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권의 복음서

2004. 11. 4. 오후 9:47:54

글자
 


 

 

✛  네 권의 복음서  ✛



  신약성서의 첫 네 권은 저마다 예수님의 생애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살펴보았듯이 각 복음서는 저자, 편집 연대, 청중, 시대적 요구에 따라 조금씩 다른 어조와 특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교회는 일찍부터 네 복음서를 ‘사람(마태오)’,‘사자(마르코)’,‘소(루가)’,‘독수리(요한)’등의 상징으로 나타냈습니다. 이 상징들은 성서를 처음 읽는 독자들이 각 복음서의 특성과 주제를 기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사람 - 마태오 복음서

  마태오복음 저자와 마태오복음서의 상징은‘사람’입니다. 이 사람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느님의 구원과 토라를 가르치는 ‘이스라엘의 스승’입니다. 이미 보았듯이 마태오복음서는 예수님의 존재를 구약의 성취로 보았고 그분의 가르침을 새로운 율법으로, 예수를 새로운 모세로 제시했습니다.

  마태오복음은 80년경 그리스도 공동체에서 편집되었습니다. 마태오 공동체는 그 구성원 대부분이 유다교 출신 그리스도인이었습니다. 그 때문에 마태오복음 저자가 속한 공동체는 그리스도의 제자직과 유다교의 전통적 가르침을 어떻게 조화시킬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 빠졌습니다. 마태오복음 저자는 청중의 고민에 이렇게 답합니다. “예수님은 새로운 모세이시며, 그분의 가르침은 새로운 율법이다.”


사자 - 마르코 복음서

  네 복음서 중에 가장 먼저 편집된 마르코복음서의 상징은 ‘사자’입니다. 마르코복음서는 마태오복음서와 같은 족보도 없고, 루가복음서와 같은 예수탄생 이야기도 없이 곧장 세례자 요한의 선포로 시작합니다. 또한 마르코복음서는 네 복음서 중에 가장 분량이 적으며, 또 그만큼 내용 전개도 빠릅니다. 바로 이러한 모습이 포효하는 사자, 광야를 내달리는 사자의 모습을 연상하게 합니다.

  마르코복음서의 청중은 65년경 그리스도인에 대한 박해가 한창이던 로마에 사는 신앙인들이었습니다. 따라서 마르코복음서는 청중들의 긴박함 상황에 위로와 답을 주기 위해 섬세한 편집 과정 없이 급하게 씌어졌습니다. 그래서 복음 저자는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을 향해 나아가는 예수님의 활동에만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그분도 박해받으셨고, 죽으셨다. 그러나 그분은 끝까지 하느님께 충실했고 결국 부활하셨다.” 이는 박해받는 우리를 위한 기쁘고 기쁜 소식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소 - 루가 복음서

  가난한 이들, 병자들, 여성들, 잃었던 아들에 대한 루가복음서의 애정을 기억한다면 루가복음서의 상징이 왜‘소’인지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소’는 사람을 대신하여 무거운 짐을 짊어지는 존재이며, 마지막에 가서는 인간 죄의 짐을 대신 지고 희생제물이 되는(레위 4,3-21;시편69, 31) 존재입니다.

  루가복음서는 85년경에 이방인 독자들을 위해 씌어진 책입니다. 아기 예수님을 안은 시므온은 “그 구원은 이방인들에게는 주의 길을 밝히는 빛이 되고 주의 백성 이스라엘에게는 영광이 됩니다”(2, 32)라고 외칩니다. 이렇듯 루가복음 저자는 누구나 차별없이 비추시는 하느님 구원의 빛을 증언합니다.“예수님은 가난한 자들을 억압과 속박에서 해방시키기 위해 오셨다! 그분의 사랑 앞에 일체의 편견이 허물어질 것이며, 잃어버린 자들도 그분의 구원을 누리게 되리라”는 것이 이 복음서의 주제입니다.


독수리 - 요한 복음서

  요한복음서의 장대한 서문을 기억하는 독자라면 요한복음서의 상징이‘독수리’라는 것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요한복음 저자에게 시간은‘한 처음’(1,1), 곧 시간 그 자체가 있기도 전부터 시작해서 시간의 종말(6,35-39;11,24;12,48)까지를 포괄하는 광대한 규모의 시간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공중으로 높이 날아올라 세상을 조망하는 독수리의 눈을 연상하게 됩니다.

  95년경에 씌어진 요한복음서는 앞선 세 복음서보다 심화된 그리스도론을 보여줍니다. 요한복음 저자는 1장 1절부터 “예수는 하느님이시다!” 라고 선포합니다. “모든 것이 그분을 통하여 생겨났고, 그분에게서 생명을 얻었으니 인간의 구원 또한‘부활이요 생명’이신 그분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그러니‘착한 목자’이신 그분 곁에 머물러 영원한 생명을 얻어라.”


  이상 네 가지 상징을 통해 우리는 네 복음서의 특성을 간략하게 보았습니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네 복음서가 같은 주님, 같은 진리를 증언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것은“예수는 그리스도이시다.”,“예수는 인간을 위해 죽으시고 부활하셨다.”는 그리스도교 신앙 명제입니다.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