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회하고 뉘우치는 아름다운 사람의 모습 - 하성호 신부님 2007.06.17

2007. 6. 18. 오후 3:4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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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1주일 2007.6.17. (2사무12,7-10.13/ 갈라 2,16.19-21/ 루카 7,36-8,3)

화상으로 일그러진 얼굴을 가진 아버지가 있었습니다. 자식은 아들 딸 남매를 두었고 아내는 없었습니다. 그 아버지는 왜 그런 흉측한 화상을 입었는지, 아이들의 엄마가 왜 없는지에 대해 자식들에게 한 번도 이야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자식들이 그렇게도 그 연유들을 알고 싶어 해도 아버지는 말을 하지 않았고, 자식들은 일그러진 얼굴을 가진 아버지를 사랑하지 않았습니다. 아버지는 묵묵히 남매를 훌륭히 키웠지만 자식들은 아버지를 여전히 싫어했습니다.

그 아버지는 평소에 이웃집 친구에게 자기가 죽으면 “화장만은 하지 말고 꼭 땅에 묻어 달라.”고 하였습니다. 아버지는 죽었고, 자식들은 아버지의 말씀을 무시하고 시신을 화덕 속에 던졌습니다. 시신이 활활 타는 동안 자식들은 아버지의 유품 속에서 비망록 같은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거기엔 아버지가 불이 활활 타고 있는 집에 뛰어들어 어린 자식들은 무사히 구했지만 자신의 아내는 구하지 못하고 불에 타죽게 하였다는 아버지의 천추의 한이 적혀 있었습니다. 아버지 얼굴의 화상은 그렇게 입었던 것이었습니다. 자식을 구하기 위해 활활 타는 불 속에 아내를 그냥 둘 수밖에 없었던 아버지는 그 이후로 불을 그렇게도 싫어했던 것입니다. 뒤늦게 그 모든 기막힌 아버지의 사연을 알게 된 자식들이 아버지의 유언을 막무가내로 짓밟아 버린 것을 후회했지만 이미 아버지의 시신은 불에 활활 타고 있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누군가가 지어낸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이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은 아버지의 사랑과 자식의 때늦은 회한(悔恨)에 가슴 찡한 전율을 느낍니다. 사실 인간은 “뉘우침”이라는 동물이 갖지 못한 아름다운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부모를 여의고 난 뒤에 천국으로 가셨다고 기뻐 춤추는 망나니는 없습니다. 살아생전 더 잘 해드리지 못한 불효에 회한(悔恨)의 눈물을 짓습니다. 인간은 뉘우치고 참회하기 때문에 그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비록 천 번 만 번 되풀이 될지언정 그것이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뉘우침이고 참회라면 그 마음은 아직도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는 마음입니다. 어떤 분이 “신부님, 하느님께서 ‘보시니 좋다 하신 사람들의 잃었던 아름다움을 좀 찾아 주세요.’”라고 저의 휴대폰에 메시지를 보내주셨습니다. 그 잃었던 아름다움을 오늘만큼은 뉘우치고 참회하는 마음이라고 고집하고 싶습니다.

오늘 제1독서와 복음에선 바로 참회하고 뉘우치는 아름다운 사람의 모습을 그려주고 있습니다. 자기 죄를 감추고 그 책임에서 빠져나가려는 다윗의 모습은 죄를 지으면 변명을 늘어놓거나 그 책임을 면할 궁색한 궁리를 하고 싶어 하는 우리 범부(凡夫)들의 모습입니다. 하지만 그 모습만이 인간의 모습 전부는 아닙니다. 자신의 모든 지위와 명예를 내려놓고“내가 주님께 죄를 지었소.”라며 무릎을 꿇는 다윗의 모습도 인간의 모습입니다. 사실 자기를 합리화하고 싶은 마음도 우리 안에는 있고, 뉘우치고 참회하는 마음도 우리 안에는 있습니다. 그 양면성이 다 우리들 안에 엄연히 존재하고 있지만 오늘 독서들은 뉘우치고 참회하는, 그래서 하느님 앞에 무릎을 꿇고 자비를 청하는 마음이 회개하는 마음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회개하는 마음은 한 여인으로 하여금 자신의 모든 것을 주님의 발치로 던지게 합니다. 회개하는 그 아름다운 마음에 주님께서 당신의 사랑을 고스란히 담아주십니다. 뉘우치고 참회하며 회개하는 마음에 주님께서 사랑을 담아주시는 바로 그것을 우린 용서라고 부릅니다.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루카 7,48).

오늘 화답송의 노래를 우리도 불러야 하겠습니다. “행복하여라, 죄를 용서받고 잘못이 덮여진 이! 행복하여라, 주님께서 허물을 헤아리지 않으시고 그 얼에 거짓이 없는 사람! 제 잘못을 주님께 자백하며 제 허물을 감추지 않고 말씀드렸나이다. ‘주님께 저의 죄를 고백하나이다.’ 그러자 제 허물과 잘못을 주님께서 용서하여 주셨나이다.”(시편 32,1-2.5). 회개한 다윗은 주님의 용서를 청하며 읊습니다. “하느님께 맞은 제물은 부서진 영, 부서지고 꺾인 마음을, 하느님, 당신께서는 업신여기지 않으십니다.”(시편 51,19). 주님 보시기에 과연 아름다운 사람은 뉘우치고 참회하며 주님 당신께로 마음을 돌리는 마음이 가난한 사람입니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마태 5,3). 회개하는 마음에 주님께서 함께 하십니다. 그래서 사도 바오로와 함께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 사시는 것입니다.”(갈라 2,20)라고 우리도 큰 소리로 외칩시다. 회개하는 마음은 주님을 모실 수 있는 아름다운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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