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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하느님
전 예전부터 태양을 무척이나 좋아했습니다. 저녁노을 바라보며 감상에 젖기도 하고, 볕 좋은 날 바깥에서 햇볕 쬐기를 무척이나 좋아했습니다. 빛이라면, 제겐 따뜻한 태양빛이 연상됩니다. 예전에 기도 중에 그려보았던 걸 잠시 나누고자 합니다. 입회 전, 미사가 시작되길 기다리며 잠시 앉아 있었습니다. 그런데 넓은 태양이 마음속에 그려졌습니다. 날씨가 너무나 화창했고 태양빛이 참으로 밝고 눈부시게 내리비추고 있었습니다. 높은 하늘 위에서 전 넓~은 바다를 내려다보고 있었는데, 저 아래를 내려다보니 작은 뗏목 하나가 바다 위에 떠 있었습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제가 그 뗏목에 큰 대자로 누워서, 햇볕을 쬐면 참으로 푸근한 미소를 짓고 누워 있었습니다. 조난을 당했는지 어떻게 해서 그곳에 있게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 넓은 바다 위에 저 혼자 덩그렇게 누워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음은 참으로 평화로웠습니다. 따뜻한 햇볕, 따뜻하게 살랑살랑 부는 바람이 느껴졌습니다. 따뜻한 봄바람에 밀려, 뗏목은 어디론가 서서히 떠가고 있었고, 오직 아버지 뜻대로 이끄시리라는 마음이 참으로 깊게 다가왔습니다. 그때 느꼈던 따뜻한 햇볕의 느낌은, 지금도 그대로입니다. 예전부터 제겐 하느님의 이미지는 눈부신 태양이었습니다. 수련원에 있을 때도 성무일도를 끝내고 나오다, 신부님 휴게실 옆 창문으로 저녁 노을빛이 깊게 드리워지면, 넋을 놓고 바라보곤 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의 빛의 의미가 물론, 제가 느껴왔던 태양과는 그다지 같지는 않을지라도, 저는 복음서의 그 빛이 지금껏 제가 느껴왔던 그리고 너무나 좋아하는 태양으로 그려집니다. 빛을 바라보면, 참으로 마음이 벅차고 기분이 좋아집니다. 빛이 우리에게 왜 필요한지, 또 빛을 따라 살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 빛의 자녀들은 어떻게 살아야만 하는지 사실 잘 모르겠고, 그다지 깊게 다가오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태양의 그 따뜻한 체온과 눈부신 밝음, 따뜻한 어루만짐이 너무나 좋습니다. "엄마가 왜 좋아요?" 라는 물음에 구체적인 답이 딱히 없듯이, 그냥 좋으니까 좋은 거지요. 복음 강론 준비할 때도, 사실 기도보다는 제 마음속에 태양을 떠올리며 참으로 기뻤습니다. 하느님이 왜 좋은지를 잘 모르겠습니다. 제게 어떤 은총을 주셨는지, 얼마나 저를 사랑하시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저는 '하느님' 하면, 제가 너무나도 좋아하는 태양이 맘속에 떠오르고, 거기에 푹 젖습니다. 누구에게나 하느님은 각기 다른 모습으로 이미지 로 다가가실 터인데, 복음서에 나오는 "빛이신 예수님"의 비유는, 운 좋게도 제겐 너무나 맘에 듭니다. 태양이란 이미지를 제게 심어주셔서, 하느님께 참으로 감사드리고, 빛을 따라 살 수 있기를, 또한 그 빛이 바로 제 마음속에 그려진 태양이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봅니다. ♧ 한 민 토마 S . J. 수사 ♧
(한민 수사는 2004년 예수회에 입회하여, 현재 서강대학교 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있다.) |
[묵상] 눈부신 하느님ㅣ한 민 토마 S . J. 수사님 / 2007.03.20
2007. 3. 21. 오전 8:5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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