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할 때 내 마음은

2010. 4. 11. 오후 1:5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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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도할 때 내 마음은

      기도할 때 내 마음은 바다로 갑니다

      파도에 씻긴 흰 모래밭의 조개껍질처럼 닳고 닳았어도
      늘 새롭기만 한 감사와 찬미의 말을 한꺼번에 쏟아 넣으면
      저 수평선 끝에서 빙그레 웃으시는 나의 하느님

      기도할 때 내 마음은 하늘이 됩니다

      슬픔과 뉘우침의 말들은 비가 되고
      기쁨과 사랑의 말들은 흰 눈으로 쌓입니다

      때로는 번개와 우박으로 잠깐 스쳐가는 그리움
      때로는 구름이나 노을로 잠깐 스쳐가는 환희로

      조용히 빛나는 내 기도의 하늘
      이 하늘 위에 뜨는 해 .달 . 별 . 믿음 . 소망 . 사랑 .

      기도할 때 내마음은 숲으로 갑니다

      소나무처럼 푸르게
      대나무처럼 곧게 한 그루 정직한 나무로 내가 서는 숲

      때로는 붉게 철쭉꽃의 뜨거운 언어를
      때로는 하얀 도라지꽃의 청순한 언어를 피워 내며

      한 송이 꽃으로 내가 서는 숲

      사계절 내내 절망을 모르는 내 기도의 숲에 서면
      초록의 웃음 속에 항상 살아 계신 나의 하느님


      이해인 수녀님 /서시        옮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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