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망초의 음악편지

2009. 12. 11. 오후 1:23:55

글자
 
1296호(2009.12.11)

 



 
 
 
 
 
* <아버지의 마음> -김현승-
 
  

바쁜 사람들도

굳센 사람들도

바람과 같던 사람들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어린 것들을 위하여

난로에 불을 피우고

그네에 작은 못을 박는 아버지가 된다.
 
 
 
저녁 바람에 문을 닫고

낙엽을 줍는 아버지가 된다.
 
 
 
세상이 시끄러우면

줄에 앉은 참새의 마음으로

아버지는 어린 것들의 앞날을 생각한다.

어린 것들은 아버지의 나라다. 아버지의 동포(同胞)다.
 
 
 
아버지의 눈에는 눈물이 보이지 않으나

아버지가 마시는 술에는 항상

보이지 않는 눈물이 절반이다.

아버지는 가장 외로운 사람이다.

아버지는 비록 영웅(英雄)이 될 수도 있지만...
 
 
 
폭탄을 만드는 사람도

감옥을 지키던 사람도

술가게의 문을 닫는 사람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아버지의 때는 항상 씻김을 받는다.

어린 것들이 간직한 그 깨끗한 피로...
 
 
 
 
 
 
 
 
* <하느님이 엄마를 만드실 때 >- 에르마 밤벡 -
 
 
하느님은 여섯째날 ‘엄마’를 만드셨는데,

밤이 다가도록 일을 끝내지 못해서 야근을 하고 계셨다.
 
그러자 천사가 나타나서 말했다.
 
 
 

“하느님, 지금 이거 만드시느라 너무 신경을 많이 쓰시는 거 아녜요?”
 
 
 

그러자 하느님은 말씀하셨다.
 
 
 
“ 이 주문서에 적힌 세부 사항들을 읽어 보았느냐?

물로 씻을 수 있어야 하지만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서는 안되고,

움직임이 가능한 관절 같은 것을 180개 정도 갖고 있어야 하는데

모두 움직인 다음에는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어야 하고,

블랙 커피와 식구들이 남긴 음식만 먹고도 생활 할 수 있어야 하고,

앉아서 아이들을 안아줄 수 있는 허벅지를 갖고 있어야 하고,

가족 중 한 사람이 다리가 부러졌을 때는 물론,
 
사랑에 실패해서 낙심할 때도

그것을 고치고 치유해 줄 수 있는 키스를 해줘야 하고,
 
손도 열 두 개 있어야 한대.”
 
 
 

이 말에 천사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손이 열 두 개나요? 그건 말도 안돼요!”
 
 
 

“문제는 손만이 아니야. 눈도 여섯 개 있어야 한대.”
 
 
 

“그게 엄마의 표준 모델인가요?”
 
 
 

“그래. 두 개는 아이들에게 너희들 거기서 뭐하고 있니? 물을 때

닫혀진 방문 안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눈,

두개는 머리 뒤에 달려 있어서 봐서는 안되지만
 
그래도 반드시 알아야만 하는 것을 볼 수 있는 눈,

나머지 두 개는 여기 앞에 달려 있어서,
 
아이가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했을 때도

‘엄마는 너를 이해하고 사랑해’라고 말하며
 
그 아이를 바라보는 눈이래.”
 
 
 

“하느님, 오늘은 그만하고 내일하세요.”
 
 
 
천사는 하느님의 소맷자락을 끌어당겼다.
 
 
 

“안돼. 이제 거의 다 만들었어.
 
조금만 더 만들면 나 닮은 사람을 하나 더 완성할 수 있어.”
 
 
 

천사는 엄마가 될 여자에게 다가가 자세히 들여다 보더니 한숨을 쉬었다.
 
 
 

“너무 약하게 생겼잖아요.”
 
 
 

“아냐, 강인해!”
 
 
 
하느님은 흥분해서 소리쳤다.
 
 
 

“이 엄마라는 사람이 어떤 일을 할 수 있고

얼마나 많은 것을 견딜 수 있는지 알면 넌 아마 깜짝 놀랄 걸?”
 
 
 

“생각도 할 수 있나요?”
 
 
 

“물론이지. 논리적인 추론도 할 수 있고 타협도 할 수 있어.”
 
 
 

천사는 몸을 숙여 그 여자의 뺨위로 손가락을 굴려 보았다.
 
 
 

“앗! 뭔가 새고 있어요! 보세요. 물이 흐르잖아요!

제가 이 안에 너무 많은 것을 집어넣지 말라고 말씀드렸잖아요. 이제 어떡해요?”
 
 
 

“그건 물이 아니라 눈물이라는 거야.”
 
 
 

“그게 뭐에요?”
 
 
 

“기쁘거나 슬플 때, 낙심하거나 고통스러울때, 외롭거나 자신감이 넘칠 때 흐르는 거란다”
 
 
 
 
 
 
 
 
 

* <감 자니?>
 
 
  당근이 감을 보고 항상 못생겼다고 놀려댔다. 
 
그래서 만날때마다
 
감자의 우둘투둘한 모습을 빗대서
 
감에게  "감자! 감자!"하면서 놀렸다.  
 
감은 그 소리가 너무 싫었고 당근을 만나기조차 싫어했다.   
 
그러던 어느날 감이 교통사고를 당해서 병원에 입원했다.  
 
평소 감을 놀려대던 당근이 자기가 놀려댄것 때문에 그런거아닐까  하고
 
양심에 찔려서 병문안을 갔다. 
 
병원문을 열고 들어가니 감이 침대에 누워있었는데
 
감은 당근하고 말도  하기싫어서 자는척했다. 
 
그때 당근이 감에게 다가가서 조용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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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  자니?"
 
 
 
 
 
 
 
 
 
 
 

"세계와 나의 어머니를
 
저울질한다면

세계 쪽이
 
훨씬 가벼울 것이다(랑구랄)."
 
 
 
 
 
 
 
 
 
 

요즈음 계속 날씨가 꾸무리하네요.

간밤엔 비가 온 듯 젖어있고요.

기온이 내려갔으면

비가 눈이 되었을텐데요.

여기까지 적다가 바깥을 보니

구름 사이로 파란 하늘이 제법 눈에 띄네요.

좋은 주말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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