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 행복의 조건[윤만용신부님]연중 제6주일(세계 병자의 날) 2007.02.10

2007. 2. 10. 오후 12:03:38

글자
행복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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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교구 윤만용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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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뉴스를 통해 참 재미있는 조사결과를 보았다. 전국의 만 13세 이상 남녀 일천 오백 여명에게 스스로 느끼는 행복감을 조사한 것이었다. 점수로 환산된 결과에 의하면, 한국인이 스스로 느끼는 행복감은 ‘미’ (수, 우, 미, 양, 가 중) 정도에 해당되었다. 남성보다 여성이, 연령대가 낮을수록 더 행복감을 느낀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응답자중 행복을 결정하는 요건에 돈보다는 건강이라고 대답했지만, 소득정도나 직업의 안정성이 행복감을 결정하는데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더 재미있는 결과는 서울 시민의 행복지수가 세계의 다른 대도시 시민과 비교해서 최하위를 기록했다는 결과였다. 경제 규모만도 등수 안에 들고 인구 천만의 대도시 서울에 사는 시민들이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고 있다는 것이었다. 행복이 측정 가능하다는 심리학적 측면에서의 이론적인 연구결과라고 그냥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먼 옛날부터 ‘인간의 행복’이라는 화두는 끊임없이 이야기 되어왔고 지금도 그렇다. 우리는 왜 행복하기를 원하는가? 반면에 ‘행복한가’라는 질문에 ‘예, 아니요’ 라고 대답해야 하는 것일까? 우리가 생각하는 행복은 도대체 무엇일까? 아마도 심리학적 조사결과에 의하면 우리가 느끼는 행복은 개인적이고, 경제적이고, 사회적이고, 문화적인 행복으로 보여 진다. 그리고 그 행복이 지속되지 못하는 까닭은 외적인 조건들이 항상 똑같을 수는 없고 변화무쌍하다는데 있다. 다시말해서 물질적이고 외향적이고 상대적인 차이에 의해 개인의 행복지수가 결정되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오늘 예수님의 행복론을 루카 복음사가를 통해서 듣는다. 우리가 생각하는 행복과는 전혀 다르다. 아니 그 말씀을 직접 듣고 있었던 청중들(우리와 비슷한 행복의 기준을 갖고 있었던)에게도 생소했을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가난한 사람들, 지금 굶주리는 사람들, 지금 우는 사람들’이 행복하다고 선언하신다. 그리고는 ‘부유한 사람들, 지금 배부른 사람들, 지금 웃는 사람들’은 불행하다고 말씀하신다. 우리의 기준에서 볼 때, 참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행복의 조건이다.

마태오 복음사가는 ‘참행복’에 대한 예수님의 가르침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전해준다. 예수님께서 ‘마음이 가난한, 슬퍼하는, 온유한, 의로움에 주리고 목마른, 자비로운, 마음이 깨끗한, 평화를 이루는,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들’이 행복하다고 가르치신다. 마태오 복음의 행복론은 산 위에서 제자들에게 들려주시는 것으로 묘사되어서 그런지 조금 더 이해하기가 쉽다. 그리고 불행선언도 언급되어지고 있지 않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가난’은 ‘부’와 반대되는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상대적 차이에서 오는 결과가 아님을 알 수 있다. ‘마음이’라는 수식어가 예수님의 ‘참행복’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마태 6,3-10). ‘하늘나라, 하느님의 위로와 자비’를 받을 것이며 ‘하느님의 자녀가 되고 그분을 뵙게 될 것’이라는 해석을 통해 예수님의 행복에 대한 정의가 세상의 것과는 다르다는 것(적어도 믿는 이들에게는)을 알 수 있다. 적어도 신앙인이라 불리는 우리들에게 있어서는 우리의 마음과 정신이 어디로 향하고 있어야 하며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지에 대해 되돌아보도록 한다.

예수님의 행복선언이 카리스마적이고 아주 단순 명쾌한 논리로 세상을 꿰뚫고 있다고 한다. 과연 오늘 우리들에게도 그렇게 다가오는지, 아니면 ‘음, 좋은 말씀이지’라고 하며 행복에 관한 다른 책들이 담고 있는 내용들처럼 그렇게 흘려보내는 말씀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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