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지!! 내가 누구여요??

2000. 8. 7. 오전 11: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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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희년이 시작되고 어느덧 여름이 거의 지나가고 있습니다.

 

첨에는 새로운 세기가 시작되었다는 기쁨과 함께 새로운 한해에 대한 기대가 높았건만 어느 순간에서부턴가 머리속이 텅 비어버렸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더군요.

 

여름이 시작되고, 학기가 끝나고, 캠프준비가 시작될 무렵.....제곁에는 앰프가 없으면 소리도 제대로 나지 않는 기타가 한대 주어졌습니다.

’그래.....내 비록 실력은 높지 않지만 너의 소리를 곱게 다듬어주마......’

그렇게 저의 2000년 여름은 시작되었습니다.

 

제 머릿속에는 온통 성가로 꽉 들어차 있었고 그넘이랑 함께 만들어가는 소리를 어떻게 하면 더 잘 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매일매일 그넘을 만나서 데이트를 하고, 이야기를 하고, 함께 소리를 만들어내고.......

 

결국 수많은 과정을 거쳐 많은 사람들 앞에서 나와 그넘의 소리를 들려주었고......그렇게 저의 여름은 끝이 나고 있었습니다.

 

캠프가 끝나고......역삼동에서 다시 그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자 이제부터 새로운 시작이구나.....’

그러나.....뭔가 달랐습니다. 왜 예전같은 기분이 들지 않는 것일까요......

아무리 그넘과 같이 있고, 데이트를 하고, 소리를 만들어내도......머리속이 텅 비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마치 제가 기계처럼 느껴지더군요.......내가 도대체 누꼬?? 밥을 먹어도 먹은 것 같지 않고....이야기를 해도 암생각두 없어지고....하루하루의 생활이 아무리 생각해도 사람이 사는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역시 저를 생각해주시더군요.....아부지!!!.....일요일에 비로소 해답을 얻게 되었습니다. 다른건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고 신부님 강론시간에 신부님께서 강조하셨던 말씀이 제 뇌리를 울렸습니다. "울아부지는 기도하면 다~~~들어주신다~~!!"

 

그동안의 생활을 돌이켜보면 레지오 단원임에도 불구하고.....뭔가에 쫓겼는지는 모르겠지만(아마 그리 대단하지 않은 것일겁니다) 기도를 멀리했다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기도는 제 생활의 일부였는데......(아마 믿지는 않으시겠지만....)......가만 생각해보니 머릿속이 멍해지기 시작할 때부터, 아니 기도를 멀리하기 시작할 때부터 머릿속이 멍해진 것 같기도 했습니다. 오! 이런......내가 그런 커다란 실수를 하다니......

 

그리고 또 하나.....

누군가 건네준 편지......그리고 성가......에 또한번 제 가슴에 비수를 박는 충격적인 이야기가 적혀있더군요......

"사랑이 없으면.....천사의 말을 한다 할지라도.....나는 울리는 징과 같습니다....."

 

그동안 저는 사랑이라는 단어와 기도라는 단어를 제 맘속에서 지우고 살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제 머릿속은 텅 비어버렸고 모든 말과 행동은 가식적이며 기계적인 습관에 의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던 것입니다.

 

......

 

아부지!! 내가 누구여요??......대답좀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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