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3.15 /[강론] 중상모략[김건일]

2007. 3. 15. 오전 11:50:54

글자

중상모략

-김건일 - 


예수 시대뿐 아니라 오늘날에도 여전히 자기보다 나은 경우나 잘난 경우를 좋은 마음으로 봐주기가 참 어렵다. 위신을 지키고 싶거나 내가 그래도 조금이나마 더 낫다고 정당화시키려고 할 때도 많다. 능력으로 안 되면 솔직하게 상대를 인정해 주고 칭찬해 주기보다는 중상모략하기가 정말 쉽다. 칭찬보다는 험담이 쉽다. 못 들은 척 잡담을 하면서도 악의적으로 대꾸하기도 너무 쉽다.
예수님의 태도는 참으로 단호하면서도 분명하다. 이런 경우 구구한 변명으로 들려 오히려 아무 대꾸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참 많았다. 이런 마음을 잘 들여다보고 있으면 잘할 때만 나이고 싶고, 못할 때는 내가 아니고 싶어 그 잘못한 것을 가리고 싶은 마음이 얼마나 큰지를 본다.
이런 묵상을 하다가 문득 지율 스님이 떠올랐다. 가까이에서 그분을 만나본 적이 있거나 없거나 간에 많은 사람들은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가에 대해 말들이 많다. 하지만 나는 적어도 그분한테서 죽음이 두려워 삶에 매달리는 이들의 고통에 찬 신음소리를 듣지는 못했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어, 살거나 죽거나 상관하지 않는 자유로움을 느낀다. 욕심과 집착에서 벗어나 죽음 앞에 선 사람만을 본다. 이분에 대한 구구한 판단이 옳은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런 판단보다는 ‘자신’을 포기할 만큼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그분의 마음을 알아주는 것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
구구한 판단과 모략 앞에서 단호하게 자신은 보지 못하고 말하지 못하게 하는, 소외로부터 자유롭게 하려고 세상에 오셨음을 드러내신 주님, 당신을 따른다는 것은 모략과 험담 앞에서도 당신을 드러낼 수 있는 용기임을 잊지 않게 하소서. 죽는 것도 사는 것도 당신 안에서는 결국 다르지 않음을 알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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