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우리는 주님 부활의 증인들 - 전광진 엘마노 신부님 2007.05.02

2007. 5. 3. 오전 10:12:19

글자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베드로는 예수님께서 세 번이나 “나를 사랑하느냐?”

하고 물으시므로 슬퍼하며 대답하였다.

“주님, 주님께서는 모든 것을 아십니다.

제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주님께서는 알고 계십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말씀하셨다.

“내 양들을 돌보아라.(요한 21,1-19)

 

  

예수님께서는 베드로를 사람 낚는 어부로 부르신다.
이제 베드로는 예수님에게서 주님의 양들을 잘 돌보아야 하는 목자의 임무를 받는다

 
부활이후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세 번째 나타나시는 장면이다.
제자들은 성령을 입고 점점 부활의 힘찬 증인이 되었다.

부활의 가장 큰 축복은 두 가지다.

첫째,

죽음이 전부가 아니다는 것이다. 죽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죽음 뒤에 영원한 생명이 있다는 것이고
우리도 언젠가 그 영원한 생명을 누린다는 것이다.

죽는 것을 무서워했던 제자들이었다.
그래서 비겁하게도 스승을 내버리고 도망갔던 제자들이었다. 살라꼬...

그런 제자들이 죽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보았던 것이다.
제자들의 부활체험은 아주 강렬했다.
그것은 주체할 수 없는 체험이었다.
성령을 입은 그 힘은 그 누구도, 죽음도 막을 수 없었다.
제자들은 불굴의 의지로 주님을 알리고 또 알렸던 것이다.

세상 사람들은 죽음이 전부라고 생각한다.
죽으면 끝이라고 생각한다. 죽은 다음에는 어예 되는지 모른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칸다.
‘에이 누가 죽어봤나... 죽은 뒤를 어예 알겠노. 죽으만 모든 게 끝이지.’

그만 부모님이 돌아가시만 그냥 아무데나 같다버리지 와 장례는 거창하게 하노.
굿은 와하고, 묘자리는 와 좋은데 쓸라카노.
다 잘은 모르지만 좋은데 가시라고 하는거 아니겠나.

그라고 좋은데 계시면서 우리에게 복을 내려 돌라카는 거 아니겠나...

우리는 죽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죽은 다음에 저세상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 세상이 전부고 죽는 것이 끝이라면,
이 세상에 사는 동안 내 잘 묵고 잘 살면 그만이다.

넘 생각 할 것 없이 남을 속이던, 못할 짓을 하던...
죽으면 끝인데 무엇이 무섭겠나.

우리는 이 세상이 전부가 아니기 때문에 내 맘대로,
내 편한 데로 살지 않는다.

저 세상이 있기에 나만 생각하지 않고,
아내를 생각하고, 남편을 생각하면서 사는 것이다.

부모님을 생각하고, 자식을 생각하고,
또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면서 사는 것이다.

부활의 두 번째 축복은
이제는 우리가 부활의 증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세상 사람들에게 주님을 믿고 사는 것이 참된 복이라는 것,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복된 삶이라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세상에 방황하는 사람이 참 많다. 많이 배운 사람이나 성공한 사람들도...
또 많이 가진 사람들도 마음 둘 곳이 없이 방황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

며칠 전에 미국에서 세계를 놀라게 한 총기난사 사건이 있었다.

8살 때 미국으로 건너간 한국학생이 저지른 일이었고,
미국뿐만 아니라 온 세계가 놀란 사건이었다.

그 학생도 미국에서 살면서
따돌림과 놀림을 많이 당하면서 마음의 병이 생겼다.

남들이 보면 명문대학에 다녀서 걱정이 없을 것 같은데도
아무하고도 어울리지 않고 고립되어 살면서
마음이 뒤틀리고 사회에 대한 복수심과 증오심이 커졌고,
결국은 엄청난 사건을 저지르고 말았다.

우리 주변에도 마음 둘 곳이 없어 방황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다보면 우울증에 빠지고, 그저 살기가 싫어지고...
신경안정제와 같은 약을 먹어야 살 수 있는 사람들이 많다.
마음이 병든 것이다.

신앙은 우리 마음을 튼튼하게 해준다.
우리는 더욱 굳건한 믿음으로 강건한 마음을 가져야겠다.

우리 마음 깊이 주님 부활축복을 입고 성령을 가득히 받아야겠다.
그래서 세상 사람들에게 주님을 믿고 사는 삶이
우리 인생에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를 보여주어야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님 말씀을 우리 일상생활에서 잘 실천해야겠다.

우리일상생활은 따지고 보면 늘 상 작은 일들이 반복된다.

아침에 눈을 떠서 저녁에 잠자리에 들 때까지 하는 모든 일들, 한번 생각해보자.

일어나고, 세수하고,
밥 먹고, 양치질하고,
설거지하고, 방 청소하고, 쓰레기 치우고,
이불 개고, 빨래하고,
시장보고, 파 다듬고, 마늘 까고,
자동차운전하고...
이런 우리 일상생활은 주님말씀을 실천하는 가장 기본적인 무대다.

우리는 하루 날 잡아서 희망원이나 요셉의 집 같은데 가서
하루 종일 청소하고, 빨래하고, 환자 씻기고 밥 먹이고 돌아와서,
‘아따, 오늘 하루 봉사 잘했다’고 한다.

이렇게 날 잡아서 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이 우리의 일상생활이고,
일상생활 구석구석, 작은 일 하나하나에서 주님말씀이 드러나도록 해야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님말씀을 잘 듣는 자세가 중요할 것이다.

주님말씀을 잘 듣는 것이 기도다.
기도는 하느님과 대화하는 것이다.


먼저 주님말씀을 잘 듣고,
그 다음에 내가 주님께 말씀드리는 것이다.

근데 분심잡념 때문에 기도를 잘 하기가 어렵다.
‘우야만 분심잡념 없이 기도를 잘 할 수 있겠나’ 다음 두 가지가 꼭 필요하다.

첫째는,

평소에 자기 자신의 일상생활을 잘 정리정돈 해야 한다.
평소 일상생활이 정리가 안되고 정신없이 사는 사람들이 많다.

남편의 경우에, 윗도리 아무데나 휘떡 벗어던지고,
보던 신문 아무데나 휙 던져 놓고, 온방에 담뱃재는 떨어져 있고...
이래 정신없이 사는 사람은 잘 들을 수가 없다.

이런 사람들은 노상 뭘 찾는다고 난리다.
“내 안경 어데 갔노, 내 핸드폰 어데 갔노.”

아내도 마찬가지다.
주방에는 늘 설거지거리가 널려있고,
방구석마다 빨랫거리는 여기저기 처박혀있고,
마루바닥에는 구석구석 먼지투성이고,
냉장고 열어보면 반찬은 말라비틀어져 있고,
냉동실엔 둘둘 말린 까만 비닐봉다리 안에 뭐가 들어있는지도 모르고,

그래도 뭐가 그래 바쁜지 정신없이 사는 사람 많다.

여자들 살림살이 알라카만 그 집 냉장고 열어 보만 된다 칸다.

얼마 전에 만난 어떤 자매님,
‘아이고 신부님, 내가 이래 살아 우야겠습니까...’ 하면서 하는 말씀이,

얼마 전에 마트에 갔는데 고등어가 싱싱하고 좋은게 있더란다.
저녁에 고등어 찌져 먹어야 되겠다 싶어서 고등어를 샀는데...

집에 와서 저녁에 고등어를 찾으니 고등어가 안보이더란다.
암만 찾았는데도 못찾아서 결국은 된장 찌져 먹었단다.

그 다음날 외출할려고 신발장 문을 여니 그 안에 고등어가 떡 있더란다...

둘째로,

우리가 잘 듣기 위해서는 먼저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들을 줄 알아야 한다.

우리가 다른 사람 말에 귀를 기울일 줄 아는 것, 대단히 중요하다.
우리는 남의 말을 듣기보다는 내 말만 잔뜩 하기 쉽다.

말 많은 사람... 나는 좀 별로다.

우리는 아내로서 먼저 남편 말을 잘 들을 줄 알아야 하겠다.
남편으로서 우리는 아내 말을 잘 들을 줄 알아야 하겠다.
며느리는 시어머니 말씀, 시어머니는 며느리 말 잘 들어 줄줄 알아야 하겠다.

누구든지 우리주위에 우리말 잘 들어주는 친구 한 두 사람씩은 있을 것이다.
언제라도, 무슨 말이라도 잘 들어주는 친구, 참 편하고 푸근하다.
나도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하겠다.

이렇게 우리가 눈에 보이는 사람 말부터 잘 들을 줄 알게 될 때에
이제 보이지 않는 하느님 말씀도 잘 들을 줄 알게 되는 것이다.

주님부활을 깊이 느껴야겠다.
성령으로 우리마음을 가득 채워야겠다.
항상 기도해야겠다.

주님...
우리 마음에 주님 부활의 축복을 주소서.

어려울 때 저희의 간절한 기도를 외면하지 마소서.
우리 마음을 강건하게 지켜주시고 굳센 힘을 주소서.

아멘.



대구 평리 천주교회 주임/전광진 (엘마노)신부
Loving Cel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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