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환채는 향기를 내뿜고 우리 문간에는 온갖 맛깔스러운 과일들이 있는데 햇것도 있고 묵은 것도 있어요. 나의 연인이여 이 모두 내가 당신을 위하여 간직해 온 것이랍니다.
아가 7.14
주님
사랑이예요.
이 세상이 날마다 이토록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은 주님께서 저희들을 끊임없이 사랑하시기에 저희는 화려하고 향기나는 이 자연의 선물을 아무 노력도 없이 거져 받고 있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교만하기만한 저는 가끔씩 이 사실을 잊고 삽니다.
티끌만한 크기의 고통이나 외로움에도 금방 주님을 저버리고 불안과 초조라는 악의 손을 잡아버리니 말입니다. 이런 나약한 믿음의 마음을 가지고 어떻게 사랑의 사람이 될 수 있을지요!
주님
이제 제가 관점을 바꾸어 살려고 합니다.
사랑의 사람이 되려면 먼저 제 가슴에 하느님의 보편적인 사랑을 깊이 물들여 제 사랑으로 만들어야 함을 느낍니다.
아침 출근길에 두 가지 일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버스에서 어느 여성분께서 흔들리는 차 때문에 제 발을 밟았습니다. 그 분께서는 미안해서 거듭 사과를 하시는데 제가 그랬죠.
"괜찮습니다. 잘못 없으십니다. 차가 밟았지요.^^"
우리는 서로 빙그레 웃었습니다.
두 번째는 전철 안에서 유난히 피곤해 지쳐 흔들거리며 주무시는 여성분이 계셨습니다.
너무 안쓰러워서 제가 이렇게 말했죠.
"제 어깨에 기대서 주무세요. 내리실 곳 알려 주시면 깨워드릴게요." 알고보니 그분께서는 저와 같은 곳에서 내리시는 분이셨어요. 그 분은 다행이 내리실 때까지 편히 단잠을 청할 수가 있었습니다.
주님
이 모든 마음과 용기가 주님께서 함께 하시지 않으셨다면 생각도 못할 일들임을 압니다.
작은 일이나마 이 모든 것들 주님께 영광 올립니다.
주님
이제 글도 남을 배려하고 생각하는
글을 쓰려합니다. 주님께서 올 해 내 주신 과제를 충실히 실천하려면 저의 관점을 저의 성화에서 이웃의 마음을 헤아리고 함께하는 곳으로 맞추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 형제 내 이웃을 생각하고 그들의 아픔을 돌보고 그들을 위해 기도하는 삶이 주님께서 제게 주신 과제를 조금이라도 해 나가는 일이라 여기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저는 주님께서 주시는 사랑의 에너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함을 느낍니다.
늘 주님께 기도하고 함께하면서 주님의 마음을 제가 읽을 수만 있다면 저는 황홀경에 빠지는 영광을 입을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저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 모두를 알고 계시는 주님이시기에 저는 주님이 참 좋습니다.
어느 누가 저를 이토록 완벽하게 알 수가 있겠습니까? 또한 저의 신체 구석구석을 모두 알고 계시는 주님이시기에 저는 그런 주님께 저를 의탁드립니다. 어느 점쟁이가, 어느 의사가 저의 모든 것들을 주님처럼 왁벽하게 알 수 있겠습니까? 전능하신 주님만이 저를 온전히 구원하실 수 있는 분이심을 믿습니다.
주님
저는 아직 합환채는 준비하지 못 했습니다.
아직 저의 몸과 마음이 주님께 합당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하루하루 주님께서 지어 놓으신 신부의 드레스에 맞는 사람이 되도록 저를 다듬고 만들어 가는 삶 살겠습니다. 제가 세상의 더러움을 씻어내고 주님께서 기뻐하시는 삶을 살 때, 주님께서 지어 놓으신 신부의 드레스를 입고 합환채의 향기를 뿌리겠습니다. 주님 저의 묵은 것들과 새로운 것들에게 모두 축복을 내려주시어 주님의 사랑이 제 안에 기리 머물러 제가 사랑을 실천하며 살 수 있게 하여 주세요.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