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예수님께서 일곱 마귀를 쫓아주신 여자였다.
-황순찬(송파정신보건센타)-
◆얼마 전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정신분열병·우울병·간질·AIDS·지체장애·청각장애·시각장애 등에 대한 인식을 비교하기 위해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다. 나름대로 지역내에서 인식 개선을 위해 캠페인도 벌이고 정신건강교육을 했던 터라 조금은 다른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를 했는데, 결과는 여전히 정신분열병에 대한 인식이 가장 부정적인 것으로 나왔다. 정신질환에 대한 인식이 많이 개선되었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다는 인식을 다시 하게 되었다.
막달라 여자 마리아는 오랫동안 일곱 마귀에 시달렸던 사람이다. ‘마귀들림’이라는 현상 자체는 뇌질환과 다른 차원이지만 마리아가 정신분열병으로 고통받는 사람과 비슷한 상황에 있었던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 정신분열병은 환청, 망상과 같은 양성증상, 무기력감, 사회생활로부터의 철회와 같은 음성증상, 그 외 기분조절장애, 인지기능장애 등과 같은 다양한 증상을 보임으로써 우리 사회에서 일반인들이 가장 두려워하고 꺼리는 질병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편견은 어떤 속성을 가진 집단에 대해 단순히 부정적인 감정과 태도를 갖는 데 그치지 않고 낙인을 찍고 오명을 씌우며 경멸하는 것으로 발전하기 십상인데 이를 스티그마(stigma)라고 한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스티그마를 정신질환을 가진 사람 또한 내면화하면서 실제 사회적으로 인식되고 있는 스티그마보다 더 큰 스티그마를 자신에게 부과하게 되고 이로 인해 인간관계 형성, 사회적 관계 설정에 커다란 어려움을 겪게 된다는 것이다.
2천 년 전 마리아 막달레나는 현재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스티그마를 감당해야 했을 것이다. 예수님을 만난 후 스티그마의 원인은 치유되었지만 그녀가 과거 마귀들렸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잊지 않고 여전히 스티그마에 가득 찬 눈으로 바라보았을 것이다. 공교롭게도 예수님은 그 마리아 막달레나에게 부활한 자신의 모습을 처음으로 보여주셨다. 아무도 그녀의 말을 믿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아셨음에도 굳이 그렇게 하셨다. 그렇게 하신 이유를 온전히 이해할 수 없지만 예수님이 스티그마에 둘러싸인 사람들과 만나고 계시고 앞으로도 내내 그렇게 하시리라는 것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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