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의미와 전례

2004. 10. 6. 오전 9:2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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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의 의미와 전례
669 호
발행일 : 2002-03-31

그리스도인 신앙의 핵심, 구원역사의 절정
예수부활대축일은 한마디로 하느님의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뒤 사흘 만에 부활함으로써 인간을 죄와 죽음에서 구원하시고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도록 하신 것을 기뻐하고 경축하는 날이다. ‘그리스도께서 죽은 자들 가운데서 일으켜지셨으니 그리스도안에서 모든 이가 살아나게 될 것’(1고린 15,20-22 참조)이기 때문이다. 부활대축일을 맞아 ‘부활’의??의미와 부활시기 전례에 대해 알아본다. <편집자>

▨부활의 의미

사전적 의미의 ‘부활(復活)’은 유한한 어떤 존재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는 ‘재생(再生)’을 뜻한다. 즉, 다시 살아났지만 또 다시 죽을 수 밖에 없는 유한한 생명으로 복귀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예수의 부활은 단순한 재생이나 복귀가 아니다. 그는 결코 다시 죽지 않는 완전히 새로운 생명, 영원한 존재로 살아난 것이다.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그래서 교회는 부활에 대해 역사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사실이 아니라 오직 믿음만으로 도달할 수 있는 ‘신비’라고 가르친다.

그렇다고 해서 예수 부활이 역사적 신빙성이 전혀 없는 지어낸 이야기에 불과하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성서 곳곳에서 발견되는 부활에 대한 제자들의 굳은 신앙이 이를 증명한다.

세상을 구원해 줄 위대한 스승으로 믿었던 예수가 사형수를 죽이는 형틀 ‘십자가’에 못 박혀 죽자 제자들은 제 목숨 구하기 위해 뿔뿔이 흩어졌다. 그러나 그들은 부활한 예수를 눈으로 목격하는 놀라운 체험을 한 후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고 예수 부활을 증언하며 교회 공동체를 형성하기 시작했다. 이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다.

나아가 교회는 예수 부활이 2000여년 전에 일어난 단 일회적인 사건이 아니라고 가르친다. 예수는 지금도 부활해 현존하고 있고,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은 부활한 예수를 만나는 체험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오늘날 부활한 예수는 그 옛날 제자들에게 나타난 것과는 다른 방식으로 자신을 드러내신다.

첫째, 그리스도인들은 자신의 신앙 공동체와 가정 안에서 부활 예수를 만날 수 있다. 예수는 분명히 ‘둘이나 셋이 내 이름으로 모여 있는 거기 그들 가운데 나도 있다’(마태 18,20)고 말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에게 부활한 예수를 볼 수 있는 ‘신앙의 눈’이 있어야 한다. 부활한 예수는 언제나 우리와 함께 있지만 ‘눈을 떠야’ 볼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빵을 같이 나누고서 눈이 열려 부활한 예수를 알아본 엠마오로 가던 제자들(루가 24, 13-35) 이야기에서 알 수 있듯이 예수는 성서 말씀과 성찬 전례 안에 언제나 현존한다. 성서를 읽으며 ‘마음이 뜨거워지는 감동’을 느꼈다면, 또 성체를 모시면서 ‘우리를 위해 목숨 바친 예수의 사랑’을 느꼈다면 그 안에 살아있는 예수를 체험한 것이다.

셋째, 우리는 보잘것없고 가난한 이들에게 가진 바를 나눌 때 예수를 만날 수 있다(마태 25,31-46). 자신의 몸과 피를 내놓은 예수를 본받아 우리도 이웃을 위해 사랑을 실천할 때 내 안에 살아계신 예수를 만날 수 있고, 또 사랑을 받는 이웃도 우리를 보고 예수를 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늘날 우리가 부활을 기념하는 것은 단순히 2000년 전에 일어났던 사건을 되새기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자리에서 우리와 함께 살아계시는 ‘부활 예수’를 만나기 위한 것이다.

이번 부활대축일에는 복음을 통해 우리에게 다정히 말하는 ‘말씀이신 예수’를 만나보면 어떨까. 또 성사를 통해 특히 성체성사를 통해 당신의 살과 피를 내어주시는 ‘생명의 양식인 예수’를 모시고, 우리 주위에 있는 ‘가난하고 굶주린 모습으로 오신 예수’를 만나 그들과 함께 먹고 마시는 사랑을 실천해보면 어떨까.

▨부활시기 전례

부활은 그리스도인 신앙의 핵심이자 구원 역사의 절정이다. 그래서 교회는 예수 부활을 성대히 기념하기 위해 성 토요일 부활성야부터 성령강림대축일까지 50일간을 부활시기로 지낸다.

이 시기의 전례적 특징은 한마디로 ‘기쁨과 찬미’다. 따라서 사제는 전례 중에서 기쁨을 상징하는 백색 제의를 입고, 사순시기에 부르지 않았던 알렐루야와 대영광송을 다시 부른다. 또 교회는 매 미사마다 부활 초를 켜 놓고 예수 부활을 경축하며, 매일 부활삼종 기도를 바치도록 권고한다.

부활 성야 전례의 핵심은 ‘빛의 예식’. 성당 입구나 적당한 곳에서 불을 축성한 후 부활초에 불을 옮겨 밝히고 성당으로 행렬하는 빛의 예식은 예수 그리스도가 죽음을 이기고 세상에 새 생명을 가져왔음을 상징한다. 사제는 이 때 부활 초에 그리스 문자의 첫 글자인 알파(A)와 마지막 글자인 오메가(Ω)를 새기는데, 이는 ‘시작이요 끝이신 예수 그리스도가 오늘도 내일도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뜻이다. 또 부활 초에 꽂는 다섯 개의 향은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십자가 위에서 받은 다섯 상처(양손과 발, 가슴)를 상징한다.

교회는 또 부활의 기쁨을 극대화하기 위해 부활시기 첫 8일간을 대축일로 정해 축제처럼 지낸다. 그래서 초대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이 기간에 모두 일손을 놓고 매일 미사에 참례하기도 했다. 또 부활 때 세례를 받은 새 영세자들은 모든 죄를 씻고 새롭게 태어났다는 은총의 표시로 이 기간 중에 흰옷을 입기도 했다.

교회는 또 부활시기 중에 주님 승천 대축일을 지내는데 이는 세상의 심판자와 구원자로 세말에 다시 오실 예수를 기억하는 동시에 예수가 승천 후 하느님의 오른편에 앉아 계시면서 언제나 인간 공동체 안에 현존하고 있음을 기념하는 날이다.


박주병 기자   jbedmond@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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