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 십자가
어떤 사람이, 자기가 지고 가는 십자가가 너무나 무겁고, 다른 사람들이 지고 가는 십자
가보다 더 큰 것 같아서 하느님께 투덜거리며 이렇게 말했다. "하느님, 어떻게 저에게만 이
렇게 무거운 십자가를 지게 하십니까?" 그 말을 듣고 하느님께서는 "그래? 그렇다면 네 십
자가를 바꾸어 주마."하셨다.
그러고는 그에게 맘에 드는 다른 십자가를 고르라고 했다. 그 사람은 크고 작은 십자가
가 쌓여 있는 창고에서 가장 가볍고 편해 보이는 십자가를 찾기 시작했다. 좀 가벼워 보여
들어보면 그것도 무겁고, 작다 싶어 들어봐도 그것 역시 불편하고 무겁기는 마찬가지였다.
들어보고 내려놓고, 들어보고 내려놓고 하며 하루 종일 걸려 이거다 싶은 십자가를 하나 골
랐다. 그리고 하느님께 들고 갔다.
"하느님, 드디어 골랐습니다. 가벼운 십자가로 바꿀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러
자 하느님이 그에게 말하였다. "자세히 보아라. 그 십자가는 본시 네가 졌던 그 십자가란
다."
* 그렇다. 내 십자가보다 남의 십자가가 편하고 가벼워 보인다 하더라도, 나에게 가장 알맞고 편안한 십자가는 지금 내가 지고 있는 십자가이다. 우리는 십자가를 피해갈 수는 없지만 십자가를 선택할 수는 있다. 십자가를 선택한다는 것은 인내하면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인내하면서 받아들일 수 있을 때 우리는 십자가 안에서 쉴 수 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인내할 수 있을 만큼의 십자가만을 허락하신다고 하지 않는가. 나에게 주어진 십자가를 충실히 지고 갈 때, 우리는 인생의 맛도, 삶의 질적 성장도, 예수님처럼 부활의 기쁨도 맛볼 수 있으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