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한 아들에게(펌)

2006. 2. 2. 오전 9:39:31

1
글자

내 손은 하루 종일 바빴지.
그래서 네가 함께 하자고 부탁한 작은 놀이들을 함께 할 만큼 시간이 많지 않았다.
너와 함께 보낼 시간이 내겐 많지 않았어.

난 네 옷들을 빨아야 했고, 바느질도 하고, 요리도 해야 했지.
네가 그림책을 가져와 함께 읽자고 할 때마다 난 말했다.
"조금 있다가 하자. 얘야."

밤마다 나는 너에게 이불을 끌어당겨 주고, 네 기도를 들은 다음 불을 꺼주었다.
그리고 발끝으로 걸어 조용히 문을 닫고 나왔지.
난 언제나 좀 더 네 곁에 있고 싶었다.

인생이 짧고, 세월이 쏜살같이 흘러 갔지 때문에 한 어린 소년은 너무도 빨리 커버렸지.
그 아인 더 이상 내 곁에 있지 않으며 자신의 소중한 비밀을 내게 털어 놓지도 않는다.

그림책들은 치워져 있고 이젠 함께 할 놀이들도 없지.
잘 자라는 입맞춤도 없고, 기도를 들을 수도 없다.
그 모든 것들은 어제의 세월 속에 묻혀 버렸다.

한때는 늘 바빴던 내 두 손은 이제 아무것도 할 일이 없다.
하루 하루가 너무도 길고 시간을 보낼 만한 일도 많지 않지.
다시 그때로 돌아가,

네가 함께 놀아 달라던 그 작은 놀이들을 할 수만 있다면...

댓글 2

  • 2006년 2월 3일 오후 10:57

    바로 그 '순간'이 중요하군요. 어제도 내일도 아닌 바로 오늘 그 '순간' 소중하게 보내야겠네요. ^^

  • 2006년 2월 15일 오후 12:15

    저도 동감입니다. 강상열님! 조혜숙님!! 여기서 같이 묵상하고 반갑습니다.

좋은글나누기

목록 전체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