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해 연중 제 31 주간 수요일. 더 사랑하는 것 - 조성호 신부님

2006. 11. 16. 오전 9:38:59

글자

나해 연중 제 31 주간 수요일.

2006. 11. 8.

중계본동.


필리 2, 12-18.

루카 14, 25-33.


그 무엇보다 더 주님을 사랑하는 것이 바로 신앙인의 삶입니다. 오늘의 말씀을 보면서 “자기 목숨까지 미워하는 것”“더 사랑하는 것”으로 해석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셈어적 표현으로 그렇게 해석하기 이전에 우리는 예수께서 쓰신 말씀 그대로 알아듣는 것도 중요합니다.


“누구든지 나에게 오면서 자기 아버지와 어머니, 아내와 자녀, 형제와 자매, 심지어 자기 목숨까지 미워하지 않으면, 내 제자가 될 수 없다”(루카 14, 26)


예루살렘으로 향하는 여정에서 아주 긴장을 주는 이 말씀은 “심지어 자기 자신까지” 단절하는 삶이 제자로서의 삶으로 요구된다는 것입니다. 예수께서는 이런 삶을 사셨고, 그 삶을 살고 계시며, 예루살렘에 올라 그 삶의 정점을 보여주실 것입니다.


소크라테스를 비롯한 그리스의 철학자들은 진리를 향해 일편단심의 삶을 보여주었습니다. 가족들이 있었지만, 그 가족들보다 진리가 우선이었습니다. 그 진리를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 내어줄 수 있는 것이 바로 그들의 결단의 삶이었습니다. 하물며 철학적 진리를 위한 삶도 이렇거늘, 주님께서 전해주신 신앙의 진리를 위해서 가족은 물론 자기 자신을 바치는 것이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우리는 너무 의미적으로만 알아듣지만, 예수께서는 당신을 위해서 목숨까지 바칠 수 있느냐고 묻습니다. 그래서 그 결심을 가지고 당신을 따라오는 사람은 자기의 십자가를 지고 내 뒤를 따를 것이라고 하시는 것이죠. 그런 사람이 아니면 당신의 제자가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시 예를 드십니다.

탑을 세울 때 공사비를 생각하지 않고 시작해서 기초만 놓고 끝내는 이는 어리석은 자입니다. 그것을 보고 사람들은 어리석다고 비웃을 것입니다. 예수께서는 이 비유를 드시면서 하느님께서는 어리석은 분이 아님을 강조하고 계십니다. 하느님은 시작만 하는 분이 아니십니다. 그분은 당신의 사업을 완성지으실 것입니다.


그리고 다른 예를 드시죠.

임금이 싸움을 하게 될 때 많은 적과 싸울 수 있을까 헤아려 봅니다. 내가 가진 군대가 적은 수라 할 때 만약 이길 수 없다면 화평을 청하게 될 것입니다. 맞설 수 없으면 화평을 청하겠지만, 그러나 하느님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분은 맞설 수 없어서 화평을 청하는 분이 아닙니다. 그분은 비록 작은 군대라도 이길 수 있는 분이십니다. 적은 이리떼와 같이 무리를 지어 달려들고, 아군은 어린 양과 같은 존재라 할지라도, 주 하느님의 권능은 무엇이든 이길 수 있는 분이십니다. 이 예는 대충 보아하니 이길 수 없을 것 같을 때, 화친을 맺으라는 말씀이 아닙니다. 즉 우리의 하느님은 이길 수 있을까 고민하는 분이 아니라, 반드시 이길 분이시기에 싸움을 하신다는 것이죠. 주님은 그 확신을 가지고 싸움을 하십니다. 그분은 반드시 승리하시는 분이시죠. 우리는 이 확신을 가지고 적과의 싸움에 임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하느님을 믿는 사람처럼 행동해야 합니다. 아무 생각없이 제자됨의 길을 걸어가서는 안 됩니다. 자신이 대단한 각오 없이 흐리멍텅하게 주님을 따라서는 안 됩니다. 그런 사람은 망대를 세울 때 기초를 놓고 그만 둬 버리는 어리석은 자가 됩니다. 사탄과 싸울 때에도 우리는 확신을 가지고 싸워야 합니다. 그분의 군대라고 하면서도 그분의 확신을 갖지 못한다면, 어떻게 그분의 군대가 될 수 있겠습니까? 우리는 슬기로운 지휘관을 만나 이길 수 없는 싸움을 훌륭하게 이긴 예들은 역사 속에서 수없이 봐왔고 또 배웠습니다. 이긴다는 확신을 가진 지휘관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 자신을 버린 투쟁을 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죠.


그렇습니다. 예수께서는 자기 자신을 버린다는 의미를 알아듣기 쉽게 말씀하신 것입니다. 자기 소유를 버린 사람, 제 십자가를 진 사람, 자기 가족 심지어 자기 자신까지 미워하며 버린 사람, 이러한 대단한 각오 속에서 당신을 따르게 될 때 반드시 승리하는 나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주 예수는 이러한 확신으로 당신의 목숨까지 내어주셨습니다.


우리는 반드시 승리합니다. 그러니 반드시 승리를 거둘 것이라고 확신을 가지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내가 무엇을 하든 확신의 삶을 살며, 확신을 가지고 간절히 청하고, 확신을 가지고 신앙의 삶을 살게 될 때, 우리는 원하는 것을 얻고 구원을 받게 될 것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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