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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해 연중 29주간 목 루카 12, 49-53- 들불 축제
매년 정월 대보름에 이시돌 목장에 있는 ‘새별 오름’에서 들불축제가 이루어집니다. 혹시, 들불축제 구경가보셨습니까? 저는 한번도 가보지 못했습니다. 행사를 해도 꼭 정월 대보름이 가까운 토요일에 하니, 가지 못했습니다. 과거와는 달리, 오늘날 개최되는 들불축제는 들불축제의 순수한 의미보다는 상업주의가 팽배해져 버린 것 같습니다만, 그래도 들불축제는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 검색해 보았습니다.
제주 오름은 제주만이 지닌 독특한 구릉형태이다. 활발한 화산활동이 이루어낸 이 지형은 부드럽고 아름다운 곡선의 언덕으로 파도치듯 제주의 능선을 형성하고 있다. 매년 대보름에 펼쳐지는 들불축제는 제주의 이러한 지형이 가져다 준 농경 문화적 성격을 잘 보여주고 있다. 산악지형 대신 완만한 구릉을 가지고 있으므로 충분히 농사를 짓고 가축을 방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보름은 계절적으로는 늦겨울이나 제주의 특성상 땅에는 봄의 기운이 일기 시작하는 때이다. 지표면에는 겨울을 지낸 메마른 풀들이 뉘어 있지만 그 아래쪽에서는 새로운 생명이 움트는 시기이다.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병충해를 박멸하고 지력을 돋우기 위해 따뜻한 불기운이 필요한 시기이다. 들불축제는 이러한 농사의 과정을 즐거운 놀이로 바꾸어 노동에 따른 피로를 즐거움으로 전환하는 기능을 하기도 한다.
들불축제에서 주목해야할 것은 불이 지닌 상징성과 불놀이의 기능이다. 문화인류학적으로 불은 소멸과 생성의 이중성을 지녀왔다. 들불축제의 불 또한 그러한 의미를 그대로 지니고 있다. 들불은 지난 시절을 소멸하고 새로운 삶을 소원하는 기원의 대상이 된다. 들불축제의 하이라이트는 그래서 오름에 불을 놓은 후 소원을 비는 행사이며 달집을 태우는 행사이기도 하다.(제주 누리 카페에서...)
복음에 예수님께서 “나는 세상에 불을 지르러왔다. 그 불이 이미 타올랐으면 얼마나 좋으랴? 내가 받아야 할 세례가 있다. 이 일이 다 이루어질 때까지 내가 얼마나 짓눌릴 것인가?” 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러한 예수님의 말씀은 묵시 문학적 표현입니다만, 예수님의 말씀과 제주의 들불축제의 의미가 거의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예수님께서는 불을 지르러 왔다고 하십니다. 불은 소멸과 생성의 이중성을 지녀왔다고 하듯이, 성서에서도 같은 뜻으로 심판을 의미합니다. 들에다가 불을 태우는 것은 그렇게 태우고 없애 버렸을 때에만, 다시금 고운 풀들이 자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심판 역시, 우리 안의 정화되지 못한 불순물을 깨끗하게 제거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루가 복음 사가의 경우에는 불이 성령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루가 복음 사가는 성령에 의한 세례와 성령 강림 때에 불 모양의 혀를 언급합니다(3, 16; 사도 2, 3. 19). 그렇기 때문에 예수님은 사람들이 성령으로 충만하기를 원하신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볼 때, 불이란 우리가 성령으로 충만하여 죄를 씻게 하고, 온갖 세상의 불의와 부패를 깨끗이 없애 버리고 새롭게 다시 시작한다는 것을 상징한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예수님이 받아야 할 세례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세례의 의미가 무엇입니까? 세례란 본래 옛 삶이 죽고, 새로운 삶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곧, 우리가 세례를 통해 새롭게 태어나 하느님의 자녀로 살아가는 것을 가능하게 해 주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예수님의 세례인 경우에는 십자가상의 죽음에서 부활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을 의미합니다.
여기까지의 결론을 보면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신 “불과 세례”는 온 세상의 불의와 부패, 죄를 없애기 위해 몸소 죽으시고 부활하실 것을 미리 언급하신 것입니다. 당신께서 이렇게 하실 때에 성령이 충만한 세상, 곧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세상인 하느님 나라가 임하신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말씀은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또 하나의 의미심장한 말씀을 하십니다. “내가 세상에 평화를 주러 온줄 아느냐? 아니다. 오히려, 분열을 일으키러 왔다”
이 표현 역시 묵시 문학적 표현으로서 예수님을 믿는 다는 이유로 받게 되는 모든 아픔들.. 곧 박해 상황을 설명하는 것입니다.
강론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이 분열에 대한 설명을 다음 기회로 미루도록 하겠습니다. 솔직히, 준비를 잘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ㅠ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