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4.01 /[강론] 예수님의 죽음에 우리도 공범자입니다[유영봉신부님]

2007. 4. 3. 오후 12:46:37

글자
예수님의 죽음에 우리도 공범자이다.

-마산교구 유영봉 신부-


 묵상길잡이 : 무죄한 예수님을 죽음에로 내 모는데는 빌라도와 유대지도자들과 제자들과 유다스와 군중들이 각자 자신들의 몫을 하였다. 여러 계층의 사람들의 비겁함과 죄악이 예수님을 죽음에로 내몰았다. 그러한 일은 지금도 일어나고 있다.

1. 죽음을 향한 예루살렘 입성.

오늘은 사순절(빠스카 준비시기)이 막바지에 이르고, 죽음을 통해 생명에로 건너가는 빠스카 신비가 그 절정을 이루는 성주간이 시작되는 주의 수난 성지(聖枝)주일이다. 나뭇가지를 흔들고 옷을 벗어 길에 깔며 환호하던 군중들은 현세적 부귀영화가 아니라, 십자가의 희생을 요구하는 메시아를 향해 "그를 십자가에 못박으시오!"하며 외치고 있다.

2. 무죄한 예수님의 죽음에 공모한 사람들.

예수님은 최후의 만찬 시에 성혈을 축성하시면서 "너희와 많은 사람의 죄를 사하기 위하여 흘릴 피"라고 하셨다. 이는 당신이 십자가에서 한 마리의 속죄 양으로 많은 사람의 죄를 사하기 위하여 피를 흘리고 죽을 것임을 선언하신 말씀이다. 교회는 "예수님은 우리 인간들의 죄 때문에 돌아가셨다."고 한마디로 예수님의 죽음을 설명한다. 이는 예수님께서 인간들의 죄를 속죄하기 위해 당신 자신을 제물로 내놓으셨음을 말하는 것이다. 수난복음을 읽어보면 예수님을 둘러싼 주변의 여러 사람들이 함께 예수의 죽음에 일조(一助)를 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 예수님의 죽음은 옛날의 1회 적인 사건이 아니라, 우리의 동참으로 역사 안에서 지금도 계속되는 사건임을 알아야 한다.

그들은 은돈 서른 닢을 내주었다.(마태26,15): 예수님의 처형에 가장 큰 역할을 한 사람은 "속임수를 써서 예수님을 붙잡아 죽이려고 공모한 수석 사제들과 백성의 원로들"(마태26,3-4)이었다. 예수님은 그들의 기득권(旣得權)을 송두리째 무너뜨릴 수 있는 예측할 수 없는 존재였다. 「선전 정화」(마태21,12-17)에서 보듯이 성전 세와 장사꾼들에게서 받는 수입원(收入源)을 깡그리 없앨 수 있는 위험인물이었다. 어둠은 빛을 거부한다. 예수는 그들에게 '눈의 가시'였다.

스승님 안녕하십니까?(마태26,49): "내가 그분을 여러분에게 넘겨주면 나에게 무엇을 주실 작정입니까?" (마태26,15) 유다는 스승을 당시 노예 하나 값인 은돈 서른 닢에 팔아 넘겼다. 돈에 대한 욕심은 인간을 눈멀게 한다. 황금만능 풍조에 찌들은 많은 이들에게는 '돈이 바로 하느님이기에'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래서 밀고와 배신과 청부살인은 인간이 사는 곳이면 항상 있는 지 모른다.

그때에 제자들은 모두 예수님을 버리고 달아났다.(마태26,56): 현세적인 출세를 꿈꾸며 예수를 따라다니던 제자들은 스승이 체포되자, 자신들에게 닥칠 위험을 예견하고 하나같이 도망쳤다. 신앙 때문에 어떤 불이익이라도 생긴다면 언제나 도망칠 수 있는 신자들은 지금도 많다. "나는 그 사람을 알지 못하오."(마태26,74)하며 세 번이나 배반하는 베드로의 모습은 무기력한 우리의 모습이다.

십자가에 못박으시오!(마태27,23):"군중을 움직이는데는 복잡하고 깊은 철학보다 한 두 마디 선동적인 구호가 더 효과적이다."는 말이 있다. 매스컴의 암시에 따라 덩달아 춤을 추는 여론재판과 관제데모, 어용 NGO 등은 요즘도 흔하다. 뿐만 아니라, 우리들도 때로는 진상(眞相)을 잘 모르면서도 선입견이나 남의 말을 듣고 '죽일 놈', '몹쓸 사람'으로 단죄하기도 한다.

나는 이 사람의 피에 대해서는 책임이 없소. 이것은 여러분의 일이오(마태27,24)

예수의 죄 없음을 알고있던 빌라도 총독은 "폭동이 일어나려는 것을 보고"(마태27,14) 예수의 피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면서 "너희가 알아서 처리하여라."하며 예수를 넘겨주고 만다. 유다 지도자들은 "그 사람을 풀어주면 총독께서는 황제의 친구가 아니오. 누구든지 자기가 임금이라고 자처하는 자는 황제에게 대항하는 것이오," (요한19,12)하며 예수님을 카이사르의 정적(政敵)으로 부각시킨다. 황제에 대한 충성심이 부족한 사람으로 「동향보고」라도 올라간다면 출세는 끝장이 아닌가? 예수님은 갑자기 정치범이 되었다. 그 때나 지금이나 자신의 정치생명을 위해서는 무죄한 줄 알지만 몇 명 아니 몇 천명쯤 죽이는 것은 정치인에게는 아무 것도 아니다.

3. 우리도 예수의 죽음에 무관하지 않다.

이렇게 예수님의 죽음은 여러 계층의 사람들이 자기들의 기득권 수호와, 돈 욕심과, 비겁함과, 정치적 출세를 위해 공모한 합작 품이었다. 예수 사건(Christ-event)은 2천년 전에 끝난 사건이 아니라, 지금도 또 다른 예수 사건이 우리 주변에서 계속 일어나고 있다. 그래서 의문사 '진상규명'활동이 있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우리도 그런 일에 때때로 동참하고 있음이 사실이다. 예수님의 죽음은 인간의 죄악과 하느님의 사랑이 극적으로 만난 사건이었다.

이 성주간에 작은 결점이라도 고치며 회개로 죄에 대하여 죽고 새로 사는 길을 찾자. 아무도 "나는 예수의 죽음과 무관하다."고 말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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