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떼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 |
2006-11-09 |
다시 출발선에서
인생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지나간 잘못을 다 덮어버리고 새 출발할 수 있다면?
가능할까?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나 극히 드물게 가능하다.
그 가능성 여부는 본인이 결정한다.
어제 열린우리당이 간판을 내리겠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4년간 열린우리당은 정치실험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새로운 당을 창당해서 거듭나겠다고 한다. 그런데 국민을 상대로 실험을 했다는 내용의 망발을 해서 또 문제다
그런데, 이런 생각이 든다. 열린 우리당이 잘못한 게 많든 적든 분명히 잘못한 게 있으니 그런 말을 했을 것이다. 국민을 상대로 정치실험을 벌인 것이란 말이 상처가 되지만...
열린 당이 닫힌 당이 되든, 날아가는 당이 되든, 잠수하는 당이 되든 상관없겠지만, 어쨌든 새로운 당을 창당하려면 그전의 당은 이제 사라져야 한다.
이것이 답이다. 새로운 출발은 가능하다. 그러나 그 이전은 허물어져야 한다.
“이 성전을 허물어라. 사흘 안에 다시 세우겠다.”
허물지 않고 새로 쌓을 수 없다. 허물어져야 새로 세워질 수 있다. 그런데 정말 허물어져야 하는데 정작 본인은 허물어지지 않고 엉뚱하게 다른 대상을 허물고 있다면 결코 다시 새워질 수 없을 것이다. 열린당의 신당창당이 제대로 되려면 그전의 열린당은 반드시 허물어져야 한다.
새로 출발할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것이다. 이제까지의 모든 것을 무로 돌리고 새로 출발할 수 있다면... 그러려면 그 자리에서 출발선을 새로 그어야 한다. 아니면 다시 출발선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 들꽃마을에 있던 아이 이야기다. 시골 학교에서 도시학교로 전학오니 모든 것이 버겁다. 시골서도 공부에는 열성이 없었고, 학교 수준이나 면학 분위기도 도시와는 비교가 되지 않았으니 모든 것이 더 어려워졌다. 그러다보니 자연히 하위권에서 헤매고, 더 공부와는 멀어지게 된다. 허전함과 좌절감을 달래려고 한 번쯤 담배도 피워보고 재미삼아 삥?도 뜯어보고 그러다가 “문제아”가 된다. 비행은 점점 더 수위가 높아지고 남의 물건도 훔치게 된다. 결국 정학도 먹게 된다. 그래서 이렇게 말했다. “일년 유급하자. 그리고 아무도 네 과거를 알 수 없는 다른 학교로 전학가자. 새로 출발하는 거야.”
새 출발은 달콤한 제안이지만 실천하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과거를 잊고, 이제까지의 나를 죽여야만 가능해진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나에겐 너무나 힘든, 거의 불가능할 것 같은 새로운 삶의 환경을 만들어가야 한다. 100Kg이 넘는 몸무게를 60키로로 낮추려면 과연 얼마나 노력해야 할 것인가? 새 출발은 그런 것이다. 결코 달콤하지 않다. 아주 쓰다. 그러나 그래야만 새로 출발할 수 있다. (본래부터 그랬던가? %$#@? ^º^)
다시 출발선으로 되돌아가고 싶지 않은가?
“허물어라. 내가 사흘 안에 새로 세우겠다.”
그분은 그렇게 했다. 이젠 우리 차례다. 허물어져야 새로 세워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