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

2008. 2. 14. 오후 3:55:56

글자

            
                     숭례문.


                        그렇게 
                        육백여 星霜 내내
                        비바람에도 꿈쩍하지 않는
                        바위처럼
                        밤이나 낮이나
                        세상 길목에 앉아 있으면서 
                       
                        내 몸 짓밟고                        
                        지나가던 汚辱의 세월
                        두 눈 감고서도 다 보았고  
                                           
                        이 설운 땅에 붙박이 되어
                        내 애간장 도려내던
                        너희들의 긴 한숨 소리 
                        두 귀 막고서도 다 들었다.  
                           
  

                        그 세월 동안                            
                        관악산의 뜨거운 火氣 
                        온 몸으로 막아내면서도
                        이 땅과 너희들에 대한 근심으로                                             
                        어느 하루 잠 편한 날이 없었다. 
                        거기다가 지금은
                        왜놈에게 팔다리 다 잘리고
                        가슴만 남아 愁心이 더욱 깊어졌는데
                       
                        돌아보면,
                        생 난리통에
                        너희들의 고통을 몰라라하며
                        밤중에 도둑처럼 
                        나를 밀치며 도망갔던  
                        고관대작과 임금이 어디 한둘이었겠느냐마는 
                        심지어
                        너희들 끼리도 미워하고
                        너희들 끼리도 서로 죽이지 않았더냐.                                            
                         
 

                        이제
                        너희들의 끈적끈적한  피눈물로 
                        흥건히 적시었던  내 가슴 열고
                        수천 년 넘게 쌓아놓은 
                        너희들의 서럽고서러운 恨을 거두어
                        시뻘건 불길 속에 모두 살라 버리고  
                        나                      
                        덩실덩실 어깨 춤 추며 
                        설움 없던 처음으로 돌아가나니
                        
                        나를 슬퍼하지 말아라,
                        슬퍼하고
                        부끄러워 할  것은 
                        崇禮에 무심한 바로 너희들 자신이니라.
                                                                 
                        이 겨울
                        내 몸은 비록  한 줌의 재가 되어
                        그 추운 거리를  덮어주겠지만
                        자유로운 내 넋이야                        
                        정 많고 눈물 많은 너희들을                        
                        어찌 잊을 수 있을거나.
                                                                                                                                     
                                              
                           이레네오.

댓글 3

  • 2008년 2월 17일 오전 9:02

    이레네오 형제님, 역사의 恨을안고 버티었던 웅장한 자태는 火魔로 넋이되어 떠났군요 崇禮門全燒 를 바라보며 대한민국 국민은 가슴이 찢어지는 아픔이었을 것 입니다 저도 고향이 서울이라 태어나서 60여년가까이 늘 보면서 살아왔는데....복원이된들 원래의 그 뿌리 자체가 될수는 없는것이 아니겠어요...!! 삐뚤어진 생각을가진 한사람에 소행으로 600년역사를 지켜온 대한민국 자존심을 짓 밟아버린 현실앞에 우리는 茫然自失 할 뿐입니다....

  • 2008년 2월 17일 오후 7:18

    한 老人의 老妄인가.... 匹夫之勇인가.... 火魔의 鎭火를 가지고 또 떠들어 대며 그것도 하필이면, 戊子元旦에 왠 靑天霹靂인가....올바른 價値觀만 심어졌더라면....... 어이,어이,어이,어이~

  • 2008년 2월 28일 오후 1:05

    아! 숭례문 . 하얀 국화꽃으로 떠나는 혼 달래려다가 마음을 바꾸어 새빨간 장미 한송이 들고 시들지 않기를 염원하는 마음으로 흐르는 내 눈물에 적셔 그 앞에 바치고 왔지요. 의붓어미처럼 다시 복원 되는날 우리들의 한숨 소리 또 다시 당신의 애간장 도려낼지라도 외면하지 마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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