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MY 티셔츠~^o^

2000. 9. 4. 오후 10: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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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펀글이에염.. 읽구서.. 저두 새로운걸 알았네염...

 

      유행이란 것은 참 신기하죠. 특히 우리나라의 유행은. 누가 뭘입었다하

      면 순식간에 거리가 온통 그와 같은 종류로 넘쳐나니.  올 여름 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반팔 티셔츠만으로 충분한 이 계절

      에도 눈에띄는 단어가  젊은이들의 가슴 복판에 새겨져 있습니다. 바로

      ’ARMY’라는 글자죠.

 

      밋밋한 바탕에 큼지막하게 새겨진 ’ARMY’라는 글자.  요즘 나오는 바탕

      색은 별별색색인데, 원본은 회색입니다.  이 디자인의 정체는 미육군의

      운동제복 아침 체육활동시간에 입는 복장입니다.  그 외 시간에도 입을

      수는 있지만 대개의 그 쪽 종사자는 그러질 않죠.  보기만 봐도 지겨우

      니까. 게다가 요즘은 그 보다 개량화된 활동복이 등장해서 요즘걸 대체

      하는 시점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군대에 대해선 기피를 넘어서 혐오하는 젊은이들이  왜 이렇게

      많이 이 옷을 입고 다닐까요.물론 그게 고등학교 때의 체육복 수준보다

      는 낫긴 합니다. 그리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 옷이 우리나라에 주둔한

      다른나라 군대의 한낱 ’땀복’이라는 걸 모르겠죠.  단지 "우히히, 이쁘

      잖아요"라는 이유로 입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거나,우리의 그 ’유행’으로

      인해 덩달아입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고요.  하지만 거기엔 단지 이뻐서

      라는 가벼움만으로는 넘어갈 수 없는 서글픔이 있습니다.

 

      이 나라에 있는 소위 서양인은  요즘 밖에 나가기가 무섭습니다.  한창

      그들을 향한 집회의 열기가 높아서이죠.  그네들의 시각에선 동양의 한

      미개한 조그만 나라를 도와주러온 그 잘난 우리들에게 죄그만 녀석들이

      이럴 수가 있냐면서 괘씸해합니다. 그러는중에 어떤 서야인들은 그나마

      다행이라는듯 이런 말을 하더군요. 오늘 자기네들을 응원해주는 사람들

      을 봤다고.  바로 그 ’ARMY’티셔츠를 입고 있더라고. 이런 경우에는 달

      리 대꾸할 말이 없죠.

 

      얼마전 학 벽안의 신부가 돌아가셨죠.  서로베르토 신부님이라고. 전도

      온 이후 평생 이 땅의 민중을 위해 살다  이 곳에서 세상을 뜬 참 사제

      입니다.  근래에는 매향리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셔서 시위의 선두에 서

      곤 하셨습니다.  물론 저도 그 분의 존재를 알게 된 건  얼마전 방영된

      방송에서 본 것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그 분이 굳게 다문 입술로 대사

      관 앞에앉아계시다  우리 전경에 의해 들려서 끌려나가면서도 태산같은

      위엄을 보여 주던 장면이 아직도 인상에 남습니다. 암에 의해 돌아가시

      기 직전에도 매향리는 어떻게 되었냐고 물어보셨다던데, 가슴이 아리면

      서도 이 땅을 사는 이로서 많은 부끄럼움을 느꼈습니다.

 

      지금 거국적으로 애국을 이야기하자거나 주한미군철수를 주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적어도 이 땅을 살아가는 젊은이라면 우리나라에서 무슨 일

      이 일어나는지는 알아야되지 않나 하는 생각에서입니다.  아니 한 인간

      으로서 몇십년 동안을 세대를 거쳐 할아버지가 그 자식에게 또 그 자식

      이  그 후손에게 똑같은 고통을 넘겨줄 수 밖에 없는 곳의 아픔을 이해

      는 할 수 있어야하지않나라는 마음에서입니다. 그것도 자신들을 지켜주

      길 거부하고 다른 나라 군대를 지켜주는 우리의 경찰을 보아야하는  그

      사람들의 심정을,  주권국가이길 거부하는 대한민국의 일원으로서의 한

      탄을 말이죠.

 

      무겁게 주한 미군 철수를 논하거나 머리 아픈 SOFA 협상을 논하지는 않

      더라도,  이 땅을 사는 같은 사람들에게 최소한의 관심을 돌릴 수 있진

      않을까요. 같은 하늘 같은 시간을 공유하는 사람으로서. 그렇게 조금만

      신경을 쓴다면 그리 큰 진지함에서가 아니더라도 "ARMY 티 나쁠거 뭐에

      요"식의 반응은 적어도 안 나오질 않을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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