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을 어떻게 생각합니까 - 정필종 신부님 /2007.03.31

2007. 3. 31. 오후 12:12:14

글자

복  음 : 요한 11, 45-56
 
  지금도 신흥종교의 문제가 언제나 종교계의 밑바닥에 잠복해 있는 것이 한국의 현실임을 아무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자신들의 고단한 삶으로 인해, 생활고에, 기성종교의 폐단에 육신과 정신이 메말라 가는 상황에서는 그 기승의 정도가 더할 것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우리 자신 한가지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은 2000년 전 그리스도교도 결국은 당시 유다인들의 눈에는 자그마한 신흥종교에 불과했다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을 알고 복음서를 찬찬히 읽어나가면, 당시 초대교회신자들이 많은 부류의 사람들과 격렬한 논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려있었음 알 수 있습니다. 그 주 논쟁의 대상은 바리사이파나 율법학자, 사제그룹, 심지어는 세례자 요한을 따르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논쟁의 화두(話頭)는 바로 '예수를 어떤 인물로 보느냐?', 다른 말로 하면, '예수, 그는 누구인가?' 하는 물음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어떤 이들은 예언자로, 모세로, 하느님의 아들로, 어떤 이들은 다른 세례자 요한으로, 또 어떤 이들은 신성모독자로, 또 어떤 이들은 로마의 반역자인 정치범으로. 이렇듯이 한 인물을 두고서 다양한 인물평을 내놓고 있었고 그 어느 한 곳으로도 의견은 쉽사리 모아지지 않았습니다.


  과연 여러분들은 예수님을 어떤 분으로 보고, 만나고 계십니까? 물론 2000년 전의 사람들도 자신들의 처지와 상황에 따라 그분을 나름대로 평가했을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의 물음도 당연히 '지금 우리에게 있어서 예수님은 어떤 분이신가?'를 심각하게 되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금 제가 너무 당연한 물음을 던진 것입니까? 그런 너는 정녕코 과연 그분이 누구신지 모른단 말이냐? 그분이 누구신지 안다고 말하기 보다는 잘 모른다고 고백하는 것이 더 솔직한 더 개인의 심정입니다. 2000 하고도 1년 또 한 번의 사순시기를 지나면서, 그리고 성주간의 길목에서 저 스스로에게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예수, 당신은 과연 누구십니까?'


  오늘 유다의 대사제 가야파는 온 민족이 멸망하는 것 보다 한 사람이 백성을 대신해서 죽는 편이 낫다는 이야기 합니다. 그렇다면 그는 예수를 대속자(代贖者)로 본 것일까요? 요한복음의 저자는 가야파의 이 말을 예수께서 유다 민족을 대신해서 죽게 되리라는 것과 하느님의 자녀들을 한데 모으기 위해서 죽는다는 것을 가야파 자신이 예언했다고 보았습니다. 한 민족을 대신한 죽음과 하느님의 자녀들을 모으기 위한 죽음. 결국 죽음이 그분의 정체를 밝히는 문제인 듯 합니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죽음을 두려워합니다. 그러기에 자살하려고 한강인도교 난간에 올라가서 난리부르스(?)를 치다가 자기 실수로 한강에 빠진 사람이 나 살려라고 고래고래 고함친다는 우스갯소리도 생겨났겠지요. 그런 두렵고 하기 싫은 그 죽음의 길을 예수 그분은 왜 선뜻 나아갈 수 있었던 걸일까요? 죽음이 죽음이 아니라 삶으로 옮아간다는 가르침을 미리 알고 있었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불교의 가르침처럼 누에가 허물을 벗듯 다른 생으로 넘어가기 위해서였을까요? 그것도 아니면, 우리가 자동판매기처럼 되뇌이는 우리의 죄를 대신해서 죽음의 길을 걸어가신 것일까요? 그 대답은 어쩌면 예수님 자신만이 아실 것이라 여겨집니다. 그러니 그분께 여쭤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예수님 당신은 정녕 누구십니까?' 그리고 '당신은 왜 죽음의 길을 택하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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