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미 고1 때 수학이란 것을 포기했다. 어차피 안되는 수학, 차라리 그 시간에 다른
공부를 하는 것이 훨씬 더 나에게 이득이 되리란 생각 때문이었다.
(참고로 내 수능 수학 점수는 한자리다. 물론 그 덕에 다른 건 잘 봤다.)
가끔..."선생님 혹시 이거 아세요???"
하며 수학 문제를 가져오는 아이들이 있다. (정말 싫다!)
오르고 또오르면 못오를리 없다는 말만 순진하게 믿고 나름대로 나도 수학 공부를 해보려고 애썼던 시절이 있었다.
풀다 풀다 모르겠으면 해답을 살짝 들춰보래서 해답을 살짝 들춰봤었지... 근데 도대체 준식이가 누굴까?
문제에는 숫자만 나와있지 ’누가 뭐를 어떻게 했다고 했을 때에...’하는 문장제가 아닌데, 해설에는 자꾸 준식이가 나와서 문제를 푼다.
어느 문제지를 보든 해설엔 늘 등장하는 준식이...
어느 출판사의 문제지에나 해설에 독점 출연해서 모든 단원의 문제를 척척 푼다.
문제지 머리말부터 뒷표지까지 꼼꼼히 읽어봐도 알 수 없었던 준식의 정체...
오늘은 다운이라는 아이가 "혹시 이거 아세요...?"라며 수학 문제지를 가져왔다.
"으음... 그러고보니 아마도 내가 준식이의 정체를 뒤쫓는데 지쳐 수학을 포기한 것같다."
"준식이가 누구예요?"
"그런 애가 있어. 해설에 보면 늘 나와."
"선생님 준식은 @#$%%$#@#잖아요!!"
쳇...
제길...
준식씨. 당신의 정체는 이렇게 허무한 것이었군요.
지난 10여년간 전 당신의 모습을 그리며 알수없는 숫자들과 기호들 사이에서 방황할 때면 늘 당신이 내 앞에 나타나주길 기도했었답니다.
준식님이시여. 강림하시어 이 문제들을 해설에서 보여주셨던 바와 같이 척척 풀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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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만에 밝혀졌다. ’줄여놓은 식’이란다.
불친절한 출판사들... ’줄여놓은 식’이 준식이라고 각주라도 하나 달아줬으면 나 어쩌면 수학 포기 안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인생은 이리도 허무한 것이란 말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