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수난 성지 주일 2007-04-01 /여러분은 ‘군중’하면 무엇이 떠오릅니까? - 한창현 신부님

2007. 4. 1. 오전 8:56:20

글자

주님 수난 성지 주일  2007-04-01  

 

 

    복      음    
 
   루카 22,14-23,56


 
    강      론      
  

이제 사순절을 마감하는 마지막 주간, 거룩한 주간, 성주간을 맞이했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빵과 포도주를 당신의 몸과 피로 내어주신 - 최후의 만찬이 이루어진 목요일, 십자가에 못 박히는 날인 금요일, 무덤에 계신 토요일, 그리고 부활하신 날 - 부활절이 곧 다가옵니다.

여러분은 ‘군중’하면 무엇이 떠오릅니까?

 

어떤 집단행동이 일어나려면 많은 사람이 모여야 합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여 있을 때 이들을 ‘군중’이라 합니다.


군중은 어떤 개인이나 사건을 중심으로 일시적으로 모여 있는 사람들의 집합입니다. 집단행동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군중의 범주에 속합니다. 이들은 예전에 서로 긴밀히 연결된 적이 없고 또한 상호작용을 한 적도 없으며, 비록 물리적으로 가깝게 모여 있지만 조직화되어 있지도 않습니다. 예를들면 거리의 약장수를 구경하기 위해 모여 있는 사람들, 운동 경기나 공연을 보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 군중입니다.

한곳에 모여있다고 해서 모두가 군중은 아닙니다. 오늘 이렇게 미사를 참례하기 위해 모인 우리는 군중이 아닙니다. “나하고 상관없다”하여 함부로 말해버리는 그러한 군중이 아니라, 우리는 ‘공동체’, 신앙공동체이고 수도공동체입니다. 군중과 공동체는 확연히 다릅니다.

 

오늘 우리는 2000년 전 예수님을 환호하던 군중이, 얼마 후 그분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외치는 군중의 모습을 봅니다. 군중의 이중적인 모습을 봅니다.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실 때, 백성들은 손에 팔마가지를 들고, 어떤 이들은 자기의 겉옷을 벗어 주님 가시는 길에 깔아놓습니다. “호산나~ 다윗의 자손~”이라 환호하면서 그분을 영접합니다. 진정 주님은 우리를 구세주로 오셨습니다.

 

그러나 오늘 복음에서처럼 환호하던 군중은 하느님의 아들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외치며 결국엔 그분을 십자가에 못 박았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현실을 살아가다 보면 이런 이중적인 군중의 모습을 보이며 살아갑니다. 때로는 우리자신도 군중의 위치에서 공동체를 바라보고 있기도 합니다.

 

사람들하고의 관계에서 잘 지내는 사이인데도 때로는 다투고 그 사람 때문에 힘들어하곤 합니다. 나 또한 다른 이를 힘들게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고요.


하느님하고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주님을 잘 따르겠다고 다짐해보지만 세상의 일에, 세상의 흐름 속에 내가 묻혀 또 다시 주님을 잊어버리고 그분을 힘들게 하며 살아가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이라면, 새로운 삶을 살고자 다짐하는 그리스도인이라면 달라야 합니다. 다짐하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지녀야 합니다.


새 마음으로 새 출발을 하려하는 것, 이것이 예수님께서 바라시는 모습입니다. 주님수난성지주일을 맞이해서 나를 너무나 사랑하시어 당신의 몸을 내어주시는 주님과 함께 이 거룩한 시기를 새로이 출발하기를 다짐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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