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송Ⅱ
거룩하신 마리아
성모송의 둘째 부분은 주님의 어머니를 외쳐 부르는 말로 시작된다.
"거룩하신 마리아여!" 마리아는 참으로 거룩하시다.
그분은 천사들과 성인들의 어머니이시다.
그분은 성덕의 어머니이시며, 성덕의 길로 우리를 이끄시는 인도자이시다.
교회는 초기에서부터 마리아는 항상 '거룩하신 마리아', '참으로 거룩하신 마리아',
'완전히 거룩하신 마리아'로 불렸다.
그분이 거룩하신 것은 단지 원죄 없이 잉태되어 나시고 죄가 없기 때문만이 아니라,
당신의 아드님 예수 그리스도와 굳건한 일치 속에서 사셨기 때문이다.
"그분께서는 - 몽포르의 성 루이지 마리아 그리니온은 가르쳤다 - 우리를 양성하시고 거룩하
게 하시어 예수 그리스도와 완전하게 하나 되게 하신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마리아는 성덕으로 인도하는 확실한 길이다.
그러므로 공의회가 가르치듯, 성덕의 봉우리에 도달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동정녀께서 베풀어주시는 도움을 마치 의무처럼 받아야 한다.
하느님의 어머니
마리아께 드리는 더 대중적인 기도 속에서, 그분을 부르는 가장 영광되고 공경스러운 이름은
바로 '하느님의 어머니'란 칭호이다.
마리아는 교회에 의해 항상 '하느님의 참된 어머니', '구세주의 어머니'라고 고백되었다.
이 진리는 기원후 431년 에페소 공의회에서 선포되었다.
"마리아는 하느님의 어머니이시다. 이는 말씀이 되신 성자의 본성 혹은 그 말씀의 신성이
거룩한 동정녀로부터 그 기원을 두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그녀에게서 신성과 인성이 그
안에서 본질적으로 하나가 된 거룩한 몸이 태어나셨기 때문이다. 말씀은 육에 따라 나셨다."
이후 교회 역사 안에서 그리스도의 신성과 인성 가운데 하나를 부정하는 영지주의자와
단성론자들이 등장했었으나, 이들은 칼체돈 공의회에서 공식적으로 단죄되었다.
칼체돈 공의회에서도 마리아는 하느님의 참된 어머니라고 다시 한 번 선포되었다.
우리 죄인들을 위하여 빌어주소서
이것은 우리가 성모송을 바칠 때 성모님께 드리는 유일한 청원기도이다.
'주의 기도'에서 예수께서는 아버지께 많은 것들을 청하라고 가르치셨다.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우리 죄를 용서하시고, 우리가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며,
악에서 구하소서."
이에 비해 마리아께 바치는 기도에서 우리가 청하는 단 하나는 "우리 죄인들을 위하여 빌어
달라"는 기도 뿐이다. 이 기도 속에는 우리의 비참함에 대한 솔직한 인정이 담겨 있다.
즉 우리 모두는 불쌍한 죄인들이다.
위대하건 보잘것 없건 우리 모두는 죄인들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어머니께 우리들을 위해 기도해주시길 간절히 청하고 있는 것이다.
모든 그리스도인들, 성인들과 불쌍한 죄인들 모두는 마리아께 간청드린다.
세상의 순례자인 우리는 매일 우리의 약함과 비참함을 체험하기에 마리아의 기도를 절실히
필요로 한다.
하늘나라에서 마리아는 무엇을 하실까? 그분은 우리 죄인들을 위해 기도하신다.
그분께서는 세상의 모든 사람들을 위해, 죽은 이들과 살아 있는 모든 이들을 위해 기도하신
다. 무엇보다도 우리 모두를 복음의 길로 되돌아오게 하시기 위해 기도하신다.
우리는 마리아께 우리를 위해 기도해 달라고 얼마나 많이 간청드렸던가!
어머니는 결코 자기 자식들을 잊지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특별히 자식들이 어머니의 도움을 필요로 할 때, 어머니의 마음은 항상 자식들에게 가 있다.
그리고 어머니는 자식들을 위해 당장 무엇을 어떻게 도와주어야 할지 전혀 생각이 나지 않을
때에는 자식들 하나하나를 위해 눈물로써 기도드린다.
이것이 바로 마리아께서 매 순간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해 지금도 하고 계시는 일이다.
이제와 우리 죽을 때
우리는 예수의 어머니께 '현재', '지금 이 순간'만을 위해 기도드리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우리들의 죽음의 순간을 위해서도 기도드린다.
어느 날인가 우리 모두에게는 이 세상을 떠나야만 하는 순간이 올 것이다.
그 순간 우리 곁에 아무도 없거나, 몇몇 가족, 친지들이 눈물 속에서 지켜보고 있을 때,
바로 그 순간 마리아께서는 우리를 위해 기도하시며 우리 곁에 계시리라고 확신한다.
우리의 하늘 어머니께서는 결코 우리를 버리지 않으신다는 사실은 생각만 해도 얼마나 아름
다운가!
특별히 우리가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최종적인 싸움을 벌이며 마지막 숨을 거칠게 몰아 내쉴
때 우리의 하늘 어머니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사실은 생각만 해도 가슴 벅찬 일이다.
마리아께서는 죄인들을 위해, 특별히 이 세상을 떠나 하느님의 심판을 눈앞에 둔 임종하는
이들을 위해 기도하신다.
아멘
이 말은 '그렇다', '그렇게 될 것이다' 란 뜻으로, 모든 기도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이 말로 끝맺지 않는 기도는 없다. 많은 시편과 예언자들의 설교 끝에 백성들은 '아멘" 하고
응답하는데, 그 뜻은 "그렇게 되길!", "주님께서 그렇게 하시길!"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그런데 간혹 백성들은 어떤 시편이나 기도에 대한 응답에서 이 말을 두 번 반복하기도 한다.
"모든 백성들은 '아멘, 아멘' 하고 응답하였다"(유딧 13,20).
예수께서도 여러 차례 당신의 설교를 시작하실 때, 같은 말을 두 번 반복하시곤 했다.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마태 18,18; 요한 13,21)
바오로의 서간들에서는 '아멘'이라는 말이 찬미와 감사의 기도에 대한 응답으로 나온다.
"영원토록 영광을 그분께 드립니다. 아멘"(로마 11,36)
"하느님께서 영원토록 영광을 받으시기를 빕니다. 아멘"(로마 16,27; 에페 13,20)
요한묵시록에서는 스물네 원로가 옥죄에 앉으신 하느님께 엎드려 경배드리며 말하는 대목을
전하고 있다. "아멘, 알렐루야!"(묵시 19,4). 성서 전체는 '아멘'이란 말로 끝난다.
실제로 묵시록은 주 예수께 드리는 하나의 외침과 우리의 미사 전례에도 수용된 감동적인
인사로 끝난다.
"아멘, 오소서, 주 예수여! 주 예수의 은총이 모든 사람에게 내리기를 빕니다"(묵시 22,20-21).
마리아의 생애는 계속 되는 '아멘'이었다.
그분의 삶은 천사에게 했던 '아멘'으로 시작되었고, 승천의 '아멘'과 함께 끝났다.
이렇듯 예수와 우리 각자에게도 거룩하신 아버지의 뜻에 대한 '아멘'의 삶만이 있다.
우리의 삶이 지속적인 '아멘'이 된다면, 언젠가 우리도 묵시록에 나오는 원로들과 함께
기쁨과 승리의 노래를 부르며 천상에 들게 될 것이다.
「갈릴래아의 꽃」- 나자렛의 마리아
코즈모 프란치스코 루피 지음 / 김성길 신부 옮김 / 가톨릭 출판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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