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가득찬 은총[홍성만 신부님]/2006.12.20

2006. 12. 21. 오전 12:24:26

글자
가득한 은총 중에서만 할 수 있는 응답

 

하느님께서 보내신 천사 가브리엘이 마리아를 방문하여 인사드립니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이 인사 말씀에 당황해하며 무슨 뜻일까 곰곰이 생각하는 마리아에게 천사는 하느님의 전갈을 전합니다. 아들을 잉태하게 되리라는 소식과 함께, 장차 그 아들이 야곱의 후손을 다스릴 왕이 되며, 그 나라는 끝이 없으리라는 엄청난 일을 말입니다.

 

이에, 아기를 잉태할 수 없는 '처녀'라는 자신의 처지를 맑히는 마리아에게 천사는 계속 하느님의 전갈을 들려줍니다. 그 늙은 나이에도 아기를 잉태한 엘리사벳을 보라고 하며,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은 안 되는 것이 없다고 합니다. 이 말을 들은 마리아가 대답합니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그러자 천사는 마리아에게서 떠나갑니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처녀가 임신을 하면 돌로 쳐죽이는 당시의 분위기를 모르지 않았던 마리아, 더욱이 요셉과 정혼한 마리아, 이러한 처지에 있는 마리아가, 아무리 하느님의 일이라 하더라도 처녀로서 아기를 잉태한다는 것을 어떻게 순순히 받아들일 수 있었을까? 혹시 얼떨결에 대답한 것은 아닐까? 의심도 해 보지만, 마리아의 대답을 듣고야 떠나는 천사를 보니,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러면 무엇이 마리아에게, 마리아의 무엇이, 이토록 엄청난 일을 소박하고도 순수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하였을 까? 그 무엇이!

 

그것은 한마디로 마리아의 '가득 찬 은총'의 지위입니다.


'가득 찬 은총'이란 구절이 성경 전체에 걸쳐 여기에서만 쓰인다는 사실은 매우 큰 의미가 있습니다.

 

은총의 지위에 있다는 것은 하느님 앞에 깨어 있는 상태입니다.


은총이 가득 찼다는 것은 하느님의 빛이 관통한 만큼 투명한 상태입니다.


이렇게 투명한 상태에서는 하느님께서 하시고자 하는 일의 뜻이 분명히 식별됩니다.

 

마리아는 '가득 찬 은총'으로 하느님께서 자기를 통해 하시고자 하는 일을 너무나도 분명하게 감지합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 하시고자 하는 일을 받아들이는 데 있어서 예견되는 그 어떠한 장에도, 고통도, 그녀를 가로막지 못합니다. 고통과 시련의 명백함보다는 천사를 통해 하시는 하느님의 말씀이 더욱 명백하게 감지되는 마리아입니다.

 

'가득 찬 은총' 속에서 마리아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마리아의 이 대답이야말로 믿는 우리 모두가 응답해야 할 최후의 목표입니다.

 

그런데 이 응답은 은총의 지위를 누리는 만큼만 할 수 있는 대답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그만큼만 하느님과 친교를 나눌 수 있습니다.

 

이 순간 성모님께 전구합니다.


'자기 소멸'이라는 그 어떤 것이 두려워 주님께 나 자신을 전폭적으로 맡기지 못한 나머지, 마음 깊은 데서부터 온전한 대답을 드리지 못하는 저를 위해 간구해 달라고 말입니다.

 

천주의 성모여, 이제와 우리 죽을 때 우리 죄인을 위해 빌어주소서. 아멘

 

                                                   -홍성만 신부-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강론 묵상 모음집

목록 전체보기 →
[묵상] 용서는 거저 베푸는 행동[A.첸치니] /2006.12.2006.12.21조회 33[묵상] 더 좋은 것 /2006.12.2006.12.21조회 33[묵상] 가득찬 은총[홍성만 신부님]/2006.12.2006.12.21조회 33[묵상] 무덤속의 고해 성사[김영진 신부님] / 2006.12.2006.12.21조회 32[강론] 우리가 추구해야할 것은[이찬홍신부님] / 2006.12.2006.12.21조회 33[묵상] 네가 임신하여[유광수신부님] /2006.12.2006.12.21조회 33대림 제3주간 수요일 2006-12-20 /성모님께서 하신 응답을...- 한창현 신부님06.12.21조회 34[동영상] TV 매일미사 2006년 12월 20일 대림 제 3주간 수요일06.12.21조회 34의견존중- 성모영보의 표징 / 허윤석 신부님 /2006.12.2006.12.21조회 34다해 대림 제 3 주간 수요일./“하느님께는 불가능한 것이 없습니다.” - 조성호 신부님06.12.21조회 342006년 12월 20일 수요일/[묵상] ♥부활의 생명으로 투명해진 ‘제8일’이라는 차원...김홍언신부님06.12.21조회 33어머니의 기도 - 허윤석 신부님 / 2006.12.2006.12.21조회 34다해 대림 3주간 / 행복과 불행 - 이찬홍 신부님06.12.21조회 33<12월 20일> 이것이 은총 받은 사람의 모습입니다/ - 이기양 신부님06.12.21조회 332006.12.20.수/공평하신 하느님 - 민경철 신부님06.12.21조회 33하느님의 섭리를 받아들이는 자세 /2006.12.2006.12.21조회 34대림 제3주간 수요일 2006년 12월 20일 / “말씀하신대로 이루어지기를” - 남상만 신부님06.12.21조회 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