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새벽 두시> -백창우-
담 밑에 쪼그려앉아
참 오랜만에 실컷 울었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할까
언제까지 이렇게 팍팍한 가슴으로
다른 아침을 기다려야할까
하나 남은 담배에 불을 붙이며
시계를 본다
나는 얼마나 걸어왔을까
저 앞만 보고 걸어가는 초침처럼, 초침의 길처럼
같은 자리를 맴맴 돌고 있었던 건 아닐까
희망의 별은 멀리 있고
그곳으로 가는 길에 대해 말하는 이 없는데
나는 날마다 어떤 길 위에 서 있다
내 몸에 흐르는 길을 따라갈 뿐
어느 별에 이를지 나는 모른다
그렇게 걸어왔다
쓰다 만 시처럼, 내 삶은 형편없고
내 마음 어둔 방에 먼지만 내려앉지만
나는 다시 어떤 길 위에 서 있을 것이다
내 몸이 향하는 그 길 위에
* <물> -고홍석-
노자가 그랬다.
물처럼 살라고.
물은 자기를 고집하지 않는다.
밥그릇에 담아두면 밥그릇 모양으로 되고,
맥주병에 담아두면 맥주병 모양이 되고,
호롱박에 담으면 호롱박 모양이 된다.
그러면서도 물은 자기를 잃지 않는다.
더우면 얼음이 녹아 물이 되고,
뜨거우면 자기 몸 하나 주체하지 못하는
연기로 날아가고 말지만,
물은 본시 물일뿐 물 아닌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물처럼 산다는 것일까?
개울물을 따라 흘러가다 조약돌을 만나면
보듬어 안아서 갈 줄도 알고 대의에 한 몸 보태는 일이라면
드높은 절벽에서 떨어지는 것도 두려워 하지 않고
어느 산골짜기 새벽에 이름 모를 꽃잎의 이슬로 머물러야 한다면,
나 홀로 남겨지는 것도 마다하지 않아야 하겠지.
어떻게 하면 물처럼 산다는 것일까?
한 방울의 유약한 물방울로 초동들의 풀피리 위에서
이리 저리 굴려지는 몸일지라도
마지막 물 한 방울이 물잔의 물을 넘치게 한다는
냉엄한 산 교훈을 잊지 않고 살아나 볼까?
뜨거운 햇볕에 금방 하늘로 휘날려지고 마는
연기의 생으로 이 세상을 마감할지라도,
언젠가는 시원한소낙비가 되어 이 땅의 뭇 생명들과의 부활을
다시 꿈꾸어나 볼까?
* <반했어요>
어느 학교 복사실에 못생긴 여자가 들어왔다.
마침 먼저 와있던 잘생긴 남자가 복사를 하다 말고
한참 그녀를 바라보더니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반…반했습니다!”
그 말을 들은 여자는 너무 기쁘고 감격스러워서
눈을 반짝이며 어쩔줄 몰라 했다.
그러자 남자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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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 반, 반도 금방 끝납니다.”
"지식을 추구하지 말고
지혜를 추구하라.
지식은 과거의 산물이지만
지혜는 미래를 가져다 준다(인디언 람비 족 격언)."
오늘 부산 교구 서품식이 있었습니다.
똑똑한 사제보다는
성실하고 겸손한 사제 되도록
많은 기도 부탁드립니다.
♬ Blues for elise - Wolf hoffman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