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는 올 때 잡아야 하는 거

2012. 1. 11. 오전 8:2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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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운의 여신은 뒷머리가 대머리래요...

문경준(jeunerhino)      2012-01-10 오후 8:03:58         자유게시판 183798

기회는 올 때 잡아야 하는 거라는군요.

원 제목은 ''의성 화타''였고요, 새 제목은 이 글에 딸린 댓글 대화 중에서 따왔습니다...


이 글에 보니 나도 비굴 모드로 나오더군요. 역시 기회가 기회로 보이기 보다는 위험으로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그래서 블루 오션이 신기루가 되도록 지켜만 보고 있나 보지요.


오래 쉬어서 그런지 이것 저것 자꾸 퍼 나르고만 싶군요. 이젠 짐을 싸고 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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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연의에 보면 의성(醫聖) 화타가 두 영웅과 만나는 장면이 나옵니다. 군신(軍神) 관우와 난세의 영웅 조조...
 
관우가 성을 공격하다가 팔에 독화살을 맞고 위독한 상태에 빠지자 용하기로 소문난 화타를 모셔옵니다. 화타는 관우의 상처를 살펴보고 이렇게 말하지요.
 
"장군님이 맞은 화살에는 독이 묻어 있어 그냥 약으로는 치료가 되지 않습니다. 살을 가르고 뼈를 드러내게 한 다음 뼈를 쪼개서 그 속의 독을 긁어내야 살 수가 있습니다."
 
당시의 의학 수준으로는 이런 ''외과 수술''이 생소하기도 하려니와 한다고 해도 무척 위험했겠지요.
 
그러나 관우는 두말 없이 내맡기고 의성 화타의 도움을 받아 상처가 치유됩니다.
 
그 사이에 나오는 소설 속의 감동적인 장면들 - 고통이 극심할테니 두 팔을 기둥에 묶고 마취약을 바른 후에 고치자는 화타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부하 장수 마량과 술 몇 잔을 들이키며 태연히 바둑을 두었다는-은 나중에 관우 장군님을 고향인 중국 땅 보다도 우리나라에서 뭇 무당들이 모시는 최고의 ''귀신''으로 만드는 데에 부족함이 없을 겁니다.
 
 
그런 화타가 이번에는 조조를 만납니다.
 
조조는 평소 심한 편두통을 앓고 있어 밤마다 두통으로 잠을 자지 못했다지요(어떤 의사는 편두통이 아니라 뇌종양이었을 거라고도 하던데 어쨌거나 저쨌거나...).
 
외과 전문의인 화타은 이번에도 조조에게 똑같은 처방을 내립니다.
 
"장군의 두통을 치료하려면, 우선 두피를 갈라 두개골을 드러낸 후에 그 두개골을 쪼개서 뇌 속에 들어있는 죽은 피를 닦아내야 합니다. 물론 이것 말고는 다른 치료법이 없습니다."
 
허걱! 내 두개골을 쪼개서 뇌를 청소한다고?
 
의심 많은 조조의 반응이 어땠을까는 굳이 물어볼 필요가 없겠지요.
 
이미 조조는 한참 전에 진궁과 함께 도망하는 길에 자신을 위해 저녁을 준비하던 여백사의 가족을 무참히 도륙하고는 이러 말을 남겼지요.
"차라리 내가 세상 사람들을 저버릴지언정, 세상 사람들로 하여금 나를 저버리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寧我負人 無人負我)."
 
자신을 암살하려고 적이 보낸 간첩이라고 의심한 조조는 화타가 의성이고 자시고 간에 감옥에 가두었다가 나중에 죽여버립니다. 물론 ''편두통''이 나았을 리도 없겠고 그 탓으로 조조는 그 이후 계속 두통으로 시달렸다는 얘기가 삼국지연의 에 몇 번 나옵니다(제 기억에...).
 
 
똑같은 의성 화타가 나타나도 그를 바라보는 사람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지나 봅니다.
 
만약, 내 앞에 화타가 나타나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여러분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실 것 같은가요?
믿고 맏길 수 있을까요, 과연?
 
으음... 그래도 이 글을 쓰긴 썼으니
 
적당히 타협해 보겠습니다.
 
화타가 내 앞에 나타났을 때... 내 팔뚝에 독화살이 박혔다면 그냥 팔을 내주고,
내 머리에 편두통이 생겼다면 그냥 화타를 돌려 보내겠습니다.
 
팔뚝이야 어찌 어찌 마취약 듬뿍 뿌리고 고치면 될 테고, 최악의 경우야 팔 하나 버리면 되겠지만,
글쎄요. 선택 한번 잘못해서 하나 뿐인 머리통을 두고 다닐 수 없지 않을까요? 
 
이런 게 우리네 마음인가 봅니다. ^^;;;(비굴 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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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타의 조상뻘 또는 왕선배뻘 되는 신의(神醫) 편작(編鵲)에게도 똑같은 상황이 있었답니다. 이 얘기는 새로 적어드리기 보다는 그냥 남이 써 놓은 걸 베끼는 게 낫겠다 싶습니다. 
 
하여튼 까불면 다칩니다.
 
 
 

 

扁鵲見蔡桓公 [韓非]

 

 

편작견채환공   한비

 


扁鵲見蔡桓公,立有間,扁鵲曰:「君有疾在腠理,不治將恐深。」

편작견채환공,립유간,편작왈:「군유질재주리,불치장공심。


桓侯曰:「寡人無疾。」扁鵲出,桓侯曰:「醫之好治不病以為功!」

환후왈:「과인무질。」편작출,환후왈:「의지호치불병이위공!」


居十日,扁鵲復見,曰:「君之病在肌膚,不治將益深。」桓侯不應。扁鵲出,桓侯又不悅。

거십일,편작부견,왈:「군지병재기부,불치장익심。」환후불응。편작출,환후우불열


居十日,扁鵲復見,曰:「君之病在腸胃,不治將益深。」

거십일,편작부견,왈:「군지병재장위,불치장익심。」


桓侯又不應。扁鵲出,桓侯又不悅。居十日,扁鵲望桓侯而還走。

환후우불응。편작출,환후우불열。거십일,편작망환후이환주


桓侯故使人問之,扁鵲曰:「疾在腠理,湯熨之所及也;在肌膚,針石之所及也;在腸胃,

환후고사인문지,편작왈:「질재주리,탕위지소급야;재기부,침석지소급야;재장위


火齊之所及也;在骨髓,司命之所屬,無奈何也。

화제지소급야;재골수,사명지소속,무내하야


今在骨髓,臣是以無請也。」

금재골수,신시이무청야


居五日,桓侯體痛,使人索扁鵲,已逃秦矣。

거오일,환후체통,사인색편작,이도진의


桓侯遂死。

환후수사


편작(扁鵲)은 제나라 환후(桓侯)를 알현하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왕께서는 병이 나셨는데, 그 병은 피부에 있습니다. 지금 치료하시지 않으면 심해질 것입니다."

이에 환후는 병이 없다면서 치료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편작은 그의 고집을 보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떠나 버리자, 환후는 좌우의 사람들에게 말했다.

"의원이란 자들은 병이 없는 사람들에게 병이 있다고 하면서, 자기들의 재주를 자랑한단 말이야."

열흘 후, 편작은 다시 환후를 알현하고 그에게 말했다.

"병이 살 속까지 퍼졌으니 서둘러 치료하지 않으시면 심각해지실 것입니다."

편작이 물러간 뒤 환후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 뒤 다시 열흘이 지나자, 편작이 다시 환후를 알현하고 말했다.

"병이 이미 위(胃)와 장(腸) 사이에 이르렀습니다만, 지금 치료하지 않으면 위험하게 될 것입니다."

환후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으며 여전히 그를 무시하며 화를 냈다.

다시 열흘이 지나자 편작은 환공을 찾아왔으나 멀리서 바라보기만 하더니, 곧 달아나 버렸다.

환후는 편작이 달아나 버린 이유가 궁금하여, 사람을 보내 그 이유를 묻자 편작은 이렇게 대답했다.

"왕의 병이 이미 골수에 이르러, 더 이상 치료할 방법도 없고, 치료하시라는 말을 할 수도 없어서 달아났습니다." 

그 날로부터 닷새 후, 환후는 온몸에 고통을 느끼기 시작하였다.

환후는 부랴부랴 사람을 보내 편작을 찾았으나, 그는 이미 제나라를 떠나 진(秦)나라에 와 있었다.

환후는 마침내 병으로 죽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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