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편지-물망초

2009. 2. 16. 오전 9:37:31

글자
1219호(2009.02.13)


  
* <봄비> -변영로-

나즉하고 그윽하게 부르는 소리 있어

나아가 보니, 아, 나아가 보니

졸음 잔뜩 실은 듯한 젖빛 구름만이

무척이나 가쁜 듯이, 한없이 게으르게

푸른 하늘 위를 거닌다.

아, 잃은 것 없이 서운한 나의 마음!
 
 
 
 
나즉하고 그윽하게 부르는 소리 있어

나아가 보니, 아, 나아가 보니

아렴풋이 나는 지난날의 회상같이

떨리는 뵈지 않는 꽃의 입김만이

그의 향기로운 자랑 앞에 자지러지노라!

아, 찔림 없이 아픈 나의 가슴!
 
 
 
 
나즉하고 그윽하게 부르는 소리 있어

나아가 보니, 아, 나아가 보니

이제는 젖빛 구름도 꽃의 입김도 자취 없고

다만 비둘기 발목만 붉히는 은실 같은 봄비만이

소리도 없이 근심같이 나리누나!

아, 안 올 사람 기다리는 나의 마음!
 
 
 
 
 
 
 
 
 
*  <노인과 소년>
 
 
 

 노인과 소년이 어두컴컴한 골목길을 걷고 있었다.

소년은 고개를 젖히고 골목길만큼이나 기다란
 
하늘을 바라보다가 노인에게 말했다.
 
 
 
"별들이 왜 날 따라오죠?"
 
 
 
 

노인이 대답했다.
 
 
 
 

"네가 좋아서겠지."
 
 
 

"별들이 왜 날 좋아하죠?"
 
 
 

"네가 별들을 좋아하니까 그렇겠지."
 
 
 

"그럼, 내가 별들을 싫어하면 별들도 나를 싫어하나요?"
 
 
 
노인은 잠시 말 없이 걷다가 소년에게 말했다.
 
 
 
 

"얘야, 네가 아무리 별들을 싫어하더라도
 
별들은 그냥 반짝일 뿐이란다.

만약에 별들이 너를 싫어하는 것처럼 느껴졌다면,
 
그건 네 마음일뿐이지.

네가 별들을 행복한 마음으로 바라본다면
 
별들은 행복하게 보일 것이고,
 
네가 별들을 슬픈 눈으로

바라본다면 별들도 슬퍼보일거야."
 
 
 
소년은 모래위에 무엇인가 그리고 있었다.

곁에서 보고 있던 노인이 소년에게 물었다.
 
 
 
"무얼 그리고 있지?"
 
 
 

"나무를 그렸어요."
 
 
 
 

노인은 소년의 그림을 잠시 들여다 보다가
 
소년에게 말했다.
 
 
 
 

"애야, 네가 그린것은 완전한 나무라고 할 수는 없구나."
 
 
 

"어째서죠?"
 
 
 
 

"이건 나무의 반이지.
 
뿌리가 없는 나무를 어찌 나무라고 할 수 있니?"
 
 
 
"뿌리는 보이질 않는걸요."
 
 
 
 

"눈에 보이는 것은 언제나 반쪽뿐,
 
나머지 반쪽을 볼 수 없다면 아무것도 이해할 수가 없단다."
 
 
 
"나머지 반쪽은 어떻게 볼 수가 있지요?"
 
 
  
 

"배워야지. 스스로 배워야지.
 
반쪽만으론 아무것도 이해할 수가 없단다."
 
 
 
 

"이해란 무엇이죠?"
 
 
 
 

"사랑의 시작이지."
 
 
 
 

"사랑이란 무엇이죠?"
 
 
 
 

"둘이 아니란 뜻이지."
 
 
 
 

"둘이 아니란 무슨 뜻이죠?"
 
 
 
 

"하나란 뜻이지."
 
 
 
 

"하나란 무슨 뜻이죠?"
 
 
 
 

"전체란 뜻이지."
 
 
 
 

"전체란 무슨 뜻이죠?"
 
 
 
 

"그건.......,그건......... 이를테면,
 
더 이상 묻지 않게 되는 것.
 
더이상 대답할 필요도 없는 것이란다."
 
 
 
 
 
 
 
 
 
 
* <취객>
 
  
 

술 취한 사람이 명동에서 택시를 불러 세우고는
 
 “명동으로 갑시다!”라고 했다.

“여기가 바로 명동인데요”라고 택시기사가 말했다.

취객은 만원을 운전사에게 건네주면서 말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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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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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좋아요. 하지만 다음번엔 이렇게 빨리 운전하면 안돼요.”
 
 
 
 
 
 
 
 
 
 
 
"다른 사람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울타리를 치면
 
자기도
 
그 안에 갇히게 된다."
 
 
 
 
 
 
어제 밤에 광안리에서 운동을 했는데
 
안개가 낀 듯 광안대교 주위가 뿌옇더니
 
밤새 봄비가 내렸는 모양이네요. 
 
이왕이면 좀더 흠뻑 왔더랬으면...
 
 
 
 
 
 
♬ 그대는 봄비를 좋아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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