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지중지했던 스카프 이야기
하루는 긴 것 같은데, 한 달은 짧게 느껴집니다. 월초에 한숨 돌리고 나면 금방 월말이고, 연초에 친지들과 신년 인사를 나눈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한 해의 절반 이상이 훌쩍 지나버렸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시간의 덧없음과 소중함을 동시에 절감하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에게 들은 이야기가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어떤 남편이 사별한 부인의 물건들을 정리하다가 실크 스카프를 발견하였는데, 그것은 부부가 뉴욕여행을 할 때 유명매장에서 구입했던 것입니다. 아주 비싸고 아름다운 물건이라 부인은 애지중지하며 차마 쓰지 못하고, 특별한 날을 위하여 아껴 두었습니다. 그렇게 소중하게 여기던 스카프를 그 부인은 결국 한 번도 목에 둘러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것이지요. 그 스카프를 발견한 남편의 마음이 얼마나 안타까웠을까요.
그는 친구에게“절대로소중한 것을 아껴 두었다가 특별한 날에 쓰려고 하지마네가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특별한 날이야 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은 친구의 삶에도 변화가 왔습니다.
가끔 복잡한 일상의 일을 뒤로 한 채 음악을 틀어 놓고 소설책을 읽으며 자신만의 시간을 갖는가 하면,느닷없이 부인을 불러내어 외식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남편의 변화에 공감을 한부인도 장식장에 넣어 두었던 아름다운 찻잔을 식탁 위에 올려놓고 편하게 쓰기 시작하였습니다.
저도 아내에게“우리도 이제 이렇게 살자.”라고 말한 뒤, 생각해 보았습니다.
내게도 특별한 날에 쓰려고 아껴 두었던 소중한 물건은 없는지, 또는 특별한 날에 하려고 미뤄 둔 소중한 일은 없는지 말입니다.
그러고 보니그다지 소중한 물건은 없는 것 같은데,미루고 있던 소중한일들은 하나둘씩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하느님께 간절한 기도를 드릴 때마다 하느님의 사랑에 깊이 감사할 때마다, 뭔가 하느님께서 보시기에 좋은 일을 하겠다고 한 소중한 약속들이 있었는데, 그 일들은 자꾸 미루고 있었습니다.
하느님께 기도를 드리고 신앙생활을 하는 것은 세상과 미래를 주관 하시는 하느님께서 계시고 그 하느님을 언젠가 직접 뵙게 되리라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날이 언제일지는 알 수 없지만 하느님께 드린 약속을 자꾸만 뒤로 미루고 있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세월은 점점 빨리 지나가고 있는데 말입니다.
마음이 좀 급해졌습니다.
“너희는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찾아라.”(마태 6,33)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도 생각납니다. 그래서 생각과 행동을 바꾸기로 결심했습니다.
가장 아끼던찻잔을 장식장에서꺼내어 늘 사용하는 식탁위에 그냥 올려놓고 쓰듯이 미뤄 두었던 하느님과의 가장 소중한 약속을 일상의 책상위에 제일 먼저 올려놓는 것으로 말입니다. 한번 뒤를 돌아보는.....
옪긴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