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득의 달인 예수 그리스도
-수원교구 노성호(요한보스코) 신부-
세상에는 ‘달인’이라는 칭호에 걸맞게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적인 지식이나 기술, 그리고 자신만의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매우 많습니다. 이들은 참으로 진기명기를 지닌 사람들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교우들은 무엇의 달인이십니까? 묵주기도? 성체조배? 이웃에 대한 봉사? 아니면 선교? 이에 대한 대답은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들의 머릿속에 담겨있습니다. 잘 찾아보시고 부디 달인이 되십시오.
그렇다면 우리의 예수님께서는 무엇의 달인이실 것 같습니까? 저는 예수님은 아마도 ‘설득의 달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예수님께서는 언제나 당신의 제자들과 많은 군중 앞에 당당히 서시어 그들이 하느님께로 마음을 돌리고 참된 행복을 누리면서 살아가길 바라시며 설득하고 계시니까 말입니다. 그런데 그 설득은 강요나 협박에 의한 것이 아니라, 사랑과 자비와 은총이 가득 담긴 헌신적인 설득이었습니다.
우리가 누군가를 설득할 때는 여러 가지 방법들을 동원하기 마련입니다. 무력이나 협박을 사용하고 두려움을 조장하거나, 압박이나 조종, 위협 등을 동원해서 강제로 설득시키기도 합니다. 이럴 경우 설득이라기보다는 ‘설복’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립니다. 또한 어떤 혜택이나 보상을 지급하겠다는 명목으로 순종적인 설득을 하기도 하며, 상대방에게 강한 확신이나 믿음, 격려, 회유 등을 통해서 협력적인 설득을 해 나가기도 합니다. 그리고 끝으로 상대방을 존중하고 존경하는 마음으로 신뢰하면서 헌신적인 모습으로 설득을 하기도 하는데, 이것이 예수님의 방법입니다. 확신에 찬 어투와 반드시 상대방이 하느님께 돌아서게 될 것이라는 전폭적인 믿음, 그리고 그를 향한 애정이 헌신적인 설득을 만들어 내게 된 것입니다.
사람들은 설득을 통해 단기적이고 일시적인 결과를 얻으려 하기 보다는 장기적이고 영속적인 결과를 얻고자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설득은 ‘통제의 설복’ 이 아니라 ‘헌신의 설득’ 으로 향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 스스로 가난을 택하셨고, 굶주리고 우는 사람들의 편이 되어 그들의 부족한 부분을 어루만져 주셨기 때문에 그 누구보다도 그들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계셨던 분이었습니다. 그랬기에 오늘 우리에게 들려주시는 참 행복에 대한 말씀이 더욱 설득력 있게 들려옵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상에서 피를 흘리며 생을 다하시면서까지도 우리 모두의 잘못과 죄를 용서해 주신 분이시기 때문에, 그만큼 우리 모두를 향한 설득은 헌신적인 것일 수밖에 없었고, 깊은 감동과 교훈을 주면서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헌신적인 설득에 귀를 기울여야겠습니다. 참된 행복의 길로 우리 모두를 이끌고자 애쓰시는 그분의 마음을 깊이 헤아리면서 더 나은 모습으로 하느님 아버지를 향해 앞으로 나아가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