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붙어 있으면서 열매를 맺지 않는 가지는 아버지께서 다 쳐 내시고, 열매를 맺는 가지는 모두 깨끗이 손질하시어 더 많은 열매를 맺게 하신

2016. 4. 27. 오후 4: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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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붙어 있으면서 열매를 맺지 않는 가지는 아버지께서 다 쳐 내시고, 열매를 맺는 가지는 모두 깨끗이 손질하시어 더 많은 열매를 맺게 하신다." (요한 15,2)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그분의 몸인 교회 공동체(=포도나무)의 지체(=가지)입니다. 우리가 그분의 몸에 붙어만 있다면 얼마든지 노력에 따라 열매(=성과)를 맺을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착각할 수 있습니다. 열매란 내가 노력해서 맺은 것이긴 하지만, 사실은 하느님께서 나라는 도구를 통해서 이루신 열매라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열매는 내가 이룬 성과라기보다는, 하느님께서 당신의 계획을 이루시도록 내가 열심히 노력하여 그분의 쓰임을 받았다는 의미입니다. 열매란 나의 성과가 아닙니다. 열매란 오로지 하느님의 계획에 따른 결과물인 것입니다.

남성분들의 경우, 한 번쯤은 항공기를 조종해보고 싶다는 소망이 있었을 겁니다. 저 역시도 어렸을 적 <파일럿>이라는 항공 드라마를 보면서, 항공기를 조종하면 어떤 기분일까 상상의 나래를 펼쳤던 기억이 납니다. 항공기에는 여러가지 종류가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여객기'와 '전투기'를 들 수 있습니다.

조종사가 항공기를 조종하다 보면, 자주 '비행 착각'이라는 것을 일으키게 됩니다. '여객기'의 경우 같은 고도에서 방향을 틀어 회전을 할 때에, 속력을 내면 여객기가 자꾸 위로 올라가는 것처럼 느껴지고, 반대로 속력을 늦추면 여객기가 자꾸 아래로 떨어지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합니다. '전투기'의 경우 마치 묘기를 부리는 것처럼 공중에서 빙빙 돌면서 한참을 날다 보면, 하늘도 푸르고 바다도 푸르기 때문에 어느 쪽이 하늘이고 어느 쪽이 바다인지 구별을 잘 못해서 당황할 때가 많다고 합니다.

훈련된 조종사에게도 '비행 착각'은 어려움으로 다가옵니다. 같은 고도에서 날고 있어도, 위로 올라가는지 아래로 내려가는지, 어느 쪽이 하늘이고 어느 쪽이 바다인지, 구별이 잘 되지 않을 때 이를 해결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 방법은 무엇일까요? 자신의 감각만을 믿고 판단하기보다는, 반드시 항공기의 계기판을 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감각만을 믿다가는 착각을 일으켜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계기판이 없는 항공기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착각은 곧 사고로 이어질 수 있음을 조종사는 명심해야 합니다.

우리의 신앙도 마찬가지입니다. 신앙생활이란 나에게 주어진 과제를 내가 수행하는 나만의 시간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신앙생활은 하느님께서 당신의 계획에 따라 내게 허락하신 시간입니다. 내게 허락하신 시간이므로 그분이 당장에라도 거두어 가실 수도 있고, 그 시간을 연장시켜 주실 수도 있는 것입니다. 내 맘대로 내 뜻대로 신앙을 살아가는 이들은 '신앙 착각'이라는 바로 이 문제에 빠져있는 사람들입니다. 우리 역시도 언제든 '신앙 착각'에 빠질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계획을 무시하고 그분께 영광을 돌리지 않으며, 오로지 내 뜻만을 중요시하면서 나의 명예를 세우다 보면 어떻게 될까요? 내가 도착하는 곳은 분명 천국이 아닌 지옥일 것입니다.

내가 '신앙이라는 항공기'를 조종할 때, '하느님의 계획이라는 계기판'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요? 내가 조종하는 방법이 천국으로 올라가고 있는 선행인지, 지옥으로 떨어지고 있는 악행인지 구별하지 못하는 상황을 초래할 것입니다. 또한 하늘과 바다의 색깔이 비슷하듯이 내 눈에는 천국과 지옥의 색깔이 비슷하게 보이기 때문에, 이를 구별하지 못하여 분명 당황해 할 것이고 위험천만한 조종을 하게 될 것입니다. 결국엔 큰 사고가 발생할 것이 뻔합니다.

계기판을 보고 상황을 판단하여 안전하게 조종을 하는 조종사처럼, 우리 역시도 신앙인으로서 늘 하느님의 계획을 기준으로 삼아 내가 가야 할 방향이 어디인지를 제대로 알고 나아가야 하겠습니다. 영적인 항공기를 조종할 수 있는 기회와 시간은 항공사 회장님이신 하느님께서 허락하신 선물임을 명심하면서, 내가 조종하여 얻은 성과 즉 그 열매를 모두 항공사 회장님에게 바치며 그분께 모든 영광을 돌려드려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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