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을 일으키러 왔다.

2006. 10. 26. 오전 11:22:55

글자
분열을 일으키러 왔다.

-강영구 루치오 신부(마산교구)-

+내가 이 세상을 평화롭게 하려고 온 줄로 아느냐? 아니다. 사실은 분열을 일으키러왔다.

그대에게

오늘 아침에는 복잡한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유유상종(類類相從)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같은 것 끼리 모여서 편을 가르는 것을 말합니다.
편을 가르는 이유는 세(勢)를 불려 힘자랑을 하거나 이득을 얻기 위함이지요.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현실입니다.
세상 사람들이 편을 가르는 기준은 여러 가지입니다. 이(李)씨, 김(金)씨, 박(朴)씨, 강(姜)씨 따위로 성씨나 혈연(血緣)을 기준으로, 혹은 영남(嶺南), 호남(湖南), 수도권, 남한, 북한 따위로 출신 지방이나 지연(地緣)을 기준으로, 서울대, 고대, 연대, 경북대 따위로 출신 학교나 학연(學緣)을 기준으로 편을 가릅니다. 종교나 종파를 기준으로 편을 가르기도 합니다. 기독교, 불교, 이슬람 따위로 편을 가릅니다. 혹은 이념과 사상을 기준을 편을 가르기도 하는데 요즘 한국 정치판이 그렇습니다. 이런 식으로 편을 가르면 싸우고 다툴 일만 생깁니다.
예수님도 편을 가르려 오셨습니다. 애증(愛憎), 선악(善惡), 명암(明暗), 미추(美醜), 진위(眞僞)가 뒤섞인 세상에 오신 예수님은 혈연, 지연, 학연, 종교나 종파 따위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예수님 앞에서 민족과 혈통, 신분과 지위, 자신의 종교 따위를 내세우는 것은 어리석음입니다.
예수님 앞에 회색(灰色)지대는 없습니다. 천사(天使)라 할지라도 악(惡)의 편에 서면 지옥으로 내쫓기게 됩니다.
예수님 앞에서 한 가족이 서로 갈라서게 되는 이유는 종교나 종파 때문이 아니라 선과 악, 진리와 거짓, 사랑과 증오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분명한 태도와 결단을 요구합니다. 하느님의 편에 설 것인지 세상의 편에 설 것인지, 선의 편에 설 것인지 악의 편에 설 것인지, 사랑하며 살 것인지 미워하고 증오하며 살 것인지 결단을 요구합니다. 결단에 따라서 우리의 운명도 결정됩니다.(一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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