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교구 김우정(베드로) 신부-
얼마 전 “괴물”이라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그냥 다른 사람들이 다 봤다니 별생각 없이 보게 되었는데, 그 중에 마음을 관통하는 대사 한 마디가 있었습니다. “새끼 잃은 부모 속 냄새를 맡아본 적 있어? 부모 속이 한 번 썩어 문드러지면 그 냄새가 십 리 밖까지 진동하는 거여” 그 대사를 들으면서 ‘부모님 마음이 저런 것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시에 저도 모르게 종종 하느님으로부터 떨어져 있었던 여러 가지 모습들을 떠올려 보게 되었습니다.
복음에서 우리는 주님을 잃고 찾아 헤매는 성모님과 요셉 성인의 모습을 봅니다. 그 마음이 얼마나 간절하고 안타까웠는지는 모든 부모님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일 것입니다. 우리는 중요한 물건을 하나 잃어버려도 그토록 애를 태웁니다. 복음의 비유처럼 잃어버린 양을 찾기 위해 남은 아흔 아홉 마리의 양을 내버려두고, 잃어버린 은전 하나를 찾기 위해 온 집안을 들춰내고 쓸고 닦습니다. 양 한 마리, 은전 하나도 그토록 귀한데, 하물며 자녀를 잃어버린 부모님의 마음이 어떤지는 능히 짐작할 수 있을 만한 부분입니다.
마침내 주님을 성전에서 찾아냈을 때, 그 부모님은 뛰었던 가슴을 진정시키며 아들에게 다가섭니다. 잃어버린 줄 알았던 자녀를 찾을 때의 그 안도감이 성모님의 말씀을 통해 전해집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대림 시기 동안 하느님께 돌아온 많은 자녀들을 기억하게 됩니다. 오랜 시간을 거쳐 돌아온 이도 있고, 잠시 다른 곳을 바라보다가 돌아선 이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돌아오지 못한 많은 가족들이 있다는 것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잠시 동안만 자녀들이 보이지 않아도 불안해하는 우리입니다. 그렇다면 아직 돌아오지 않은 자녀들을 기다리시는 하느님의 마음은 얼마나 안타깝고 간절한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성모님과 요셉 성인께서는 사흘 만에 아들을 찾았고, 우리는 때때로 잃어버린 것을 금방 찾아내고 안도하지만, 하느님께서는 아직도 돌아오지 않고 있는 당신 자녀들을 찾아다니고 계십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 집안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그들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습니다. 그들 중에는 우리의 친구도 있고, 가족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하느님께서 간절히 찾고 계시는 자녀들, 아직 하느님 앞에 나아가지 못하는 가족들을 하느님께 돌려드려야 할 것입니다. 너무나 우리를 사랑하시는 그분은 먼 옛날 성모님과 요셉 성인께서 예수님을 찾아다니던 것보다 훨씬 간절한 심정으로 우리를 찾아다니고, 기다리고 계십니다. 우리는 붉은 등이 켜진 성당의 감실에서 한숨도 잠들지 않고 우리를 기다리시는 그분의 마음을 봅니다.
성가정 축일을 맞이해서 우리는 떠나간 가족을 그분께 돌려드려야 하겠습니다. 그분께서는 분명히 떠나간 아들을 맞아주시는 아버지처럼(루카 15장) 당신의 자녀들을 반갑게 품에 안아주실 것입니다.
[강론] 하느님의 마음 부모의 마음[김우정신부님] / 2006.12.31
2006. 12. 31. 오후 2:57:36
글자
하느님의 마음, 부모의 마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