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일용할 양식만 주시렵니까

2011. 12. 19. 오전 11:3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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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소리신부님 주보에서 - 대림4주일


정말 일용할 양식만 주시렵니까

 

  최대 번성기를 누렸던 대로마제국의 말기에 로마 시에 거주하는 인구는 약 120만명이었다고 한다. 그중 극빈자인 국가 부양자가 40만명이었고, 노예가 40만명이나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자립하고 사는 시민이 40만 명 정도였는데 그 자립한 시민들 가운데 귀족, 고급 관리, 원로원 계층의 상류층이 3천 명 안팎이었다고 한다.

 상류층의 음식 문화는 그 사치가 극에 달했다고 한다. 저녁식사는 오후 네 시부터 자정까지 계속되었고, 배가 부르면 새 깃털을 목에 넣어 토해 내고 또 먹었다고 한다. 여덟 시간의 저녁 식사 시간 중에 의복은 열 번쯤 갈아입고, 식사 도중에는 첩들이 부채질을 해주었으며, 어린 소년 노예가 나뭇가지로 파리를 쫒고 여자가 안마사가 사지를 주물렀다고 한다. 그리고 또 다른 노예들은 변기를 들고 대소변을 기다렸다고 하니 기가 찰 일이다.

 로마의 풍자시인 마르티알리스(Martialis, Marcus Valerius)는 “그들

의 한 끼 식사비용이 노예 한명을 사는 몸값과 맞먹었다“라고 서술했으니 더더욱 기가 막힐 일이다. 당시 노예 한명을 사는 몸값이 지금 돈으로 20만원 정도였다는데 식탁에 오르는 음식 중 최고의 음식이 숭어였고, 숭어 한 마리 값이 20만 원가량 되었다. 이 숭어 한 마리를 먹는 게 부와 명예의 상징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대로마제국은 식탁에서 망했다고 하지 않는가.

   동서고금을 통해 가장 값비싼 구두의 소유자는 양귀비였다고 한다. 양귀비가 사망한 후 그녀가 신던 신발 한 짝을 들고 당나귀 전국을 돌며 구경시키고 받은 돈이 쌀 100만 석이었다니 그 역시 기가 막힐 일이다.

 가장 구두를 많이 소유했던 사람은 필리핀의 독재와 부정 축재자였던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부인 이멜다였다. 무려 구두가 3천 켤레나 되었다니 그 역시 기가 막힌 얘기가 아닐 수 없다.

 이에 반해 노벨 평화상을 받은 미국의 전직 대통령 지미 카터의 부인은 남편의 대통령 취임식 날 파티에 입고 나온 의상과 신발이 6년전 남편의 주지사 취임식 날 입은 것이라 하여 화제가 되었다. 같은 영부인이지만 비교가 되는 대목이다.   


정말 일용할 양식만 주시렵니까(2)

  우리나라에 전해 오는 이야기 중에 ‘앉은뱅이 효자’라는 이야기가 있다. 주인공의 아버지는 임종 때 자신이 살아온 법도를 지키도록 엄명했다. 그래서 아들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아버지가 덮고 자던 작은 이불을 그냥 덮고 잤다. 잘 때마다 이불 밖으로 다리가 나오자 아들은 평생을 불편하였지만 불편한 그대로 무릎을 구부려 자다가 그만 앉은뱅이가 되었다는 이야기다.

  과소비란 말은 이제 우리에게 자연스레 스며든 단어 같다. 대(代)로 물려주고 받는 게 별로 없는 것 같다. 이사 갈 때마다 이불장, 옷장, 장식장을 바꾸고, 가전제품과 그릇을 새로 사고, 쓸 만한 구두도 고쳐 신지 않아 웬만한 집에는 식구 수에 몇 배가 되는 신발들이 가득한 것 같다.

 연소득이 1,800만원 미만의 세대주가 60-70%가 넘는다는데 열 마리에 백만 원을 호가하는 굴비가 식탁에 오르고 금가루 뿌린 도시락 한 그릇이 이백만 원이 넘고, 이를 먹는 호화 계층이 있다니 이는 기네스북에 오를 만한 얘기가 아닌가.

  대로마제국과 양귀비, 그리고 이멜다와 과소비와 낭비라는 단어에 잘못 젖어 있는 우리들도 다음 가르침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부자가 되고자 애쓰는 사람은 유혹에 빠지고 올가미에 걸리고 어리석 

고도 온갖 욕심에 사로잡혀서 파멸의 구렁텅이에 떨어지게 됩니다.”(1디모 6.9) “우리는 아무것도 세상에 가지고 온 것이 없으며, 아무것도 가지고 갈 수 없습니다. 먹을 것과 입을 것이 있으면 그것으로 만족하십시오”(1디모 6.7-8).

 그리고 우리가 입버릇처럼 바치고 있는 기도가 진실인지, 그야말로 입버릇인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라는 기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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