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4.03 /[강론] 유다와 베드로의 배반[이장환신부님]

2007. 4. 3. 오후 10:54:55

글자

성주간 잘 보내고 계십니까?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식사를 하시던 중 “너희 가운데 한 사람이 나를 팔아넘길 것이다”라고 말씀하시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예수님의 공생애동안 모든 시간을 함께 했던 제자들을 앞에 두고 그 중 한명이 나를 배반할 것이라고 말씀하셔야했던 예수님의 마음이 얼마나 심란하셨을지 가히 짐작이 갑니다. 이 말씀을 듣고 베드로는 예수님께서 사랑하시던 제자를 시켜 그 제자가 누구인가 묻게 하고 이에 예수님께서는 그가 유다임을 빵을 적셔주는 암묵적인 행동을 통해 드러내십니다. 유다가 예수님을 배반하기 위해 밖으로 나간 사이 예수님께서는 자신이 이제 하느님을 통하여 영광스럽게 되실 것과 제자들이 따라오지 못할 곳으로 떠나실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이에 베드로가 자신의 목숨을 내 놓더라도 예수님을 따라가겠다고 다짐을 하지만 예수님은 그가 닭이 울기 전에 세 번이나 예수님을 배반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오늘 말씀을 통해 유다와 베드로의 배반에 대해 묵상해 보고자 합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베드로는 예수님으로부터 반석이라고 불린 수제자입니다. 그리고 유다 역시 예수님께서 돈주머니를 맡기실 정도로 신임을 받았던 제자였던 것 같습니다. 예수님의 신임을 받던 두 제자의 배반을 보면서 참 의리도 없구나 하는 비난의 마음이 앞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인지상정인가 봅니다. 그러나 두 제자를 비난하기에 앞서 어쩌면 그들의 행동이 우리 인간의 한계를 상징적으로 대변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무엇이 두 제자로 하여금 그들을 신임해주던 스승을 배반하게 했을까요? 베드로는 목숨이 아깝고 죽음이 두려워서이고 유다는 돈의 유혹으로 예수님을 팔아넘긴 것으로 짐작이 됩니다. 목숨이 아깝지 않고 죽음이 두렵지 않은 이가 어디에 있겠습니까? 돈이라면 부모도 친구도 버릴 수 있게 된 오늘날의 상황을 들여다보면 유다를 더 쉽게 이해할 것 같습니다. 이 두 제자는 우리 인간 내면에 누구나 가지고 있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 재물에 대한 욕심을, 그리고 그 두려움과 욕심이 하느님을 따르는데 얼마나 걸림돌로 작용하는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를 옭아매고 있는 이 두려움과 욕심이 우리에게는 너무나 강력한 것이기에 예수님의 신임 받던 제자인 유다와 베드로가 그런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것이 오히려 위로가 될 지경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달리 말씀하고 계십니다.


  애청자 여러분, 예수님께서 부자청년에게 하셨던 말씀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가서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그러면 네가 하늘에서 보물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와서 나를 따라라.”(마르 10, 21) 고 말씀하십니다. 재물이란 것은 유다의 경우와 같이 파멸로 이끌 뿐이기에 예수님을 따르라고 우리를 부르십니다.  또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와 복음 때문에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마르 8, 35)는 말씀을 통하여 참된 생명의 주인은 바로 하느님이심을 알려주십니다.
그런데 사실 이런 따름에는 영웅적 용기가 필요합니다. 왜냐면 우리 내면에서 들려오는 이 유혹의 속삭임은 너무나 강력한 것이고, 이 세상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이 세상의 강한 손짓에 늘 흔들릴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던, 하느님을 통해 영광스럽게 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영광스럽게 된다는 것은 아무 것도 가진 것 없이 발가벗겨지시고 하느님을 위해 목숨을 내 놓으시게 된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 이 성주간은 이런 예수님의 가르침과 모범을 따르기 위해 큰 용기를 내는 시기입니다.
  오늘 독서에서 이사야 예언자는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내 권리는 나의 주님께 있고, 나의 보상은 나의 하느님께 있다.” 참 삶의 길과 참 생명의 길을 가르쳐주시고 보여주신 예수님을 따르기 위해 큰 용기를 내면서 ‘저의 권리는 주님께 있고 저의 보상은 하느님께 있습니다.’라고 고백할 수 있는 신앙인들이 되도록 다짐해 봅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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