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티모테오와 성 티토 주교 기념일 2007/1/26 /여기 들어오는 모든 사람에게 평화 - 최연석 목사님

2007. 1. 26. 오후 6:02:05

글자

성 티모테오와 성 티토 주교 기념일 2007/1/26


 독서 : 2티모 1,1-8 또는 티토 1,1-5 복음 : 루카 10,1-9 


 
여기 들어오는 모든 사람에게 평화


 그때에 주님께서는 다른 제자 일흔두 명을 지명하시어 몸소 가시려는 모든 고을과 고장으로 당신에 앞서 둘씩 보내시며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그러니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주십사고 청하여라. 가거라. 나는 이제 양들을 이리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처럼 너희를 보낸다. 돈주머니도 여행 보따리도 신발도 지니지 말고, 길에서 아무에게도 인사하지 마라. 어떤 집에 들어가거든 먼저 ‘이 집에 평화를 빕니다’ 하고 말하여라. 그 집에 평화를 받을 사람이 있으면 너희의 평화가 그 사람 위에 머무르고, 그렇지 않으면 너희에게 되돌아올 것이다. 같은 집에 머무르면서 주는 것을 먹고 마셔라. 일꾼이 품삯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이 집 저 집으로 옮겨다니지 마라. 어떤 고을에 들어가든지 너희를 받아들이면 차려주는 음식을 먹어라. 그곳 병자들을 고쳐주며, ‘하느님의 나라가 여러분에게 가까이 왔습니다’ 하고 말하여라.
(루카 10,1-­9)
 
 
 ◆군부독재를 겪으면서 우리 사회에 획일적이고 전투적인 문화가 알게 모르게 스며들어왔다. 지금은 많이 사라졌지만 ‘때려잡자 ○○○’, ‘무찌르자 ○○○’ 등의 표어도 그런 문화와 맥락을 같이한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아직도 시골 담벼락에 희미하게 남아 있는 표어는 쓴웃음을 짓게 만든다. ‘이웃집에 오신 손님 간첩인가 다시 보자.’
그런데 이런 군사문화는 교계에까지 스며들어 비슷한 문화를 만들어 냈다. 대표적인 것이 가끔 지하철이나 대합실에서 마주치는 ‘예수 천당 불신 지옥’과 같은 도발적 표어다. 공격적이다 못해 협박에 가까운 이러한 표현은 사람들에게 그리스도교 일반에 대한 혐오감을 불러일으킬 뿐이다. 성경에도 이런 부분이 있다.
바오로가 개종하기 전, 다마스쿠스로 예수를 따르는 자들을 잡으러 갈 때 그 모습을 이렇게 표현한다. “사울은 여전히 주님의 제자들을 향하여 살기를 내뿜으며”(사도 9,1). ‘살기가 등등했다, 눈에 핏발이 섰다’는 표현이 더 실감날 것이다. 이라크를 침략한 미국의 모습이 그렇다. 말도 안 되는 명분을 앞세우지만 실은 ‘집어삼키려고’ 쳐들어갔던 것이 분명하다. 이러한 모습 때문에 이제 그리스도교는 ‘문명의 종교’가 아니라 ‘야만의 종교’로 격하되어 버린 것이다.
한참 전의 일이지만 그런 천박하고 야만적인 문화가 판을 치는 세상에서 어떤 찻집 입구에 작은 액자 내용이 잔잔한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여기 들어오는 모든 사람에게 평화!’ 가정이나 가게 입구에, 그리고 입국을 할 때 ‘야만적인 검색’을 한다는 모든 나라의 공항에 이 표어가 걸리고 실제로 그런 인사를 주고받을 때는 언제일까?


최연석 목사(전남 여수시 중부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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