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은 돌멩이한테 눈 한번 주는 일이 없었다. 그냥 무심히 지나칠 뿐, 소년이 어쩌다 머무는 것은 꽃나무 앞이었다. 돌멩이는 저도 꽃이 되게 해 달라고 하느님께 간절히, 간절히 빌었다. 비로소 하느님의 응답이 있었다.
"꽃이 되면 아픔이 있게 되는데 그래도 꽃이 되겠느냐?" "네."
"꽃이 되어 봐야 한해살이밖에 되지 않는데 그래도 좋겠느냐?" "네."
돌멩이는 앉은 자리에서 풀꽃이 되었다. 드디어 소년의 눈길이 꽃이 된 돌멩이한테 주어졌다. 간혹, 그때부터였다. 꽃이 된 돌멩이한테 가슴앓이가 시작된 것은, 어찌나 심한지 머리까지도 하얘져 버렸다. 옆에 있던 돌멩이가 말했다.
"무엇 하러 꽃이 되어서 그 꼴이 되니? 사랑 받지 못하더라도 우리처럼 이렇게 아프지 않은 돌멩이가 낫지."
꽃이 된 돌멩이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비록 아프고 한 해밖에 살지 못한다 하더라도 사랑을 나누었다는 것이 중요해."
그러자 하늘로부터 들려 오는 소리가 있었다.
"너의 갸륵한 마음을 길이 전하기 위하여 이 세상 끝나는 날까지 네 손은 번성하게 되리라."
바람이 민들레꽃 씨앗들을 둥둥 실어 날랐다. -정채봉 글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