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져서 싸우면
-강영구신부-
예수님, 저희들은 당신을 스승이요 주님이라 고백합니다. 저희가 당신을 스승이요 주님으로 고백하는 까닭은, 당신이 힘이 세거나 싸움에 능하기 때문이 아닙니다. 당신은 이 땅에 투사鬪士로 오시지 않았습니다. 당신은 악마와 죽음의 세력을 몰아내시고 인류를 구원하신 승리자입니다. 그러나 당신은 싸워서 이긴 승리자가 아닙니다. 당신은 사랑하고 용서하고 낫게 하고 품어주고 감싸 안음으로서 이긴 승리자입니다. 당신은 높은 곳에서 군림함으로서 승리자가 되신 것이 아니라, 가장 낮은 자리에서 섬기고 봉사하고 내어줌으로서 승리자가 되셨습니다. 당신이 사탄의 두목 베엘제불의 힘을 빌어서 졸개 사탄을 몰아내신 것이 아니라, 어둠의 세력인 사탄이 빛이신 당신을 감당할 수 없어서 스스로 물러간 것입니다. 빛이 머무는 자리에 어둠이 있을 수 없고, 聖靈이 머무는 자리에 惡靈이 함께 할 수 없습니다. 노자老子는 도덕경道德經에서 이렇게 가르칩니다. 善爲士者不武, 善戰者不怒, 善勝敵者不與, 善用人者爲下之. 是謂不爭之德, 是謂用人之力, 是謂配天, 古之極. 풀어보면 이렇습니다. “훌륭한 무사武士는 무력을 사용하지 않는다. 훌륭한 전사戰士는 노하지 않는다. 훌륭한 승리자는 적과 더불어 싸우지 않는다. 사람들을 잘 부리는 자는 스스로 낮은 자리를 차지한다. 이를 일러 ‘다투지 않음의 덕’이라 하고, ‘사람 부리는 힘’이라고 하고, 이를 일러 ‘하늘과 짝함’이라 하니, 예부터 내려오는 도道의 지극함이다.” 예수님, 당신은 싸우지 않고 이긴 하늘의 짝(配天)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당신을 주님이라 고백합니다.
예수님, 어리석은 인간들은 편 가르기를 좋아합니다. 편을 가르면 적敵이 생깁니다. 적은 힘으로 제압해야 합니다. 힘겨루기로 상대를 굴복시키기 위해서는 상대의 약점과 흠집을 들추어내고, 상대의 아픈 곳을 들쑤셔야 합니다. 이렇게 편 갈라 싸우는 것을 악마惡魔가 제일 좋아합니다. 악마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은 악마의 졸개요 하수인입니다.
예수님, 저희가 오늘 하루를 당신의 제자로서 살도록 이끌어 주십시오.(一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