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해 사순 제 4 주간 목요일/“나만 믿어”, “나만 따라다녀” - 조성호 신부님

2007. 3. 23. 오전 9:28:18

글자

다해 사순 제 4 주간 목요일

2007. 3. 22.

토평동

 

탈출 32, 7-14.

요한 5, 31-47.

 

제가 신학교에 있을 때 제 동기 중에는 “나만 믿어”, “나만 따라다녀”라고 말하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입버릇처럼 말하던 그 말에 우리는 웃음을 짓기는 했지만, 모든 일을 말끔하게 처리했던 그 친구에겐 모두가 신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나를 믿게 한다는 것’, 그것은 내가 그만큼의 모습을 보여주면 되지만, 사실 다른 이들에게 나를 증언하기 위해서는 나를 아는 이들의 증언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나에 대해 증언을 하게 될 때 사람들은 나에 대해 신뢰를 갖게 됩니다.

 

오늘 예수께서는 그러한 일들에 대해 말씀하고 계십니다. “내가 나 자신을 위하여 증언하면 내 증언은 유효하지 못하다.”(요한 5, 31) 자기 자신에 대한 증언은 신뢰할 수 없고, 유효하지 않다는 예수의 증언은 당시 법정에서 통용되던 사실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예수께서는 세례자 요한이 당신을 증언했고(요한 5,33-35), 그들이 믿고 있던 성경이 당신을 증언하고 있다고 말씀하십니다(요한 5,39-40). 분명 당신 자신의 권위로 당신을 증언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예수께서는 사람들에게 신뢰를 주고자 그들이 믿고 있던 성경과 세례자 요한을 예로 들며 이런 말씀을 하시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의 완고한 마음은 이런 계시를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그 안에 예수를 가리키는 등불이 있고, 생명의 말씀이 있는데도 그들의 가리어진 마음은 이것을 깨닫지 못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그토록 기다리던 메시아 예수를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예수를 배척합니다.

 

이런 사람들에 대해 예수께서는 “사람들에게서 영광을 받으려 하지 않”습니다.(요한 5, 41) 그들에게는 “하느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고(요한 5, 42), 다만 자신들의 영광만을 좇기 때문입니다.(요한 5, 44) 결국 그들은 그들 곁에 다가온 메시아 예수를 모르고 배척한 죄 때문에 그들 스스로 믿고 따른다고 자처하는 모세에 의해 단죄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모세는 예수에 대해 증언을 했기 때문입니다.

 

메시아의 길을 닦은 세례자 요한, 영원한 생명이 담겨 있는 성경, 그리고 예수와 하나인 하느님, 모두가 예수를 증언하고 예수는 그 증언을 살아가십니다. 예수께서는 당신의 말과 행하신 일들을 일치시킴으로써 당신을 증언하셨습니다. 이것이 바로 일치입니다. 이것이 바로 진리이며, 약속의 실현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예수를 믿고 따르는 그리스도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의 완고한 마음을 버리고 우리에게 오시는 예수의 모습을 사랑으로 맞이하며, 예수의 길을 사랑으로 따라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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