과 영예를 차지하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은 그리스도를 본 일이 없으면서도 그분을 사랑하고 그분을 보지 못하면서도 믿고 있으며 또 말할 수 없는 영광스러운 기쁨으로 넘쳐 있습니다. 그것은 여러분의 믿음이 결국 영혼을 구원하였기 때문입니다.


복음 요한 20,19-31
안식일 다음 날 저녁에 제자들은 유다인들이 무서워서 어떤 집에 모여 문을 모두 닫아걸고 있었다. 그런데 예수께서 들어오셔서 그들 한가운데 서시며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 하고 인사하셨다. 그리고 나서 당신의 손과 옆구리를 보여 주셨다. 제자들은 주님을 뵙고 너무 기뻐서 어쩔 줄을 몰랐다.
예수께서 다시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 내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 주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하고 말씀하셨다. 이렇게 말씀하신 다음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숨을 내쉬시며 말씀을 계속하셨다.“성령을 받아라. 누구의 죄든지 너희가 용서해 주면 그들의 죄는 용서받을 것이고 용서해 주지 않으면 용서받지 못한 채 남아 있을 것이다.”
열두 제자 중 하나로서 쌍둥이라고 불리던 토마스는 예수께서 오셨을 때에 그들과 함께 있지 않았었다. 다른 제자들이 그에게 “우리는 주님을 뵈었소.” 하고 말하자 토마스는 그들에게 “나는 내 눈으로 그분의 손에 있는 못자국을 보고 내 손가락을 그 못자국에 넣어 보고 또 내 손을 그분의 옆구리에 넣어 보지 않고는 결코 믿지 못하겠소.” 하고 말하였다.
여드레 뒤에 제자들이 다시 집 안에 모여 있었는데 그 자리에는 토마스도 같이 있었다. 문이 다 잠겨 있었는데도 예수께서 들어오셔서 그들 한가운데 서시며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 하고 인사하셨다. 그리고 토마스에게 “네 손가락으로 내 손을 만져 보아라. 또 네 손을 내 옆구리에 넣어 보아라. 그리고 의심을 버리고 믿어라.” 하고 말씀하셨다.
토마스가 예수께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 하고 대답하자 예수께서는 “너는 나를 보고야 믿느냐? 나를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 하고 말씀하셨다.
예수께서는 제자들 앞에서 이 책에 기록되지 않은 다른 기적들도 수없이 행하셨다. 이 책을 쓴 목적은 다만 사람들이 예수는 그리스도이시며 하느님의 아들이심을 믿고, 또 그렇게 믿어서 주님의 이름으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





4월에 들어서면서 저는 일주일에 한 번씩 고백성사와 영적지도를 위해서 신학교에 갑니다. 그 첫 번째 만남이 지난 1일에 있었습니다. 제가 담당하게 될 학생들과 3월에 만나서, 앞으로 매주 금요일에는 3명씩 고백성사와 영성면담을 하자고 약속했거든요. 그래서 1일 밤, 시간에 맞춰서 신학교에 갔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제게 어디로 가야 한다고 말해주는 사람도 없고, 더군다나 면담 약속을 했던 학생들 역시 찾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저는 복도에서 만난 학생 하나에게 면담할 학생을 불러달라고 청했습니다.

결국 한참의 시간이 흐른 뒤에, 그리고 이곳저곳을 돌아다닌 끝에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날 만나기로 약속했던 신학생 3명 모두가 그 약속을 잊어버린 것입니다. 저 하나만 그 약속을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심지어 그 약속을 주도하였던 대표 학생까지도 잊어버렸으니, 나머지 학생들 모두가 잊어버린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괜히 화가 나더군요. 제가 한가해서 영성면담을 해준다고 약속한 것이 아닌데, 또한 이 면담을 통해서 무엇인가를 얻으려고 한 약속도 아닌데……. 단지 신학생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허락한 것인데, 불성실한 모습으로 나오는 학생들에게 실망을 갖게 되더군요.

그런데 이렇게 실망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우리들의 기억이란 그렇게 대단한 것이 못됩니다.

여러분들 혹시 어머니의 뱃속에서 있었던 일들이 모두 기억나십니까? 그 일들이 너무 멀다면 여러분의 백일잔치, 혹 첫돌 잔치 때를 기억해 보시지요. 이것도 너무 멉니까? 그럼 내 일생에 있어서 인상적인 부분들을 다시금 떠올려보지요. 처음으로 걷기 시작했을 때를 기억해보세요. 그것은 기억하십니까? 그럼... 처음으로 말을 하기 시작했을 때는요? 이것 역시 너무나 먼 과거의 일이라고요? 그러면 어제의 일들을 시간대별로 꼼꼼하게 기록하실 수는 있습니까? 그것 역시 너무나 힘들지 않습니까? 얼마 전에 어떤 형제님께서 제게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신부님의 강론을 보면 ‘새벽을 열며’ 묵상의 내용과 항상 똑같더군요. 그런데 원고를 전혀 보지 않으면서도 어떻게 그 내용을 똑같이 강론하실 수가 있지요? 신부님께서는 머리가 상당히 좋으신가봐요.”

그런데 저는 강론을 하고 나면, 어떤 강론을 했는지 기억하지 못한답니다. 특히 하루가 지난 것은 완전히 기억에서 사라집니다. 그래서 어떤 분께서 “신부님, 며칠 전 무슨 내용 있지요? 그 내용 너무 좋았어요.”라고 말씀하시는데, 사실 무슨 이야기인지 기억나지 않을 때가 참 많습니다.

이처럼 우리들의 기억이란 한계가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자기 필요에 따라서는 완벽한 기억이기를 바랄 때가 얼마나 많은가요? 바로 이런 마음들이 주님께서 가장 싫어하시는 이기심 아닐까요?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께서 평화를 빌면서 나타나십니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시지요.

“누구의 죄든지 너희가 용서해 주면 그들의 죄는 용서받을 것이고 용서해 주지 않으면 용서받지 못한 채 남아 있을 것이다.”

사실 용서를 받아야 할 사람은 누구인가요? 바로 예수님을 배반하였던 제자들이 용서를 받아야 하고, 그런 배신을 당한 예수님께서 용서를 해주셔야만 합니다. 그런데 오히려 용서하라고 하십니다. 그 이유가 과연 무엇일까요? 바로 주님으로부터 용서를 받았으며, 이제 우리 역시 그런 용서하는 모습을 닮으라는 것이지요. 즉, 자신의 죄에 대해서는 금방 잊어버리면서, 남의 죄에 대해서 절대 잊지 못하는 우리들의 잘못을 꾸짖으시는 것입니다.

남의 탓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나도 잘 기억하지 못하는 것을 남에게 강요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행동이 어디 있을까요? 남의 잘못을 쉽게 잊어버리는 그래서 용서하는 지혜로운 자가 되었으면 합니다.


교황성하께서 많이 편찮으시다고 합니다. 10억 가톨릭 신자들의 영적 아버지이신 교황님을 위해 기도합시다.



다섯 손가락의 기도(김상길, ‘국민일보’ 중에서)

“엄마,기도는 어떻게 해요?”라고 꼬마가 묻자 지혜로운 엄마는 다섯 손가락을 보여주며 “기도는 이렇게 손가락을 꼽으면서 하는 것”이라고 가르쳐주었다.

①엄지손가락:심장에서 가장 가까운 손가락. 자신을 포함해 가까운 사람들을 위한 기도. 가족 친구 이웃 등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뜨거운 심장으로 하는 기도.

②집게손가락:무엇을 가리킬 때 쓰는 손가락. 선생님 경찰관 법조인 항해사들을 위한 기도. 미래의 방향을 위해 하는 기도.

③가운뎃손가락:가장 긴 손가락. 나라를 지키는 사람들이나 지도자,어른과 윗사람들을 위한 기도. 또 정치인이나 경제인들을 위해서 하는 기도.

④약손가락:가장 힘이 없는 손가락. 병들어 있거나 슬픈 일을 당해 힘을 잃고 슬퍼하는 사람들을 위한 기도.

⑤새끼손가락:가장 작은 손가락.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장애인이나 불우 노인들을 위한 기도. 막내동생이나 어린아이를 위한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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