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에서 접기로 합니다

2007. 1. 8. 오후 6:18:59

1
글자





이쯤에서 접기로 합니다 

                         /양애희 
                                



터덜터덜 사슴같이 따뜻한 눈
시린 눈물로 얼룩져
흐린 흔적으로 남기전에


사랑으로 끌고온 길
가슴에 시든꽃 눈물로 덮어도
이룰 수 없어 허기진 슬픔
구질구질
서랍속 먹다남은 사탕으로 굳기전에
이쯤에서 접기로 합니다.


사랑한다
너 때문에 살고 싶다
힘주어 써내려간 그 어디쯤에서
연필심 뚜욱 분질러지기전에


저무는 저녁날
그리워서 다시 그리워서
바람을 열어 
눈물 한방울 뚜옥
시간위에 떨어지기전에
여기서 접기로 합니다.


그리하여 어느날 사랑이여
자꾸만 지킬 수 없는 약속
그리다가 그리다가
가슴의 그리움 포인트만 수북히 짙어
나, 외로이 죽기전에


가슴에 감긴 실타래가 너무 아파서
생명줄에 매달린 그리움이 너무 슬퍼서
더 아프기전에
더 슬프기전에
한모금의 쓰라린 단물로 동행하고 
이쯤에서 접기로 합니다.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좋은글/따뜻한글

목록 전체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