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과 악 분별력을 잃은 한국의 종교인들

2010. 10. 4. 오후 2: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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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계의 좌파적 특징은 사실 이상할 것 없다. 소수자와 약자 사랑과 자비 그리고 연민이 특질인 종교는 평등과 분배가 우선인 좌파성향과 맥을 같이 한다. 문제는 한국 종교계의 친북이며 더 정확히 말하면 친김정일 행태이고 수령독재라는 절대적 악에 대한 관용을 종교로 포장한 위선에 있다.

북한은 헌법 상 두 가지 개념을 갖는다. 하나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북한정권이고 또 하나는 그곳에 살고 있는 2,400만 동포들이다. 우리 헌법에 의하면 북한정권은 해체시켜야 할 반국가단체이며 북한주민은 해방시켜야 할 대한민국 국민이다. 북한정권과 북한주민이 해체와 해방의 대상으로 구분되므로 우리 국민이 친북하려면 북한정권이 아니라 북한주민에게 해야 한다. 민족공조와 민족주의의 대상도 북한정권이 아닌 북한주민이다. 따라서 진정한 종교적 양심은 폭압자인 북한정권에 분노하며 폭압당하는 주민에게 사랑과 자비와 연민을 느껴야 옳다.

그런데 안타깝고 어이없게도 이 땅의 절대 다수 종교인들은 오직 폭압자에게만 관심을 기울인다는 사실이다. 살려달라고 울부짖는 북한주민들 절규에는 눈 감고 귀도 닫고 북한정권을 유지하고 강화하고 연장시키는 일에만 정력을 쏟고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한국 종교계의 주 분위기는 북한주민에 무관심하면서 북한정권을 자극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종교계 레프트 코드의 스펙트럼은 다양하다. 지난 8월 밀입북한 한상렬 한국진보연대 상임고문처럼 김정일 정권을 종교보다 위에 두는 자들도 있다. 광주 망월동 5·18 묘역에서 단식철야기도 중 “하나님 명령을 듣고 평양에 갔다"는 한씨는

“이명박이야말로 천안함 희생자들의 살인원흉...민족 반역자 이명박을 역사의 심판대에 세워야 한다...(북한의) 선군정치가 호전적이 아니라 평화적임을 확실히 깨달았다.(2010년 6월22일 평양 밀입북 후 도착성명)”고 주장했다. 진보도 좌파도 아닌 김일성 왕조를 향한 맹목적 충성 발언이었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문규현 신부는 98년 평양통일대축전에 참가하여 김일성 시체가 안치된 금수산궁전 방명록에 “김주석의 영생을 빈다”고 썼다. 또 그는 2004년 8월13일‘8.15  59돌 종교인 통일·평화선언’ 에서도 한국이 탈북자 입국을 허용한 것을 북한정권에 “사과할 것”을 요구했고 김일성 사망을 “서거”로 높인 뒤 조의를 표하기 위한 대표단 방북을 금지한 데 대해 “사죄하라"고 했다.

문규현 신부의 친형 문정현 신부는 “미국에 예속되어 사느니 차라리 이 자리에 주저앉아 죽겠다.(2002년 3월12일)"  “미군부대만 지나가면 저주의 마음이 든다.(2002년 9월30일)”  “한국민은 인간백정 주한미군을 반드시 한국 재판대에 세울 것(2002년 11월21일 동두천 여중생 추모집회)”  “국가보안법을 찬성하는 종교인들을 보면 꼭 마귀를 보는 것 같다.(2004년 9월16일)”는 등 그가 과연 종교인인지 의문스러울 정도다.

 
적극적인 친북과 반미가 아니라고 해도 종교계의 기본 흐름은 주민이 아닌 정권을 돕는 것이다. 소위 인도적 지원을 주장하며 정권을 돕는 종교인들은 “북한에 종교의 자유가 있다”는 황당한 주장부터 “그래도 주민에게 약간은 돌아간다”는 궁색한 변명까지 다양하지만 그러나 속내를 살펴보면 동족의 아픔에 둔감한 완악한 마음과 정권을 도와야 남한에 평화가 온다는 이기심 그리고 사상적으로 북한에 동조하는 반역적 이데올로기 등 다양하다. 하지만 이유가 무엇이든 내가 아닌 남을 살리고 돕는 종교적 신성과는 거리가 멀다.

예컨대 기독교계가 북한의 가짜 기독교 단체인 '조그련'을 통해 1998년부터 2002년까지 전달된 금액은 683억 원에 달한다. 2003년 이후 훨씬 더 많은 대북지원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공식통계는 나오지 않는다. 기독교연합체에 확인을 요청해도 외부에는 알려주지 않는다. 개별 교회 차원서 이뤄진 지원이 많아 집산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수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추정치만 있을 뿐이다.

대북지원 중 현금은 당연히 달러로 지원된다. 북한의 일반주민이 1달러로 한 달을 살 수 있음을 고려하면 현금지원은 북한의 가치로 환산할 때 곱하기 100을 해야 한다. 따라서 683억 원은 북한 돈 가치로 최소한 6조8300억 원이고 수조 원은 수천 조원에 이른다는 계산이다.‘햇볕정책’은 한국교회의 소위 ‘인도적 대북지원’이고 북한정권을 유지시켜주는 원동력은 한국의 교회라는 평가도 틀린 것이 아니다.


김정일의 통치자금이 말라가면서 남한사회에 인도적 대북지원 주장도 높아지고 있다. 북한주민에 대해선 냉담하기 짝이 없지만 북한정권을 향한 남한 종교인들의 열정과 염려는 가히 탄복할 수준이다. 2010년 6월17일 천안함 희생자들의 피가 마르기도 전에 5개 종단 527명의 종교인들은 남북정상회담과 인도적 대북지원을 촉구했다.

2010년 6월17일 527명의 종교인들로 구성된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 모임’은 서울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에서 “이번 6.2 지방선거 결과를 보면 국민들 대다수가 현 정부의 대북 강경일변도정책을 강하게 거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지금 이 시점에서 한반도 긴장 해소를 위해 가장 시급한 일은 남북 정상이 직접 만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놀랍게도 이 성명은 북한정권의 천안함 폭침에 대한 비판은 한 줄도 없었다. 오히려 “3월26일 발생한 천안함 침몰사건으로 남북 간에는 물론이고 남한 사회 안에서도 서로를 불신하고 반목하는 상황이 극대화되고 있다”며 북한의 도발을 침몰사건 즉, 단순한 해난사고인 것처럼 주장했다.

또 “일부 종교/사회/정치인들은 북한에 대한 증오와 분노를 품고 북한을 상대로 전쟁까지도 불사해야 한다는 말을 서슴없이 하고 있다. 이렇게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갚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행위는 나라와 민족의 역사 앞에 큰 잘못을 저지르는 일”이라며 대북응징론자들을 맹비난했다.

성명은 이어 “남북 군사 대결 구도로 말미암아 우리까지 북한 동포들 고통을 외면함으로써 지금 북한 동포들은 남북 갈등의 최고 희생자가 되어 아사 직전의 상태에 놓이게 되었다”고 주장하면서 북한인권 참상에 대해선 한 마디도 언급치 않았다. 20만 명 이상 죄 없이 수감돼 있는 정치범수용소에 대해서도 말하지 않았다. 인간노예로 팔려 다니는 수십 만 탈북여성에 대해서도 침묵했다. 매년 5천 명 이상씩 강제로 송환되는 문제도 또 송환 후 겪게 되는 강제낙태와 영아살해 같은 끔찍한 고문의 중단도 촉구하지 않았다.

북한주민의 빼앗긴 자유와 생명 인권에 대해선 철저히 침묵하면서 어디로 가는지 알 수도 없는 지원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우리의 동족 누이들이 지금 당장 겁탈당하고 유린당하고 있는데도 식량만 주라는 것이다. 달콤하고 그럴싸한 논리로 악에 대한 공분(公憤)과 그리고 북한의 불편한 진실과 본질적 문제를 외면하게 만드는 이 성명은 잔인할 정도이다.

당시 성명에는 좌파성향 목사들 뿐 아니라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원로목사 소망교회 곽선희 원로목사 및 노무현 정권 당시 반핵/반김 국민대회 등을 이끌었던 길자연(왕성교회) 목사와 김성영 전 성결대학교 총장 박성민 목사(CCC 대표) 등 온건한 성향의 목사들도 상당수 참여했다. 준비위원으로는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을 지낸 인명진 목사를 비롯해 김대선 교무 김명혁 목사 김홍진 신부 박경조 주교 박종화 목사 법륜 승려 등이 참가했다. 


한국의 종교인들이 북한정권이라는 절대 악에 관용하면서 선과 악에 대한 분별력을 잃고 있다. 안보와 법치를 파괴하는 깽판세력과 연합하고 무질서와 혼란의 향도 노릇을 자처하기도 한다. 한국의 고질적 병폐가 되어버린 불법시위 폭력집회 중심에는 어김없이 기독교/천주교/불교의 거룩한 의복을 걸친 종교인들이 자리해 있다. 500명 넘는 경찰을 다치게 만들고 경찰버스 180대를 불태운 2008년 촛불난동에 대해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참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폭도들을 옹호한 천주교 사제들이 대표적이다.

한국의 종교인들 특히 김정일 세력을 가장 많이 돕는 개신교 교회가 진정 참회하고 다짐해야 할 일은 북한 지하교인에 대한 침묵과 외면이다. 북한에서 기독교 신앙은 곧 죽음이다. 북한정권은 ‘지하교인’으로 불리는 기독교인을 필사적으로 탄압해왔다. 한국의 교회가그 지하교인에 대해 침묵한 채 지하교인을 탄압하는 북한정권을 가장 열심히 돕는 것은 치욕적인 일이다. 심지어 2009년 한국의 대표적 교회가 대거 참여한 3·1선언문에 나오듯 지하교인을 처형하고 폭압하는 북한을 비판한 죄악(?)을 대립과 갈등의 모습이라며 회개하라는 주장은 종교적 선언이 아니라 정치적 선동이다.

필자는 이 글을 종교계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갖고 쓰고 있다. 필자가 그들의 마음을 상하게 하고 상처와 망신을 주려는 목적에서 쓰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 외치는 정의와 사랑이 2010년 한반도에서 무엇을 뜻하는지 진심으로 깨닫게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래서 임박한 북한정권의 붕괴에 대비하고 자유로운 민족통일과 풍요로운 북한재건의 미래를 함께 준비해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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