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사람은 의사의 필요성을 별로 느끼지 못합니다만 한번 아프고 나면 의사의 도움이 얼마나 절실한지를 깨닫게 됩니다. 저는 건강이 별로 좋지 않아 병원 신세를 많이 졌습니다. 병원에서 중요한 검사를 하고 나면 그 결과를 기다리는 것이 시험 결과를 기다리는 것과는 견줄 수 없을 정도로 초조하고 긴장이 됩니다. 그럴 때마다 “주님, 이번 한번만 참아 주세요. 저에게 건강을 주시면 착하게 살겠습니다.” 하고 주님께 기도드렸습니다. 저는 저의 기도가 한편으로는 주님과 흥정을 하는 것 같아 부끄러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인간은 약하고 부족할 때 하느님의 필요성을 더욱 절실하게 느끼게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 같은 사람들은 완벽주의자들입니다. 그들은 모든 것에 방어망을 쳐 놓고 문을 닫고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하느님마저도 자신들에게 다가오시지 못하게 합니다. 반면에 죄인들은 자신의 생명이 하느님의 손에 달려 있음을 느끼며 살아갑니다. 죄는 자기 자신이 얼마나 나약한 인간인지를 인정하게 합니다. 그리하여 죄는 사람이 하느님께 의지하도록 하며, 마침내 하느님의 용서와 사랑을 체험하게 합니다.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이를 깨닫고 “오, 복된 죄여!”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을 향해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불러 회개시키러 왔다.” 하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타락의 극에 이른 인간의 내부에도 천사로 바뀔 수 있는 본성이 있음을 보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죄인들이 자신의 나약함과 한계를 깨닫게 하여 그들을 하느님의 품으로 돌아오게 하셨습니다. 예수님의 크신 사랑은 죄인을 회개시켜 새로운 사람으로 변하게 만드는 힘입니다. 마찬가지로 예수님께서는 수없이 넘어지고 부서지며 살아가는 우리를 사랑하시고 우리가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위로와 용기를 주고 계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