又辭
(우사:추신)
또 말씀드릴 것이 있습니다. 죽은 사람 앞에 술과 음식을 차려 놓는 것은 천주교에서 금하는 일입니다. 살아 있을 동안에도 영혼은 술과 밥을 받아먹을 수 없는데 하물며 죽은 뒤에 영혼이 어찌하겠습니까? 먹고 마시는 것은 육신의 입에 공급하는 것이요, 진리와 덕행은 영혼의 양식입니다.
死人跟前 薦爵酒食 天主敎之所禁也 生前靈魂 不能芻享於盃飯 况死後靈魂乎 飮食 肉口之供 道德
(사인근전 천작주식 천주교지소금야 생전영혼 불능추향어배반 황사후영혼호 음식 육구지공 도덕
靈魂之粮
영혼지양)
아무리 효성이 지극한 사람이라도 맛있는 것이라고 해서 부모님이 주무시고 계실 때 부모님 앞에 차려드릴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잠자고 있는 동안에는 먹고 마시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잠시 잠들었을 때에도 이러한데 하물며 영원히 잠들어 버렸을 때는 어떠하겠습니까? 그러므로 벼와 수수와 기장과 피와 향기로운 과실로 된 제사 음식을 차려 놓는 것은 헛되거나 잘못된 일입니다. 자식 된 도리로 어찌 허위와 가식의 예로써 이미 죽은 부모를 섬기겠습니까?
雖至孝之子 以甘旨之味 不能供父母寢寐之前者 寢寐 非飮食之時也 寢寐亦然 况大寐乎
(수지효지자 이감지지미 불능공부모침매지전자 침매 비음식지시야 침매역연 황대매호
稻粱麥稷芬苾之果 非虛則假 爲人子者 以虛假之禮 豈事已亡之親乎
도량맥직분필지과 비허즉가 위인자자 이허가지예 개사이망지친호)
소위 사대부 집안의 신주라고 하는 것도 천주교에서 금하는 것입니다. 신주라는 것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혈육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고 또 낳아서 길러준 부모의 노고와도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아버지와 어머니라 부르는 것이 얼마나 중대한 일입니까?
所謂士大夫木主 亦天主敎之所禁也 旣無氣脉骨血之相連 又無生養劬勞之相關矣 父母之稱 何等重大
(소위사대부목주 역천주교지소금야 기무기맥골혈지상연 우무생양구로지상관의 부모지칭 하등중대)
그런데 목수가 만들어서 분을 칠하고 먹을 찍은 신주를 보고 참된 아버지요 어머니라 부를 수 있겠습니까? 그것을 뒷받침 할 근거도 없을 뿐만 아니라 양심 또한 허락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차라리 양반에게 죄를 짓더라도 성교회에 죄를 짓고 싶지는 않습니다.
以工匠之所制造 粉墨之所粧點 因謂之眞父眞母乎 正理無據 良心不允 寕得罪於士大夫
(이공장지소제조 분묵지소장점 인위지진부진모호 정리무거 양심불윤 녕득죄어사대부
不願得罪於天主敎
불원득죄어천주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