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지진, 北 5차 핵실험의 50배 강도"

2016. 9. 13. 오전 8:49:06

글자
경주 지진, 北 5차 핵실험의 50배 강도"


어제저녁 경북 경주에서 규모 5.8의 역대 최강 지진이 발생했죠.
여진은 지금까지 150차례나 이어지고 있는데요.
이번 지진이 북한이 실시한 5차 핵실험의 폭발력보다 무려 50배나 강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권민석 기자!

먼저 어제 발생한 지진의 강도부터 살펴보죠.
경주 지진이 북한의 5차 핵실험을 초월하는 가공할 수준이었다고요?

기자
지난 9일 북한이 함경북도 풍계리에서 진행한 5차 핵실험으로 인공지진이 발생했는데요.
당시 규모는 5.0으로 추정됐습니다.
어제저녁 경주에서 연달아 일어난 지진은 규모가 각각 5.1과 5.8이었습니다.
인위적으로 진동이 생기는 인공지진에 비해 자연지진은 파괴력이 훨씬 큽니다.

또 지진 규모가 1이 증가할 때마다 에너지 크기는 32배 커집니다.
북한의 5차 핵실험으로 인한 규모 5.0의 인공지진 강도는 TNT 폭탄 만 톤이 한꺼번에 폭발한 수준인데요.

경주 지진의 경우 규모 5.1의 자연지진은 TNT 폭탄 4만5천 톤이 터지는 강도이고,
역대 최강으로 기록된 규모 5.8의 지진은 무려 TNT 폭탄 50만 톤이 한방에 폭발하는 위력입니다.
그러니까, 어제 경주 지진이 북한 5차 핵실험보다 50배나 강했던 겁니다.

북한의 5차 핵실험으로 인한 진동이 제한적이었던 데 반해,
경주 지진을 중국 상하이와 일본 후쿠오카 등에서도 감지했던 건 이 때문입니다.

앵커
이번 지진으로 인한 피해 상황도 설명해주시죠.

기자
지진으로 전국에서 6명이 다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국민안전처는 지진 발생 지점인 경주에서 3명이 다쳤다고 밝혔는데요.
60대 남성이 낙석에 맞아 발등이 골절됐고, 80대 노파는 집안 TV가 떨어져 부상했습니다.
이 밖에 대구에서 2명, 전남 순천에서 1명이 다쳤는데, 모두 생명엔 지장이 없는 상태입니다.
자정 기준으로 물적 피해는 전국에서 102건이 접수됐습니다.

경주와 부산을 비롯한 각지의 건물 벽에 금이 갔고, 아파트 천장 내장재가 떨어지거나 수도관이 파열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습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경주 불국사 대웅전의 기왓장도 소량 파손됐고, 첨성대 최상단부가 심하게 흔들렸지만
기상청은 새벽 4시 기준으로 규모 2.0에서 5.0 사이 여진이 모두 150여 차례 측정됐다고 밝혔습니다.
여진은 아침까지 계속될 수 있어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사회부에서 YTN 권민석입니다.      
"지진 피해..100여 명 사망"..1,243년 前 한국
‘천년 고도’ 경주는 역사가 긴 만큼 많은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기원전 57년, 이(李)·정(鄭)·손(孫)·최(崔)·배(裵)·설(薛)의 성씨(姓氏)를 가진 6부의 촌장이 알천 언덕에 모여 박혁거세를 왕으로 추대한 뒤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지진 이야기입니다. 지난 12일 경주 지진 소식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것 역시 바로 삼국사기의 지진 기사였습니다.
 
三國史記九卷 新羅本紀 惠恭王
十五年, 春三月, 京都地震. 壞民屋, 死者百餘人, 太白入月, 設百座法會

삼국사기9권 신라본기 혜공왕
십오년, 봄 3월, 서울에 지진이 발생해 민가가 무너지고 백여 명이 숨졌다.
금성이 달 속으로 들어갔다. 백좌 법회를 열었다.

 
전성기 신라의 가구수는 17만 호로 인구는 약 90만 명에 달했다고 합니다. 대도시였다고는 하나 지금처럼 고층 빌딩이 없는데도 지진으로 100명 넘게 목숨을 잃었다는 걸 보면 지진 규모가 얼마나 컸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피해 규모 등으로 미뤄 볼 때 당시 진도가 6.0 이상이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 고려시대, ‘지진 114차례’
 
이기화 전 서울대 교수가 쓴 '한국의 지진'이라는 논문에 따르면 삼국시대부터 통일신라시대(서기 2년∼935년)까지 발생한 지진은 모두 102회로 각 왕조 수도이며 인구가 밀집한 경주, 평양, 부여, 공주 등에서 주로 관측됐다고 합니다.
 
고려 시대에는 어떨까요? 제가 편년체 사서인 고려사절요에 나온 지진 관련 기사를 세어 본 바로는 모두 114차례의 지진이 있었습니다. 지금처럼 정밀한 지진 관측기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던 만큼 관측된 지진 모두 사람이 직접 느낄 수 있는 강도, 즉 규모 3.0 이상의 지진이었다고 봐야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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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인 기사 내용을 살펴 볼까요? 고려 현종 3년인 1012년 3월과 12월, 이듬해 2월 등 불과 1년 사이에 경주에서 3차례나 지진이 난 걸로 돼 있습니다. 13년 뒤인 1025년 4월에는 영남도(嶺南道) 10현(縣)에서 지진이 발생했고 적혀 있는데, 이 때 역시 경주가 10현에 포함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 의견입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고려 정종 원년, 1035년 9월에는 지진이 경주를 비롯한 19개 현을 덮쳤다고 기록돼 있습니다. 그 이듬해인 정종 2년, 즉 1036년 6월에도 "무진일에 경성(京城)과 동경(東京)·상주(尙州)·광주(廣州) 등 관내 고을에 지진이 나 집들이 많이 무너졌다"고 고려사절요는 적고 있습니다.
 
● 석가탑도 지진 피해
 
이 지진이 있고 2년 뒤인 1038년에 석가탑 2차 중수가 있었습니다. 무구정광탑(无垢淨光塔) 혹은 불국사 서탑(西塔)이라고 부른 석가탑은 1036년 지진 때 일부 손상을 입은 걸로 보입니다. 중수 관련 문건이 '지동'(地動) 즉 지진(地震)을 중수 원인으로 지목하기 때문입니다. 문화재 역시 지진을 피해가지 못한 겁니다.
 
이처럼 경주지역에 지진이 잦은 이유는 토함산을 포함한 경주-울산에 걸쳐 있는 '울산단층'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활성단층' 지대에 속한 탓입니다. 지질역사학적으로 보면 대체로 200년 단위로 이 일대에서 지진활동이 주기적으로 반복하고 있다고 합니다.
 
앞서 말씀 드렸던 이기화 전 서울대 교수가 삼국사기와 고려사, 고려사절요, 조선왕조실록 등 사서와 1905년 이후 지진 기록을 분석한 논문에 따르면, 전체적으로 삼국시대 이후 지금까지 역사에 기록되거나 지진 관측으로 보고된 한반도 지진 발생 횟수는 무려 2천600여 회에 달합니다. 역사적으로 봤을 때 우리 나라가 지진에서 안전한 지역은 아닌 셈입니다.   

남승모 기자smna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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