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세례 축일2007.1.8/메시아 취임식 - 하성호 신부님

2007. 1. 11. 오전 12:16:14

글자
주님 세례 축일2007.1.8.(이사 42,1-4.6-7/ 루카 3,15-16.21-22)

복음서들이 한결같이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주님이셨지만, 세례자 요한이 베푸는 세례를 받으셨다는 것을 전하고 있습니다. 초대교회의 신자들에게 예수님이 요한이 베푸는 회개의 세례를 받으셨다는 이 엄연한 사실은 자신들의 신앙에 걸림돌이었습니다. 주님이 과연 죄의 회개를 의미하는 세례를 받으실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주님의 세례는 죄로부터 회개의 세례가 아니라, 세례를 통해 당신이 메시아 일을 공식적으로 시무(始務)하시는 메시아 취임식입니다. 세례와 함께 메시아의 공생활을 시작하셨습니다. 그분의 세례 장면을 오늘 복음은 다음과 같이 전합니다. “하늘이 열리며 성령께서 비둘기 같은 형체로 그분 위에 내리시고, 하늘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루카 3,21-22). 예수님은 하느님의 아들이십니다. 근동의 법에 따르면 아들은 아버지의 모든 권한을 상속받습니다. 그래서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하는 것은 그분이 바로 하느님이시라는 신앙고백입니다. 성령으로 충만하시고 성령과 하나이신 주님이 공생활을 통해 당신의 지상 과업인 인류의 구원을 시작하신 날이 바로 오늘 주님 세례축일입니다.

주님께서는 오늘 우리가 들은 제1독서의 말씀에 따라 민족들에게 공정을 펼침으로써 민족들에게 바른 인생길을 펼치실 것입니다. 그분은 참된 메시아이시지만 무력이나 권력으로 내리 누르는 메시아가 아니라 철저히 자신을 낮추는 섬기는 메시아이십니다. “그는 외치지도 않고 목소리를 높이지도 않으며, 그 소리가 거리에서 들리게 하지도 않으리라. 그는 부러진 갈대를 꺾지 않고, 꺼져 가는 심지를 끄지 않으리라.”(이사 60,2-3). 이 말씀은 “사람의 아들은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또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바치러 왔다.”(마르 10,45)는 말씀으로 메아리칩니다. 그분은 “통치자들을 왕좌에서 끌어내리시고, 비천한 이들을 들어 높이셨으며, 굶주린 이들을 좋은 것으로 배불리시고, 부유한 자들을 빈손으로 내치시는”(루카 1,52-53) 메시아이심을 공생활을 통해 보여주실 겁니다.

또한 주님은 십자가의 죽음을 당신이 받을 세례라 하셨습니다. 요르단 강에서 받으신 세례를 통하여 이렇게 인류의 구원을 공적으로 시작하신 구속 사업을 고난의 세례를 통하여 완성하실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주님이 시작하신 구속 사업에 동참할 뿐만 아니라 연중시기를 통하여 주님의 제2의 세례인 수난을 기념하는 사순절을 향하게 됩니다. 우리에게 시작된 구원이 완성되도록 이 시기를 열심히 살아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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