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 서곡을 울리며 ㅣ 백남용 바오로 신부님 2007.04.01

2007. 4. 3. 오후 12:3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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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곡을 울리며


    예수님의 일생이 정점을 향해 갑니다. 하느님의 뜻을 거슬러 사람들이 지은 죄의 벌을 대신 뒤집어쓰고 죽으실 시간이 다가옵니다. 구세주의 역할이 가장 잘 드러나는 사건인 죽음과 부활이 마치도 한 편의 드라마처럼 긴박하게 펼쳐지려고 합니다.


   이 드라마의 서곡은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이고, 본론은 십자가형을 당하여 죽으시고 묻히심이며, 결론은 부활입니다. 이 일련의 사건들이 전개되는 성주간의 첫날인 오늘 교회는 장엄하게 서곡을 울리니, 이제 예수님께서 죽으시기 위하여 예루살렘성에 들어오시는데 사람들은 멋도 모르고 환영하던 사건을 기념합니다.


   철없는 아이들과 단순한 군중은 예수님을 왕처럼 맞이합니다. 며칠 뒤에는 자신들이 돌변하여 죽이라고 외치고 결국 “유다인들의 왕, 나자렛 사람 예수”라는 죄목으로 사형집행을 할 것도 모른 채 말입니다. 우리도 오늘 손에 푸른 나뭇가지를 들고 “호산나”를 외치며 예수님을 왕으로 환영합니다.


   하지만 오늘 전례의 복음이 두 개나 된다는 점을 잊지는 않으셨겠지요? 입성 기념 예식을 하면서는 이 대목의 복음(루카 19,28-40)을 읽고, 미사를 진행하면서는 예수님께서 잡혀서 사형선고를 받고 십자가형에 처해지고 숨지고 묻히시는 대목의 수난 복음(루카 22,14-23,56)을 읽습니다. 이를 통하여 이미 서론에서 수난이라는 본론을 예시하는 것입니다.


   서곡이란 본래 이렇게 본론의 내용을 담고 있는 법입니다. 며칠 후 목요일에 예수님께서는 사랑하시던 제자들과 이별하게 될 것을 아시고 마지막으로 저녁식사를 같이 하셨습니다. 그 자리에서 영원한 기념 선물을 주셨는데, 바로 당신의 살과 피로 축성한 빵과 포도주의 성사였습니다.


   이 식사 후에 올리브동산에서 기도하시던 중에 유대인들의 손에 잡히셔서 밤새 고문으로 시달리시고, 금요일 아침에 로마 총독에게 넘겨지셨습니다. 온갖 모함이 난무하는 재판 끝에 사형선고를 받고 십자가를 지고 형장으로 가셨으며, 12시경에 못 박혀 달리셨다가 오후 3시경에 숨지셨습니다. 친지들은 그분을 형장 근처의 돌무덤에 안장하고 로마 총독은 무덤 입구를 봉인합니다. 이렇게 한 사람의 실패한 인생 이야기가 끝나는 것일까요?


   아니, 우리는 이 사건의 결론을 알고 있습니다. 이 위대한 역전극이 부활로써 끝맺어진다는 것을…. 이 역전 때문에 우리는 오늘 전례에서 이 드라마의 서곡을 기쁘게 울립니다. 그분의 예루살렘 입성을 기념합니다. 그런데 여러분, 이 서곡만 울리고 마시겠습니까? 그럴 수는 없습니다. 본론을 함께 꾸며 가야 결론도 함께 꾸밀 수 있습니다.


   이 주간에 진행되는 성목요일의 주님 만찬 미사에 참여하여 주님의 살과 피의 성사를 함께 나눕시다. 성금요일의 주님 수난 예식에 참여하여 주님의 수난과 죽으심을 함께 아파합시다. 단식재와 금육재를 지키며 주님의 초상을 치릅시다. 마침내 역전의 기쁨이 용솟음치는 부활을 맞이하게 되리라 믿습니다. 자, 이제 서곡을 울립시다!


            ● 백남용 바오로 신부·가톨릭대학교 교회음악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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