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 온 집안에 향유 냄새가 가득하였다ㅣ 이회진 신부님 /2007.04.02

2007. 4. 3. 오후 10:22:44

글자
베타니아는 예수님께서 편히 쉴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바리사이를 비롯한 유다인들의 질시와 반대 그리고 위선적 행동에 지친 예수님께서

지친 몸을 다시 기쁨과 평화로 가득 채울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우리는 마르타와 라자로와 마리아가 예수님을 집에 모시고

사랑과 정성으로 그분을 모시는 따스함을 다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아름다운 광경이 어느 순간 짜증나고 불쾌한 장면으로 바뀌고 맙니다.


라자로의 동생 마리아가 예수님의 발에 순 나르드 향유를 붓고

자신의 머리카락으로 닦아 드리는 사랑 가득한 모습을 보고 제자 한 사람이 던진 말이

예수님과 그 말을 들은 모든 사람을 불편하게 하였습니다.


거기 모인 사람들이나 제자들 그리고 심지어는 마리아조차

예수님의 발에 순 나르드 향을 부은 것이

예수님의 죽음을 미리 예비한 것이라고 생각지는 못했습니다.

그것은 다만 예수님을 사랑하고 따르는 믿음의 표현이고

오빠 라자로를 죽음에서 불러내신 예수님께 대한 감사와 사랑의 표현이었을 뿐입니다.

그 믿음과 감사와 사랑의 표현은 온 집안에 너무나 좋은 향기를 만들었습니다.


한 사람의 믿음과 감사하는 마음과 사랑하는 마음이 만들어내는

삶의 향기는 실제로 굉장히 큰 것입니다.

가정에서 어머니나 가족 구성원 하나하나가 만들어내는

서로에 대한 믿음과 감사와 사랑의 마음은 순 나르드보다 더 좋고 아름다운

삶의 향기를 만들어 냄으로써 가족 공동체를 행복하게 만들어 줍니다.


한 사람의 믿음과 감사와 사랑의 마음이 만들어 내는 그리스도의 향기는

자신만이 아닌 가족 구성원 모두에게 위로와 평화와 행복을 만들어주며,

그들을 둘러싼 많은 사람들에게 믿는 이들의 삶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가를 보여줍니다.


이처럼 한 사람의 사심 없는 신앙의 삶은 하느님의 뜻을 세상에 드러낼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겪어야 할 고통과 슬픔조차도 위로하고 따스하게 감싸 안아 줍니다.

그리하여 한 사람의 믿음과 감사와 사랑의 마음은

온 집안과 온 공동체 그리고 온 세상을 그리스도의 향기로 가득 채울 것입니다.


그러나 유다는 그들의 믿음과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불신과 불만 그리고 질시의 마음으로 바라봄으로써

하느님에 대한 배반의 마음을 키우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속한 자리와 자신이 속한 공동체,

그리고 자신과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어둡게 하고 슬프게 합니다.


한 사람의 사심 없는 마음이 모두를 행복하게 하고 공동체를 평화롭게 하는 것만큼

한 사람의 불신과 탐욕은 모두를 불행하게 하고 공동체를 아프게 합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자신이 속한 자리 혹은 공동체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가? 생각해 봅시다.

"사랑을 가득 담은 아름다운 말과 감사하는 마음으로 자기가 사는 공동체를 채워

사랑과 행복한 웃음이 넘치는 그런 공동체가 되게 하는지,

아니면 거친 말과 미워하는 마음, 혹은 무관심으로 자신과 주변 사람들에게

많은 부담과 고통을 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봅시다.


마리아가 예수님의 발에 부어드린 향유는

바로 우리가 마음에서 하느님께 봉헌해야할 아름다운 봉헌물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오늘 우리가 함께 사는 가족과 형제자매에게 전하는 믿음과 감사와

따스한 사랑도 주님께 드리는 값진 향기입니다.


향기로운 삶의 향기!

오늘 하루 주님과 여러분 주변의 사람들에게 자신의 향기로운 삶의 향기를 전해보십시오.

그러면 여러분 자신도 행복해지실 것입니다.


"주님, 오늘 하루 한 번 웃겠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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